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의
별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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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鷄林)‘신라(新羅)’의 딴 이름 ¶
계림유사(鷄林類事).
->닭 '鷄'자는 원래 봉황 '鳳'자를 의미합니다. 봉황은 용봉(龍鳳)
제왕 문화를 뜻하는 대표적인 문화적 상징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봉의 문장이 황제의 의복이나 건축 구성 요소로 드러나 있는 것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지요. 우리 나라는 본래 용봉 문화를 주도했던 천자국(天子國)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상은 잊혀지고 다만 언어 속에 숨겨져 있는
뜻을 통해 사그라지지 않은 민족의 혼만 발견할 수 있네요. |
●근역(槿域) ‘무궁화가 많은 곳’이라는
뜻. ¶ 근화향(槿花鄕).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
->'무궁화 삼천리 금수강산', 이라는 애국가의 가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나라를 상징하는
꽃은 무궁화입니다. 그 한자어가 바로 근역이지요. 무궁화의 무궁(無窮)은 다함이 없다는 넓고도 큰 뜻입니다. 무궁무궁 피어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지요. 아마 '무궁'이라는 말 보다 더 큰 단어는 없을 것입니다. |
●동국(東國) 중국에 대하여 ‘동쪽
나라’라는 뜻. ¶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동국이라는 말에는 아쉽게도 우리 민족의 사대주의 사관이 담겨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 왜곡을
일제에 의한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상 역사가 왜곡되기 시작한 것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강하게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주체적인 역사성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중화주의 사상에 휘말려서 사대주의 역사서를 기술하고 사대주의 정치/외교를 펼쳐나갔으니까요. 동국이라는 말도 중국 중심의 방위로
보아 결정된 호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은 서글픈 심정이 드는 별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동방예의지국(東邦禮儀之國) ‘예의 바른
동쪽 나라’라는 뜻.
->동방은 위의 동국에서 기술한 대로 중국 중심의 사고관에서 파생되었지만 이 호칭에는 우리 민족의
심성을 잘 드러내주는 '예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역사상 한 번도 다른 민족을 침략해 본 적이 없는 우리 민족의 선하고 바른 심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지요. |
●배달나라 단군 신화와 관련시켜 우리나라를
이르는 말. 배달.
->우리는 스스로를 '배달 민족'이라고 하지요. 그 배달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 '달'의 뜻은
밝음과 광명을 상징합니다. '양달'의 달이라든지, 단군 왕검이 도읍을 정한 곳도 밝은 땅이라는 의미의 '아사달'이지요. 우리 민족은 바로 고조선
시절의 오랜 역사에 걸친 광명의 민족이었습니다. 고조선 시절 신교를 신앙했을 때는 광명 민족, 즉 배달 민족으로서의 본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죠. 후에 역사가 왜곡되고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그 성품이 가려졌지만 언젠가는 역사의 전면에 우리 민족의 밝은 심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좌해(左海) ‘발해의 왼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
->삼국시대 이후 우리나라는 남쪽의 신라와 북쪽의 발해의 두 나라로 분리되어 남북국 시대를
겪었습니다.(지금의 남북한 분단과 비슷하지요?) 중국의 기준으로 정한 종주국의 결정권 때문에 (통일된)신라를 일컫는 칭호로 '좌해'사용되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발해'라는 나라의 존재감입니다. 중국이 중심이 아닌 발해를 기준으로 바라보았다는 것은 발해의 광대한 영토와 웅장한 기상을
짐작하게 하는 단서입니다. 주체적인 역사관을 주장한 신채호 선생은 '발해'의 의미를 한국사에서 상당히 비중 있게 조명하였습니다. 호방한 기상과
주체성을 지녔던 발해의 기운이 이 별칭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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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震檀) ‘진(震)’은 천둥소리가 나는 동북방을,‘단(檀)’은 단군( 檀君)을 뜻하는 말. ¶
진단학회(震檀學會).
->팔괘의 괘상에서 보면 진은 아래의 효는 양효이고, 위의
두 효는 음효를 나타냅니다. 한 가족에서 보면 장남에 비유할 수 있으며, 상징물로는 번개를 뜻하지요. 그리스/로마 신화의 최고신인 제우스가 한
손에 번개를 들고 있는 것을 봐도 으뜸 되는 위치임을 확인할 수 있죠. 또한 장남이 상징하듯이 '진'이라는 뜻은 종주국을 뜻합니다. 우리나라는
원래 고조선의 시절부터 문명을 주도하던 종주국의 나라에 있었는데 우리를 '진단'이라고 불러왔던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를 '진단'이라 부르면서 우리가 과거의 종주국으로서의 위격을 회복할 날이 머지 않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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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靑丘) ‘동방의 땅’이라는 뜻. ¶ 청구영언(靑丘永言)./청구야담(靑丘野談).
->동양의 사상틀의 기본인 음양오행을 살펴보면, 오행 기운은
목화토금수의 각 기운을 상징합니다. 각각의 오행 기운은 방위와 색깔, 동물 등의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역사 시간에 고구려 고분의
사신도(四神圖)를 배우면서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북현무를 들어보신 분은 그 의미하는 바를 다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즉, 동쪽-청색-용,
서쪽-백색-호랑이, 남쪽-적색-주작, 북쪽-흑색-현무 이지요. 우리나라의 사물놀이나 한복 등도 바로 이런 오행의 색을 기본으로 하여 발생된
것입니다. 따라서 청구의 청은 동쪽의 나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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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海東) ‘발해의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 ¶ 해동가요(海東歌謠)./해동공자(
海東孔子)./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
->위에서 나온 좌해(左海)의 의미와 같이 '발해'라는
대국을 중심으로 한 별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대상을 부르는 호칭이 많을 수록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그
면목이 드러나는 군요.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에 걸쳐 많은 호칭으로 불려 왔습니다. 그
속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고 동시에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
언어라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에 민족혼과 사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요. 역사성을 갖고 사용된 언어를 통해 우리는 우리 나라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방향성을 가늠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 붉은 악마의 뜨겁던 기운으로 동했던 신바람과, 또한
효순/미선이를 추모하며 분연히 확산되었던 촛불 시위의 현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역사의 현실에 동참하면서도 그 이면에 면면히 전해오는 민족의
정체성과 우리 나라의 참 뜻을 알아가는 일에는 너무나 무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여기에 제시된 많은 별칭 중에서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마음에
드십니까? 그것은 바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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