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금품공세를 펼쳤다는 기사를 게재한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이 2일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반박 서한을 실었다.
이 신문은 ’편집장에게 보내는 편지’ 난에서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으로 추규호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서한을 실어 문제의 기사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소개했다.
앞서 지난 29일 더 타임스는 “수백만 달러와 피아노로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직에 오를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원조를 약속하고 페루에 그랜드피아노를 선물하는 등 금품공세식 선거운동으로 사무총장직을 사려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에 대해 추 대변인은 서한에서 “한국 정부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후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이미 2005년 4월에 개도국 공적개발원조(ODA)를 오는 2009년까지 국민총소득의 0.1%까지 증액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추 대변인은 기사에서 언급된 특정 국가에 대한 원조 프로그램은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수 년 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고,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그리스 방문도 수년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 출마건과 상관없음을 해명했다. 추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올해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앞서 주영한국대사관의 조윤제 대사는 타임스 신문의 보도 직후인 29일 오후 더 타임스 신문사를 직접 방문해 로버트 톰슨 편집국장과 기사를 쓴 리처드 비스턴 외교 담당 부장을 만나 “기사과 사실과 다르다”고 조목조목 해명했으며, 추 대변인의 반박 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측 해명을 경청한 더 타임스 간부진은 반박 서한을 실어주기로 약속했다고 대사관측은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반 장관이 선두주자로 나서는 것을 견제하는 다른 후보측의 반대 캠페인을 통해 나온 기사로 보고 있다”며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타임스측에 전달했고, 타임스 간부진도 우리 해명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주영 한국대사관측은 지난 29일 3차 투표에서 나온 기권표가 영국의 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4차 투표에서 영국 정부가 반 장관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과거 유엔 사무총장 선거와 관련해 비토권을 행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사무총장 선거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해왔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말했다.
영국 외교부는 반 장관이 세 차례 투표에서 선두를 지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다른 상임이사국의 동향에 맞춰 대세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대사관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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