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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훼손하지 않는 공연 제작이 가능한가?
코리안위클리  2022/03/13, 20:35:57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제작 ©ABTT
지금은 아니지만 팬데믹 전엔 사무실에서 야근하다 밤 10시가 되면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애써 한 시간을 더 일하곤 했는데요, 인근 공연장에서 수 만명의 관객들이 런던 시내 중심부의 지하철역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자차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공연장 주변에서 자동차의 매연이나 소음이 들리지 않아 다행이지만, 만약 여름철 도심에서 축제라도 있는 날이면 거리는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의기투합이라도 한 듯 온 도시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면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 깨끗해진 모습에 매번 놀라게 되지만 말이죠.
생각해 보면 굳이 세계적이라거나 그 수준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각 지역에서 우리가 하고있는 수많은 공연들과 축제에 환경까지 고려해야하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은 ‘불편’한 일입니다. 물론 환경을 이유로 투어 공연을 전혀 하지 않는 예술가들도 있어 신문에 이름이 올라가곤 하지만 관객들이 이동하며 먹고 마시는 음식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축제를 축소 하거나 해외 투어링 공연에 배우들이 환경을 생각한다고 비행기를 거절하고 헤엄을 칠수는 없는 노릇 아닐까요?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는지 공연 제작 과정에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2년을 보내고 있지만 팬데믹은 지구와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응답이라도 하듯 공연계 재활용 통합 서비스 숍(one-stop shop)이 런던에 만들어집니다. 당장 공연 예술 작품에서 무대에 올랐던 장치의 대부분과 기자재, 의상들을 보관하고, 재활용이 가능하게 될 듯 합니다. 물론 단순 재활(사)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극장들이 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해질 수 있도록 기술 훈련과 작업장 공간까지 확보해 산업계의 노력을 가중시켜갈 예정입니다. 이번 결정은 런던 시청이 의뢰하고 시어터 그린북(Theatre Green Book)에서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원자재로 공연 무대를 만들고 공연 후 폐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드라마틱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죠.

우리 모두는 기후 위기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북은 관련 분야 전문가를 필두로 보다 지속 가능하게 일하기 위한 공연계 전체의 새로운 발의안 입니다. 내용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져 있으며 지속 가능한 작품 제작, 지속 가능한 공연장 건물, 식음료 및 공연장내 서비스 운영 개선을 위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공연장과 공연산업 종사자 모두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대화의 일부가 되려면, 그 습관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그린북은 공연계가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시어터 그린북 -

업계에서는 이번 제안이 런던의 공연 예술에 혁명을 불러올 것이며, 모든 규모의 극장과 제작사, 프리랜서를 위한 제작 서비스를 결합하고, 장치와 소품 등은 반드시 재사용 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는데요, 작품을 만들어내거나 공연장 서비스를 하면서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자체 규정을 세우는 것이 주된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엔 한국(국립극단)에서도 “공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에게도 중요하게 인식해야하는 문제”로 비슷한 언급이 있었고 당시 국립 기관이 작품이 아닌 제작 과정에서 환경 보호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 매우 고무적이다는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 영국의 움직임과 결이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대 공연 디자이너들에게 일종의 ‘공연 기술 센터’가 될 이번 시설은 런던을 벗어나면 글라스고의 리셋 시너리(Reset Scenery)처럼 영국의 다른 지역에선 이미 운영중이라 새롭지 않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공연 제작이 비교적 많이 이루어지는 수도 런던에 자재를 대량으로 수용할 수 있는 창고를 확보하고 똑 같은 기능을 가진 공간이 세워지는 것은 거대 공연 산업이 친환경 운동에 동참하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언급한 타당성 조사에서 런던은 해마다 무대 제작에만 약 646억원(£40 million) 가량을 지불하고 있으며 대형 제작사에는 재사용도 하지못한 채 창고료 만으로 최대 6억이상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만약 런던에서 이를 재활용할 수만 있다면 연간 줄어드는 CO2의 양이 약 1000톤 정도라고 계산됩니다.
2017년 도시와 예술을 주제로 한 ‘시티 컨퍼런스’에 한국에도 초청된 적이 있는 저스틴 시몬스 (Justine Simons)런던 문화 부시장은 ‘16억 정도의 초기 자금, 향후 6년정도의 시 지원금으로 진행, 그 이후부턴 자생 가능한 모델’이라며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컨셉이 런던이라는 도시에 엄청난 효과를 불러올 것 같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5년전 서울을 방문해 한국과 영국의 도시, 문화, 예술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했었던 “또 하나의 움직임이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도시를 구분 짓는 요소가 됨”을 다시 한 번 역설한 것입니다.
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친환경 정책에 가장 기초가 되는 약속은 “무대 장치의 50%는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야하며, 향후 재사용을 위해 65%의 무대는 보관하는 것”으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각 부서별(예산, 기술, 의상 등) ‘중급’과 ‘상급’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앞서 이 글의 도입부에 언급한 상당히 ‘불편’해지는 부분이란 바로 공연을 제작하면서 참여하는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면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고 그것을 스스로 지키며 창작 작업을 해야하는 지점입니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잘 옮겨지지 않는 안전 수칙 같은 친환경. 진정 아무것도 훼손하지 않는 공연 예술은 가능할까요?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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