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변고가 생겼다는 소식에 구체적으로는 김정은이 암살됐다는 소문에 지난 주말 또 한번 한바탕 난리가 났다. 그 진원지는 바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였다. 사연인즉슨 김정은이 10일 새벽 2시45분 베이징에 있는 북한대사관 숙소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암살됐다는 글이 같은 날 시나 웨이보에 뜬 것이다. 이 글은 “괴한들은 경호원들에 의해 사살됐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유심히 읽어보면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금방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SNS의 전파력은 대단했다. 웨이보와 트위터를 통해 이 뉴스는 금방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가짜 BBC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유럽 등으로 전파되기에 이르렀고 BBC 측은 관련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를 보면 상황이 정리가 된다. 즉 북한대사관 주변에서 일하는 한 남성이 “북한대사관에 빠르게 차가 늘고 있다. 현재 30대가량 있다.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리자 이것이 김정은 암살설로 확대 재생산됐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 지도부는 북한을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이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소동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북한처럼 문제가 많은 나라에 중국은 왜 공을 들이고 있나”라며 못마땅해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보당국이 “한반도에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확인한 것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잠재우는 역할을 했다. 북한대사관에 차량이 많이 몰려들었던 것은 김정일 70회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루머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4일에는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설이, 27일에는 김정은이 체포됐다는 설이 각각 웨이보에 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터져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이것은 최근 김정남이 북한과 김정은체제에 대해 대놓고 비방하고 있는 것과 결코 무관한 것 같지가 않다는 느낌이다. 중국이 김정은체제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그 대안으로 김정남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중국과 북한의 권부 깊숙한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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