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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와 ‘쟁이’ 그리고 ‘뱅이’
코리안위클리  2023/10/20, 09:47:48   
글을 쓸 때 ‘장이’와 ‘쟁이’ 때문에 혼란을 겪는 이들이 있다. 국어 어문 규정집,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기술자에게는 ‘-장이’, 그 외에는 ‘-쟁이’가 붙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이는 둘의 차이점에서 제일 중요한 단어는 장인(匠人) 이다.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는 것처럼 장인(匠人) 이란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뜻한다. 어원적으로 ‘장이’는 솜씨가 좋은 수공업자에게 ‘장인’의 호칭을 부여한 데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장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서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 예를 들면, 옹기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옹기장이, 키버들로 고리짝이나 키 따위를 만들어 파는 사람은 유기장이, 양복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양복장이다. 간판장이, 미장이, 땜장이, 대장장이 등도 직업과 관련된 기술자를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장이’를 붙인다.
반면 ‘쟁이’가 쓰일 때는 두 가지로 하나는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 겁쟁이, 고집쟁이, 떼쟁이, 멋쟁이, 무식쟁이, 깍쟁이, 욕심쟁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데, 기술자로 볼 수 없거나 그런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쓰였다. - 예를 들어 관상쟁이, 마술쟁이, 점쟁이, 글쟁이 등이 있다.
다시 정리하면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 뒤에 일컬을 때는 장이를 사용하고, 그 외에는 모두 쟁이를 사용하며, 직업을 낮잡아 이를 때도 쟁이를 사용한다고 하니 될 수 있는 대로 특별한 기술의 느낌이나 직업의 느낌 뒤에 쟁이를 붙이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그러나 과거에 한국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쟁이라 한 적이 있다. 그것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낮잡아 한 말이기보다는 사도행전의 표현과 같았다. 사도행전(11장 26절, 26장 28절) 기록에 안디옥에서 시작된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낮잡아 부른 것이 아니다. 너무나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살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스도인’이란 말씀은 헬라어 ‘크리스티아누스’라는 말로 ‘작은 그리스도’ 즉 ‘그리스도의 추종자’란 뜻이다. 즉 안디옥교회 성도들은 ‘작은 그리스도’같아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붙여준 명칭이며, 지금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일컫고 있다.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지 말라”(데살로니가후서 3장 13절)

우리는 지금 전도(선교)를 힘들게 만드는  ‘종교인들’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닮고, 그 삶을 사는 예수쟁이인가? 
세계 선교의 현장에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그리스도인을 낮추어 불러도 겸손히 진정한 예수쟁이가 되어보자.

이제 ‘뱅이’를 살펴보면, 뱅이는 몇몇 명사에 붙여지는 접미사다. 붙여진 명사, 그것을 특성으로 가진 사람이나 사물의 뜻을 더한다. -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을 낮잡아 일컫는 말로 가난뱅이, 게으름뱅이, 걸핏하면 안달하거나 소견머리 없고 인색한 사람으로 안달뱅이, 술로 인한 주정뱅이, 소견이 좁고 언행이 좀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좁쌀뱅이 등이다.
특별히 성경에서는 게으름을 경계하고 있다.
“형제들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명하노니 게으르게 행하고 우리에게서 받은 전통대로 행하지 아니하는 모든 형제에게서 떠나라. 어떻게 우리를 본받아야 할지를 너희가 스스로 아니니 우리 너희 가운데서 무질서하게 행하지 아니하며, 누구에게서든지 음식을 값없이 먹지 않고 오직 수고하고 애써 주야로 일함은 너희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아니하려 함이니. 우리에게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요, 오직 스스로 너희에게 본을 보여 우리를 본받게 하려 함이니라.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이런 자들에게 우리가 명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기를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하노라.”(데살로니가후서 3장 6-12절)
이제 ‘예수쟁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없다. 세상의 빛이라 칭함을 얻은 그리스도인의 위상이 높아져서 들을 수 없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분명 과거 ‘예수쟁이’는 기독교 신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수쟁이’는 예수를 믿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당시 그리스도인들을 예수쟁이라고 부른 것은 한편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전도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던 시절, ‘예수쟁이들’은 부모에게 효도했고 사회질서를 지켰으며, 이웃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과 함께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가난하고 소외되며 고단한 삶으로 불행한 이들을 위해 도움을 외면하지 않고 나서서, 그들을 위로하며 복음을 전하였다. 그 ‘예수쟁이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은 어둡지 않고 밝았으며, 복음은 쉼 없이 퍼져 세계 선교로 헌신하였다.
우리는 지금 전도(선교)를 힘들게 만드는 ‘종교인들’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닮고, 그 삶을 사는 예수쟁이인가? 세계 선교의 현장에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장이’는 글에 긍정적이고, ‘쟁이’와 ‘뱅이’는 부정적 의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예수쟁이가 그립고 좋다. ‘예수쟁이’가 많았던 시절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양보심이 많았고 사회질서에도 앞장섰으며,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위로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나누는 삶을 잃지 않고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그런 ‘예수쟁이들’이 있었기에, 예수님을 안 믿는 사람들도 ‘예수쟁이들’만큼은 신뢰하고 세상의 빛으로 바라보았다. 우리 그리스도인을 낮추어 불러도 겸손히 진정한 예수쟁이가 되어보자.

지성구 목사
리버풀 한인교회 담임
차세대 지도자를 위한 청소년 수련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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