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의 이름과 신상을 공개한 것은 가부장제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상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6일 “정상적 가정의 모습을 부각시켜 한 가정을 먹여 살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습체제 군주로서 북한 주민의 생활 향상을 이끌어 가는 모습은 정통성 강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통치 스타일을 참고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번에는 ‘아버지 수령’의 이미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처럼 아버지상을 강화하는 것은 북한이 경제 개혁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과도 통한다”며 “북한의 현안인 ‘인민생활 향상’ 구호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군주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경제 활성화 조치를 내놓고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외자 유치 등에 나설 것”이라며 “김경희와 장성택이 후견인 역할을 굳건히 하면서 군부보다 당 중심 체제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설주 공개가 김정은이 자주 언급하는 세계화의 한 사례라는 시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설주는 서구적 의미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 주재 외교사절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전형적인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개혁·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한 조치가 10월까지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이 새로운 경제관련 조치를 내놔도 근본적 개혁·개방과는 거리가 있는 ‘개선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서고 싶어도 여전히 선군(先軍)을 기치로 내건 상황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군사분야에 치중한 선군 경제를 재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부의 반발까지 김정은이 해결할수 없다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도 북한경제난의 근본원인이 수령경제체제에 있는 만큼 김정은이 수령경제를 포기할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3대세습의 기득권에 기대고 있는 김정은이 3대독재세습을 가능케해준 수령경제를 포기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김정은의 개혁개방 쇼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시키고 미국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어 어떻게든 대북지원을 받아보려는 사기행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