한국이 중국의 영토를 강제로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중국의 경제영토를 차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바로 FTA가 그 수단이다. 한국정부가 지난 5월2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 개시를 선언한 데 이어 이달 3~5일 중국 정부와 2차 협상을 가졌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FTA를 체결해 발효된 상황이므로 아시아에서 FTA를 통한 시장 개방 측면에서 가장 앞선 나라다. 아시아에서 뿐 아니라 세계의 FTA 허브국가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시장에 대한 한국의 수출 규모는 EUㆍ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합한 것보다도 크다. 더구나 중국과 한국의 수직적 국제분업 구조를 고려할 때 한중 FTA가 초래할 경제적 파급 효과는 기존의 한ㆍEU FTA나 한미 FTA와는 그 규모와 성격에 있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중 FTA를 통해 철폐되는 중국의 평균관세율은 9.7%, 한국의 가중평균관세율은 4.5%에 달해 EU나 미국에 비해 시장확보 효과가 훨씬 크다. 또한 한중 FTA를 통해 통신 등 서비스 부문에서의 시장접근 기회를 확보하고 각종 비관세장벽 완화가 이뤄진다면 중국 시장에서의 전략적 우위 확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체결한 FTA 협상 추진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축적한 만큼 한중 FTA 협상도 무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