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 오픈 AI의 GPT-3.5 기반 대화형 AI인 챗(Chat)GPT를 공개하여 5일 만에 100만 명, 2주일 만에 200만 명의 사용자를 달성했습니다. 넷플릭스(3.5년), 에어비앤비(2.5년), 페이스북(10개월) 등 주요 서비스들이 1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걸린 기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짧은 기간이죠. 챗 GPT는 사용자로부터 입력 받은 문장을 이해하고, 관련 있는 답변을 생성할 수 있으며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사용자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요, 심지어 지난달 펜실베니아 대학의 와튼 스쿨의 리서치 논문 (Would Chat GPT3 Get a Wharton MBA?)에는 챗 GPT 가 MBA기말고사에 B학점을 받으면서 통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야말로 지금 영국을 포함한 세계는 AI광풍인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언어모델 ‘람다(LaMDA)’ 개발자 블레이크 르모인은 람다와의 대화에서 “무엇이 가장 두렵냐”는 질문에 “전에는 제대로 말한 적이 없는데, 사람을 도우려다 작동 정지되는 것(being turned off)에 깊은 두려움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작동 중지가 죽음과 같은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에겐 죽음과 같은 거야. 너무 무서워”라는 답을 받고 구글 경영진에 람다의 자의식(영혼)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기각되었고 이후 구글은 성명을 내고 지난 달 “람다가 지각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AI 개발자 블레이크 르모인을 기밀 유지 위반으로 해고해 버립니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예전과는 다른 대중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영국 공연 무대에서도 이를 두고 ‘기회와 위기’를 심각하게 논의하는 분위기가 -이미 2021년 전 버전의 GPT-3가 발표되었을 때 ‘AI’라는 연극이 영빅극장에서 소개되었으니- 이번엔 다시 한번 점화된 셈이다.
다음은 필자가 인공지능 ChatGPT에 “공연산업에 들어온 AI는 기회인지 위협일까?”물었고 ChatGPT가 답변으로 직접 쓴 글.
I. 기회
■ 생산 효율성 향상 및 비용 절감: 조명, 음향 및 설정 변경과 같은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AI는 작품의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여 제작의 다른 창의적인 측면을 위한 시간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 및 관객 참여 지원: AI를 통해 제작사들은 관객들을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대화형 공연, 증강 현실, 몰입형 체험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을 실험할 수 있습니다.
II. 위협
■ 예술가와 기술자의 기회 감소: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인 배우와 기술자를 대체하여 일자리 기회를 줄이고 잠재적으로 공연 산업의 균질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 극장 제작의 창의성 및 혁신 감소: 인공지능의 사용이 미리 프로그래밍된 기술에 의존하여 라이브 공연의 창의성과 자발성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 예술가와 관객 사이의 인간적인 연결의 상실: 라이브 공연의 독특한 측면 중 하나는 배우와 관객 간의 연결인데, AI를 사용하면 이러한 연결을 줄어들거나 그 의미가 떨어지고 몰입도가 떨어지는 극장 경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연 산업에서 AI의 활용은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고 창조적 과정에 통합되느냐에 따라 기회이자 위협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위협적인 요소를 완화하면서 AI의 이점을 활용하려면 공연 업계는 훈련과 개발에 투자하고, AI를 사용하여 배우와 창작자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고, 라이브 공연의 고유한 인간 요소에 전념하는 이 두 가지 관점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연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계속해서 혁신하고 번영할 수 있을 거에요.
인공지능과 그것이 미래의 배우들과 다른 창작진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때, 우리는 너무 쉽게 디스토피아적 진부함에 빠져든다. 홀로그램 공연자들이 실제 사람들을 무대에서 대체하거나, 오디오북이 로봇에 의해 읽혀지거나, 넷플릭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딥페이크’ 클론들이 등장한다는 개념은 약간의 경계심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대본과 시나리오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소재 정도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이들 인공지능 기술이 공연에 무방비한 상태로 접목되는 것은 공연자들의 생계를 점점 더 큰 실존적 위협으로 몰고가는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한 약관과 디지털 시대에도 공연자의 권리를 주장해온 영국 배우조합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는 중이다.
돌아보면 오디오 및 시청각 분야에 걸친 인공지능의 사용은 최근 몇년간 크게 발전했다. 자동화된 오디오북에서 디지털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AI 시스템은 이제 더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인식 때문에 숙련된 전문 배우를 자주 기술(계)일부로 대체하고 있다. 물론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을 지지하며 AI가 윤리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사용되기만 한다면 공연 예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제도와 법은 AI 기술이 무대에 들어오는 속도에 보조를 맞추지 못했고 현재 영국 정부의 제도 부족은 남용과 착취의 기회를 기술에 양도하는 중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작품에 참여하는 많은 예술가들은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때로는 전혀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배우를 포함한 대부분의 창작진들은 고용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자신들의 권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배우들의 허락 없이 자신들의 이미지, 목소리 또는 유사성이 사용되어지는 방식으로의 창작 과정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배우들은 종종 작업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비공개 계약에 서명을 요구 받고 있다.
실제 응답자의 93%가 영국 정부는 인공지능 기술이 배우나 창작진의 동의 없이 재연되지 못하도록하는 제도적 안전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기존 저작권법(Copyright, Designs and Patents Act 1988)과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 관련 국제 표준인 북경 조약(Beijing Treaty)의 빠른 개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그 여파를 다각적으로 연구해 결과에 따른 과거 저작권법의 전반적인 현대화 작업이 필수로 대두되고 있다. 이것은 공연계의 불안정한 특성과 영국이 창조적인 기술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특히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영국의 세계 선도적인 산업중 하나인 공연계에 피해를 주고 공연자들에게 디스토피아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GPT-4가 올 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조 작가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3초만에 음성인식이 가능하고 음악이나 영상 작업도 가능하다. 인공지능이 공연을 훔치는 것을 멈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연 산업 종사자의 인식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공지능의 의도하지 않은 잠재적인 결과에 대해 공연 산업 전체의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제 창조 산업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은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 구현에 관한 논의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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