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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히 돌아온 2022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75주년 기념 프로그램
코리안위클리  2022/07/18, 22:21:11   
75주년 기념 이미지 Chrissie Ardill, Ian Henderson, Danuta Ramos, Saya Yamaguchi ©Neil Hanna

2022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 주요 팩트체크 (정리 ILOVESTAGE.com)

• 7월 7일 현재 프로그램 된 참가 작품 팀: 3,171개 공연 / 58개국
• 작품 주제: 세계 곳곳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로 이민, 난민, 인종과 정체성, 여성, 정신건강, 기후변화, 젠더, 범죄, 팬데믹, 외로움
• 장르: 연극, 무용, 서커스, 코미디, 음악, 뮤지컬, 오페라, 아동극, 전시, 이벤트 등
• 참여 미디어: 1000 개의 국내외 언론사
• 공연 시장 전문가 네트워크: 1200여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작품을 사고 파는 마켓 플레이스 오픈 -영국 문체부, 예술 위원회 지원 사업-
• 프린지 공연의 63%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고, 전체 공연장의 36%가 휠체어로 이동 관극이 가능
• 틱톡(Tic Tok)이 특별한 무대를 설치해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세계에 전송할 수 있도록 라이브 스트리밍을 지원. 로얄 마일(Royal Mile)엔 두 대의 스크린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참여 예술가들과 작품 홍보를 지원
• 특히 조니 워커(Johnnie Walker)가 축제 75주년을 기념해 공식 파트너십으로 참여. 창의적인 칵테일을 선보인다고 하니 매일 밤 공연장엔 알콜 소비로 관객들의 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아질 듯
• 스크린 프린지: 전세계 방송, 카메라 기자, 프로그래머를 위해 기록영상이나 공연 촬영을 허가해 컨텐츠화 하는 사업 (2019년 도입 배경: 알려지지 않은 재능 있는 예술가를 카메라 렌즈로 찾아내려는 의도)
• 스타 배우들 참여: 이안 맥켈런 경(Ian McKellen) 을 포함해 영국의 인기 스타 배우, 코미디언,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작품으로 프린지 곳곳에서 공연 진행,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 기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3,171작품이 축제 기간 동안 총 49,827회의 공연을 선보인다고 하니 규모 면에서 정말 2019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2년 하이브리드 방식의 축제로 움츠렸던 세계 공연 시장이 올해부터 다시 들썩이는 것은 이미 예상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관객이나 예술가들이 참아왔던 예술적 감수성이 폭발하는 올해 마침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곳곳에서 기획되고 스코틀랜드 관광공사에서도 여행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작업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높아만 가는 항공권과 숙박비는 경악할 수준입니다. 매년 반복해서 나오는 문제이지만 대관을 해서 공연을 준비하는 예술가들이 숙소를 찾을 수 없어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고 또 올해는 프린지 사무국에서 모바일로 서비스 하던 프린지 앱 런칭을 막대한 업데이트 비용을 댈 수 없어 취소하는 바람에 에든버러를 찾는 관객과 작품의 매출에 신경을 써야하는 프로듀서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네요. 팬데믹 이후 다시 돌아오는 프린지 축제는 스코틀랜드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 해명하라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예정대로 8월 5일부터 29일까지 큰 탈없이 잘 진행될지 기대와 우려가 함께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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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엔드 연극 라이프 오프 파이 (Life of Pi)


Hiran Abeysekera (Pi) in LifeOfPi © Johan Persson
Hiran Abeysekera (Pi) in LifeOfPi © Johan Persson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아서 고든 핌의 모험'에서 표류자들이 잡아먹은 선원이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인데요, 실제로 1884년 표류중에 굶주림으로 벌어진 인육 취식 사건의 피해자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후일 소설에서 일어난 사건이 실제로 그대로 일어나(이름까지 동일하게),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도덕성 문제로 꽤 유명해진 사건이죠. 웨스트 엔드 공연에도 은연중에 이를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얀 마텔(Yann Martel)의 세계를 감동시킨 베스트 셀러 원작, 색계와 와호장룡을 연출했던 아카데미상 수상 이안 감독, 관객을 압도할 효과, 가슴을 울리고 혼이 담긴 수작, “보지않고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위대한 감동 어드벤쳐 등등 <라이프오브파이> 작품을 수사하는 말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를 좀처럼 보지 않는 필자는 이런 정보없이 이를 런던 무대 공연으로 처음 만났는데요, 라이브로 연출된 인형(Puppet), 특히 리차드 파커라고 이름 지어진 거대한 벵갈 호랑이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조정술은 파커가 무대 가까이서 객석을 향할 때 털이 바짝 서는 경험을 했습니다. 장기간 출장 후 다시 돌아온 런던에서 오랜만에 접한 웨스트 엔드 연극으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압권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점점 줄어가는 국가의 지원 때문에 동물원 사업을 정리하고 가족 모두가 캐나다로 이민 가기 위해 배를 타고 미국 방향으로 가던 중 폭풍우에 배가 침몰하게 되고 어린 주인공 파이는 일가족을 모두 잃게 되면서 시작되는데요, 구사일생으로 구명보트에 탈 수 있었던 파이 그리고 다리 다친 얼룩말과 오랑우탄, 하이에나, 마지막으로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갈 호랑이가 남으면서 생존을 건 싸움으로 전개됩니다. 공연은 파이라는 소년의 일반적인 가치관과 배가 표류 되면서 보여지는 야생의 잔인함, 몽환적인 상태의 기억, 보고 듣는 내 경험이 모두 진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물음까지 다양한 해석들을 전달해 줍니다.

“무대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인형이 정말 실제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관객들이 그 인형들의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이는 연기하는 배우들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세 명의 배우가 하나의 동작(뱅갈 호랑이)을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움직일 지에 대한 서로간 약속이 없습니다. 그래서 움직임이 매일 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런 배우들 마음속에 자리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같은 감정이 무대에서 뱅갈 호랑이가 더욱더 살아있게 표현되는 원동력입니다.”  -핀 콜드웰(Finn Caldwell) 인형 제작자-

Romina Hytten (Goat) Tom Larkin (Tiger Head) by LifeOfPi2021by Johan Persson
Romina Hytten (Goat) Tom Larkin (Tiger Head) by LifeOfPi2021by Johan Persson
 
한해 런던 최고의 공연에 수여되는 올리비에(Olivier Awards 2022)에서 최고의 무대 디자인 상을 받은 핀 콜드웰은 국립극장의 대표 작품인 연극 워 호스(War Horse)의 핸즈 스피링 인형 제작사와 공동 작업을 했던 분이라 보는 내내 인형의 움직임이 워 호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던 것 같았습니다. 동물 인형의 관절, 표정, 근육의 모습 등은 해부학적으로 상당히 실물에 접근해 있어 참여했던 8명의 인형 제작팀과 거기에 생명을 부여한 배우들에겐 존경심이 절로 만들어졌는데요, 마지막 커튼콜에 인형을 벗어 던지고 무대 인사를 하는 모습(땀으로 흠뻑 젖은)에 800석 극장의 관객 대부분이 일어나 배우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기립 박수는 차원이 다른 매우 격한 감동으로 기억됩니다. 지금까지 객석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수준의 감동의 함량을 분석해 볼 수 있다면 아마도 지난 팬데믹 기간 그토록 기다렸던 관객과 예술가들의 물리적인 만남의 결과가 조금은 더해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무대적 환상은 그곳에 모여있는 800명이 동시에 빠져드는 체험을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시간대에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 환각 경험을 전달해 줍니다. <라이프오브파이>는 동물들이 등장해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잔인한 현실 세계의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해주는데요, 관객들이 좋아하는 그 한가지를 선택하게 합니다. 만약 이번 여름 가족과 함께 이 작품을 보신다면 마지막에 알려주는 해석으로 이야기를 닫지 않고 열린 결말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갖고 극장문을 나서길 기대해 보는 올 최고의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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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뮤지컬 시장?

25편이 넘는 뮤지컬로 토니(Tony)와 그래미(Grammy) 후보를 넘나든 미국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은 성공한 음악가 중 하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뮤지컬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도 틀림없는 사실인데요,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 Jekyll and Hyde>와 <보니 앤 클라이드, Bonnie and Clyde> 같은 작품들이 종종 보여지는 반면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는 좀처럼 소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999년엔 브로드웨이에서 같은 시기에 세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Jekyll and Hyde, The Scarlet Pimpernel, The Civil War) 흥행에 실패하면서 당시 약 2,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실패한 음악가로 상징되어 불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데 한국에서 <지킬>은 사랑받는 뮤지컬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2019년엔 뮤지컬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s>는 한국 뮤지컬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었죠.

뮤지컬 시장에서 타 국가 (언어)로 라이선싱되면 뮤지컬 작곡가로 유명세를 타게 되는데 와일드혼은 뉴욕과 런던의 주된 공연 시장을 뒤로하고 오히려 비 영어권 국가에서 복제되는 공연이 아닌 신작에 기용되어 비교적 큰 사이즈의 뮤지컬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에 독특한 지위를 부여 받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렇게 발표되는 작품이 뉴욕이나 런던 무대에서의 평가 없이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모습인데요, 심지어 앤드류 로이드 웨버 조차 뉴욕과 런던에서의 평가를 바탕으로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어 와일드혼의 작업은 매우 독특한 방식의 활동이라 하겠습니다. 뮤지컬 음악 작곡가로서 여전히 많은 업계 사람들이 믿고있는 “주류시장”인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실천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많은 작곡가들이 그와 같은 방식을 채택해서 유사한 성공을 할 수 있을까요? <르베카, Rebecca>, <모짜르트, Mozart> 같은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작품이 한국이나 일본에서 보이는 것처럼 아시아에서의 긴 생명력 또한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치지 않은 성공사례이기에 이같은 질문이 가능할 텐데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와일드혼이 걸어가는 그 직업의 길이 가치 있는 레슨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2022년은 암흑같은 2년의 팬데믹을 겪고 공연 산업계가 국제 무대에서 다채로운 신작을 쏟아내며 회복을 기대하는 시기입니다. 작품의 주류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나아갈지 모르지만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에만 집중되기보다 고루 안착 되길 희망하고 동시에 우리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도 세계 다양한 시장에서 선보여지길 기대해 봅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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