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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영상화(디지털화)와 디지털 저작권
코리안위클리  2020/12/17, 09:21:24   
국립극장 홈 시어터© the stage

관객들과 온라인으로 만난다는 것은 공연 예술가로서 단 한번도 극장으로 불러오지 못했던 관객을 바로 내 발등 위로 초대하는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만들어진 컨텐츠를 소셜 미디어나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세상에 공개하기전에 반드시 먼저 풀어야할 첨예한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는데 바로 디지털 저작권이 그것입니다. 왜냐하면 기존 저작권의 모든 내용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이 나오기 훨씬 전에 정리된 개념이라 현실에 좀처럼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디지털 저작권은 만들어진 작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해 관객들과 나누기에 지금 가장 큰 제약이 되고 있습니다. 이점은 국내 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제작사나 예술 기관에 걸림돌이 되어 작품이 알려질 기회를 잃어가고 있고 또 아직까지 공연 예술계에 정확한 이해도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영국 문체부(DCMS)와 대표적인 저작권 관련 기관인 작가, 배우, 음악가 협회등이 모여 만들어진 공연 예술계 디지털 저작권에 대한 중요한 지점들을 조금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디지털 저작권은 시대가 변화해 가면서 예술작품이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을 통해 유통이 될 때, 또는 유통 전 단계로 CD, DVD로 만들어질 때 적용할 수 있는 저작권을 의미하며, 해당 작품의 무단 복제, 관람을 막을 수 있고 보여질 때와 장소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권리이기도 합니다. 기존 영국의 지적 재산권(UK Copyright Designs and Patents Act of 1988)외에 공연예술이 디지털화되어 유통이 될 때를 포함시켜 놓은 것으로 경우에 따라 ‘유통 저작권(Distribution Rights)’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예술가의 작업이 디지털로 녹화 또는 녹음이 된다는 것은 바로 그 시점으로부터 작품의 삶이 연장됨을 의미하는데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통이 가능해 지는 지점으로 기존 저작권법으로부터 보호 받은 것과는 전혀 다른 보호가 필요한 것이죠. 예술가로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이렇게 디지털화 된 작품이 어떤 형태로 어디에서 발표되는지, 제작사에서 유통을 하면서 상업적 거래가 일어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누가 이런 권리를 가질까?

• 디지털 저작권은 찍혀진 영상을 완성하는데 기여한 어떠한 예술가라도 그 영상속에 실질적인 등장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가집니다. (배우, 음악 연주자, 디자이너, 사운드, 안무가, 작곡가, 지휘자, 무대 감독, 작가, 연출가 등을 모두 포함)
• 제3의 예술가 작품 즉, 도서, 시, 사진, 음악 등이 완성된 영상에 사용되었다면 그들도 역시 디지털 저작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극 작품에 특정 작곡가의 음원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음원을 상업적으로 라이브 연극 무대에 사용할 목적으로 허락을 득하면 되지만 만약 이를 온라인상 스트리밍을 목적으로 영상화가 되는 것이라면 이와는 전혀 다른 별도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죠. 즉, 라이브 무대에서의 음원 사용 허락이 영상 촬영이라는 디지털화의 허락까지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음원의 레코딩은 이미 라이선스화해 다른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생각보다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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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귀로 듣는 영국 공연

현존하는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 그리고 플랫폼을 활용해 영국 공연예술에 접목함으로써 국내 더 많은 관객들에게 예술과 그 가치를 전달하고 대외적으로는 영국 예술의 세계 경쟁력 강화에 그 설립 목적을 두고 있는 스페이스 재단(The Space)이라 불리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마치 미항공 우주국(NASA)같은데요, 이 재단은 일종의 디지털 에이전시의 역할로 영국에서 만들어지는 예술 작품이 디지털 기술에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필수적인데 반해 문화 예술 분야 전반에 자금과 현장 인력이라는 두 가지 사항의 부족을 인지하게 되어 2012년 영국 예술 위원회(Arts Council England)와 BBC에서 공동으로 설립하게 된 예술 재단입니다. 지금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북아일랜드의 예술 위원회까지 확장해 영국 전역에 직접적인 예술문화 단체와 개별 예술가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들의 주요 활동에서 주의 깊게 봐야할 점이 있다면 ‘영국 공연 예술의 영상화 또는 디지털화 입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 기간에 이들이 제작지원한 작품들이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공연장이 정상운영을 하지 못하자 우리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가 앞다투어 그 대안으로 공연의 영상화를 외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국내 예술가들이나 프로듀서, 문화 기관, 또는 창조적인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조직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고 스페이스 재단의 관심에 중심이 될 수 있는데,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아래 작품이 한국 LG아트센터를 통해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디지털 소리로 공연을 감상하는 독특한 작품인 사이먼 맥버니(Simon McBurney)의 ‘The Encounter’ 입니다. 영국 공연예술의 영상화와 디지털화의 핵심 양성 기관으로 위에 소개된 스페이스 재단의 지원을 받아 세계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이 작품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아마존 지역을 탐험하다가 길을 잃고 거기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권고: 아래 내용을 더 읽기 전 일반 헤드폰(이어폰) 좌우를 맞게 착용한 후 다음 링크https://youtu.be/vKWv001zJ_Y를 접속해 1분짜리 영상을 꼭 체험해 보세요.

‘에디’라고 불리는 무대위 얼굴 모양의 디지털 마이크 © The Space
‘에디’라고 불리는 무대위 얼굴 모양의 디지털 마이크 © The Space

사이먼(극단 Complicite)은 이 작품으로 전통적인 스테레오 녹음 방식보다는 입체 음향(바이노럴 사운드, Binaural Sound) 시스템을 이용해 객석에 준비된 개별 헤드폰으로 전송하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무대에서 시각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관객의 귀를 통해서만 스토리 텔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장면들은 헤드폰을 통해 3D입체 음향으로 전환해 이야기를 듣는 관객의 상상력으로 머리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따라서 관객은 무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눈을 감고 공연을 즐기게 했는데요, 3D입체 음향은 좌석에 배치된 일반 헤드폰으로 전송 시켜 지금까지 공연 예술에서 경험하지 못한 환상을 전달 할 수 있었고, 마치 배우가 다수의 관객에게 스토리 텔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잠자리에 들기 전 부모님이 한 명의 자녀의 귀에 직접 책을 읽어주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은 영국내 초연에 라이브 접속자 수가67,000건을 올리게 되고, 에든버러 축제에 성공적으로 소개되면서 언론 및 세계 관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영국의 수많은 공연들이 온라인으로 소개(Show Must Go Online)되어지던 지난 5월말 무료 중계가 되어 한국 공연계에서도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당시 SBS 김수현 문화부 선임 기자는 자신이 지난 몇 달간 본 랜선(온라인) 공연 중 가장 몰입했던 공연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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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이 아닌 런던 거리에서 공연되는 신작 C-o-n-t-a-c-t

2020년 10월부터 화제가 되다가 잠시 락다운 기간에 중단되었으나 다시 소개되는 작품으로 공연장이 아닌 런던 거리 곳곳에서 주 54회(3개지역 각각 하루 3회, 일 9회, 54회차/주) 공연을 이어가는 오디오-비쥬얼 이머시브 장르의 공연입니다. 참고로 이머시브 장르란 객석과 경계 짓는 무대를 허물면 전통적인 극장의 개념이 약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연 속으로 빠져들면서 비로소 관객은 몰입된 상태(Immersing Audiences)가 됩니다. 이렇게 작품 속으로 직접 관객을 배치한 상태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장르를 말합니다.

Immersive outdoor theatrical experience © C-o-n-t-a-c-t
Immersive outdoor theatrical experience © C-o-n-t-a-c-t

이 작품은 공식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공연 당일 런던의 미팅 장소와 간단한 준비물을 이메일로 공지하고 물론 예약 시 본인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이용해야해서 반드시 충전되어 있어야 하며, 유무선 헤드폰(이어폰)을 가지고 공연 시작 15분 전까지 공연장이 아닌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현장에서 무대 감독의 도움으로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첫 음악 소리까지 들리면 공연 관람 준비가 완료됩니다. 음악을 즐기다 보면 갑자기 몸이 아픈 여자의 신음 같은 불편한 소리가 헤드폰에서 흘러 나오는데 관객들은 어디서 이런 소리가 나는지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다가 그 소리와 일치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배우)을 발견하면서부터 공연이 시작되는데요, 정말 스르르 연극적 상황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배우의 연기와 동선을 대충 거리를 두고 함께 걷고 그들의 대화를 헤드폰으로 들으며 관람합니다.

간간히 들리는 자동차 소리, 배우들의 동선에 따라 잠시 앉게 되는 벤치, 주변의 풍경, 나무 그림자, 바람소리, 조깅하며 지나가는 사람들 등등 모두가 연극의 그냥 소품이나 배경, 조명, 장치가 됩니다. 여주인공 사라(Sarah)가 내면의 생각과 그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그녀의 가디언 천사(라파엘, Raphael)를 만나는 설정(이후 사라를 치유하고 떠나는)인데 별안간 이들 배우가 생각으로만 나누는 대화를 관객들은 자신의 헤드폰으로 모두 엿들을 수 있다는 컨셉입니다.

두 명의 배우를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고 약 2-30여명의 사람들이 거리를 두고 따라가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게 되는데 이런 시선 또한 묘한 즐거움을 줍니다. 사실 라파엘은 이런 사람들(관객) 중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움을 더하구요, 배우들이 가이드처럼 관객을 일정한 방향으로 서서 관람하게 하는 비슷한 양식의 공연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실외 공연> + <이머시브>이라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작품으로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사라의 외로움과 우울한 심리를 피아노 음악으로 돕고있어 음향 효과 또한 기여도가 상당히 높아 헤드폰 성능이 좋은 것이라면 몰입감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특히 사라의 고립된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9개월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왔던 관객의 입장과 묘하게 중첩되어 현 시대적 상황에 적합한 화제를 제공하기도 했는데요, 런던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소개되길 기대합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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