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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베리 유학생(이경운) 4년의 시간.. 이제 편히 묻힐수 있을까?
2004.05.07, 23:37:06   무적천사 추천수 : 0  |  조회수 : 1762

"4년째 냉동실의 경운이, 이제 그는 편히 묻힐 수 있을까?'
묻혀져 가는 인권 문제, 그래서 묻힐 없는 유학생 이경운


2000년 9월 29일 영국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유학생 이경운 군(17세),
그로부터 4년이 되가는 지금 그의 시신은
여전히 영국 켄터베리 병원 영안실 냉동시체실안에 보관 된 채
진상 규명을 위한 아버님의 힘겨운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영국 경찰이 제시한 이경운군의 시신사진 6장 모두
조작, 합성되었다는 사실이 법의 사진 감정인에 의해 판독됨에 따라
이경운 군의 사건은 영국내 인종차별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영국 켄터베리 경찰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 9월 29일 3시 45분경 보행 중이던 이경운 군은
대형 통학버스의 앞뒤 바퀴에 역과(RUN OVER)되어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진술되어 있다.
하지만 사건 서류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  특히 시신  사진의 조작 및 합성,
사건 현장과 증언들의 불일치 등 수많은 의문점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유가족에게 이경운 군의 시신을 열달동안 이유없이 보여주지 않았고
2차 부검 당시 유가족 입회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고집한 점이다.
사고 당시, 경찰은 이 군이 소지한 한국여권으로 두 시간만에 신원을 확인했지만,
스페인에 있는 유가족에게는 3일 동안 이를 알리지 않았다.
또한 시신을 강제 매장하겠다는 병원측의 공문에 유가족이 강력히 2차부검을 요구하자
지난 2001년 4월 10일 유가족측과 변호사 동반으로 공개 2차 부검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검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법의관수하 검시관이 부검의사와 상의하며
유가족을 계속 감시하였고,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경찰 2명이 유가족의 입회와
기자의 촬영을 저지함으로써 유가족측은 다시 의혹에 싸인 2차부검을 포기하게 되었다.

둘째, 영국 경찰이 유가족을 데리고 간 교통사고 현장이 허위 장소였다는 의혹이다.
경찰측의 사건 현장 인도와 상황설명이 계속 미뤄지자 10월 5일 유가족은 주위를 탐문해
사건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전혀 사고 표시나 차량 타이어 자국 등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후 경찰과 동행한 사건 현장에는 전에 없던 사고표시가 페인트로
그려져 있었으며 이는 켄터베리 경찰이나 교통사고감식반의 보고서에도 나와있지 않다.

셋째, 시신 부검서, 병원기록서, 엠브런스 기재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의관의 발급서류와 부검의의 부검서류가 공문양식이 아닌 비정상적인 서류인데다
서명 및 장의사의 서류상 사망일자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건 발생 10개월 후, SBS기자와 함께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시신을 보면
병원기록에 있는 앞가슴과 엉덩이 부분의 타이어 자국은 확인할 수 없고
병원기재내용과는 다른 반대편의 팔과 다리가 골절되어 있었다.
또한 깊게 새겨진 얼굴의 급소 2군데에 대한 상처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교통사고 일차부검시 전혀 시행하지 않는 간조직 검사를 실시했다는 점이며
아직까지 이에 대한 해명은 받지 못하고 있어  
장기밀매를 위한 조직적인 공모는 아닌지 의혹을 사고 있다.

다섯째, 조회 결과 사고 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교통사고 차량에 대한 차적서류에 모델, 엔진 넘버, 배기량 등
기본적인 사항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차량 등록일자가 차량제조일자와 상충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미적차량이거나 도난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측에서는 사고차량은 미보험 가입차량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조사된 적도 없고,
해당 버스회사의 사장은 사고차량의 운전사를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고 있다.

여섯째, 장의사 실에서 직접 촬영했다는 이군의 시신사진 6장이 조작, 합성되었다는 점이다.
영국 KENT주 경찰에 의해 2000년 10월 12일 장의사 실에서 촬영한
이군의 시신사진이 담긴 공문서가 유가족에게 제시된바 있다.
하지만 사건 담당 변호사와 함께 막대한 경비와 시간을 들여 법의 사진 감정사에게
정밀, 감정 의뢰한 결과, 해당 사진 6장 모두가 조작, 합성되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이외에도 사인 규명회 당시, 증인으로 참석한 미성년자의 증언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점,
특히 교통감식반의 증인이 잘 기억나지 않아 사건내역을 구성할 수 없다고 증언한 점,
법의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사건당당 부검의사가 법정을 통보없이 떠난 점,
사건발생 6개월 후, 당시의 사건담당 경찰서장이 특별한 사유없이 사임한 점,
단순교통사고사라는 이군의 사인에 대해 법정에서 이의 제기했던 법의관의 사임 등
이런 점들을 비춰보면 이경운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더 큰 조직의 다른 사유에 의해 조작, 은폐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제 이경운 사건은 한 유학생 개인의 차원을 넘어
영국 내 소수민족의 인권유린 차원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국정부가 이번 이경운군 사망사건이
제 2의 스테판 로렌스사건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위해
어떤 불합리한 조치를 취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Stephan Lawrence 사건이란?
흑인 스테판로렌스를 무참히 살해한 다섯명의 백인청년이 무죄석방을 받게 된 사건으로
이로 인해 영국에서의 ‘제도적 인종차별’, 즉 개인차원을 넘어 관공서 등에서
소수 민족에 대한 행정절차를 행할시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결국 영국 국회에서 내무부장관을 통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당시 영국 경찰 수뇌부(서열 1위부터 11위까지) 모두가 옷을 벗게 된 사건이다.

특히 그동안 사건진상 규명 과정 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영국의 인종차별적인 입장과
외교관계를 위해 적당한 선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대사관측의 입장을 본다면
이경운 사건은 조작 은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스테판 로렌스 사건보다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한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만민은 법앞에 평등하며 어떠한 차별에 대해서도 법의 균등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인종과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는 행동은 국가간의 평화관계에도 저해될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누려야 할 자유와 평등을 포기하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제도적 인종차별에 맞서 고독한 투쟁을 하고 있는 이영호씨,
"아들 경운이의 사인을 밝혀 관련자들을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물고,
하루 빨리 경운이의 장례식을 치러 주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다시는 이런 일이 또다시 우리에게 발생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겠다.

4년의 시간…. 이제 경운이는 편히 묻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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