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관광 ‘1번지’는 트라팔가 광장, 국회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버킹검 궁, 피키딜리 서커스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물론 ‘1번지’라는 공식 명칭이나 지명은 존재하지 않으나).
한국인 중 이 곳을 둘러보지 않는 여행객이나 출장객은 없을 듯하다.
이 명소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 대중교통이나 차를 이용해 돌아보기 쉽지 않다. 천천히 이곳저곳 걸어다니면 볼 것이 참으로 많다.
또한 차이나 타운은 물론 음식점이나 커피숍 혹은 쇼핑을 중간중간 활용하면 즐거움이 더욱 크다.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성 마틴 교회는 성공회Anglican 교회이며 동시에 유적지이다. 국가문화재 보존 1급 건물.
화이트홀(정부 청사 밀집 도로)에서 올려보면 마치 광장 부속교회 혹은 내셔널 갤러리(미술관)의 오른쪽 별관 정도로 ‘오해’할 정도로 정도다.
영국 대부분 교회와 마찬가지로 평소에 개방되어 있다. 누구나 편한 시간에 방문해 묵상과 예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는 없다.
방역 차원이나 교회 자체 행사 (준비) 등으로 문을 닫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이 교회를 점심시간 전후나 평소에 찾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운좋은 날은 기악이나 성악 연습을 무료로 가까이서 볼 수도 있었다.
지하 카페 Cafe in the Crypt에 내려가면 음악회 예매처와 기념품 매장도 있다. 화장실 이용도 가능.
교회 문화사업으로 탁본/동판공예 brass rubbing 교실 운영과 연주자들을 위한 음악연습실 대여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 건축가 제임스 깁스 (1682-1754)
성 마틴 교회는 네오클래식 양식으로 300년 전 제임스 깁스가 완성했다.
건축물이 너무나 멋있고 아름다워 이 예배당을 본뜨거나 약간 변형시킨 교회 건물이 수십 개 이상 미국과 캐나다에 세워졌다고 함.
깁스의 작품으로 옥스퍼드 대학교 중앙도서관 격인 석조원형Radcliffe Camera(아래 사진)와 캠브리지 대학교 졸업식장으로 사용중인 Senate House가 있다.
영국 대표 대학 2곳에 주요 건물을 디자인한 진기록 소유자이기도.
▣ 아카데미 실내악단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ASMF)
ASMF가 이 교회에서 연습과 창립연주회를 가지면서 아예 ‘길고 복잡한’ 악단 이름으로 땄다.
1959년 경 창단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는 네빌 마리너 Sir Marriner.
1969년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와 1984년 아카데미 상을 휩쓴 모차르트 일대기 영화 <아마데우스> 삽입 OST는 클라식 <명반>으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기록했다. 이 악단의 음반이 영국은 물론 셰계 각국서 불티나게 팔려 여왕으로부터 ‘영국수출 공로상’을 1993년 받기도 했다.
한국 방문 공연을 여러 번 가지기도 했다.
현재 음악감독은 꽃미남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 국제 앰네스티(사면위원회) Amnesty International 태동지
영국 변호사, 사회운동가, 정치인인 피터 베넨슨(1921-2005)이 1961년 이 교회서 묵상과 기도후 앰네스티 조직 창립을 결심했다고 알려진다.
이후 UN 총회서 이 정신을 기념해 12월 10일을 세계인권의 날로 지정했다.
이 교회에서 매년 촛불(앰네스티 로고이기도 함)을 켜고 행사를 하기도 한다.
▣ 이디스 카벨 Edith Cavell (1865-1915)
영국 간호사이며 인도주의자
초상화박물관 정문 앞 혹은 성 마틴교회 앞 도로 중앙에 꽤 높고 큰 동상이 있다.
얼마나 위대한 ‘여성’이기에 주요도로 한복판에 서 있을까?
영국 간호사이며 인도주의자 이디스 카벨은 벨기에서 간호사 양성 등 해외 근무 중 1차 세계 대전을 맞는다. 독일 점령지를 탈출한 200여 명의 연합군인을 치료하고 도왔다.
이후 독일군에 체포되어 ‘반역죄’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세계 수십 개국 이상이 독일을 비난하며 구명운동에 나섰으나 소용이 없었다.
총살집행 전날 49세 카벨은 ‘애국주의가 충분하지 않다. 나는 아무에게도 증오나 미움이 없다’ 라는 유언을 남긴다.(이 명구는 이 동상 아래에 새겨져 있다.)
카벨은 벨기에 현대 간호학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를 기념하는 여러 개의 기념물이 벨기에에 세워졌고 영화와 드라마도 제작됐다.
캐나다는 카벨의 인류애와 위대함을 인정해 재스퍼 국립공원의 가장 높은 봉우리(높이 3,363m)를 ‘Mount Edith Cavell’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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