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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백 투 더 퓨처’ ⓒ 션 엡스워스 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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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과 뉴욕 사이의 작품 제작과 유통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몇 가지 큰 차이는 티켓이나 배우의 임금, 극장 대관료의 가파른 격차가 보인다.
뮤지컬 <백투 더 퓨처>, <몰몬경>, <해밀턴>,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라이온 킹>, <물랑루즈>, <식스>, <위키드>와 같은 작품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싶으면 런던이나 뉴욕을 여행지로 선택하면 된다. <하데스타운>이 이 목록에 추가 되었고, 런던 사보이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와 매튜 브로데릭이 주연을 맡고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런던의 히트작 <줄리엣>과 <플라자 스위트> 리바이벌 등 동시에 겹치지 않는 대서양 횡단 공연들도 많다.
다만 이 두 도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즈니스에 있다. 팬데믹 이후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브로드웨이는 현재 30개 미만의 공연이 보여지고 있고, 웨스트엔드는 40여개의 공연이 있다. 펜데믹 전과 비교하면 다소 적은 숫자이지만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다른 작품들도 곧 프리뷰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차이로 인정되는 티켓 가격이 있겠다.
$271,277 또는 £213,036
2022/23 시즌 뉴욕 극장 관람 관객 평균 가구 소득
<2023년 연말 브로드웨이 리그 발표 자료>
물론 런던에서도 확실한 아웃라이더가 있기는 하다. 레베카 프렉널의 <카바레>는 프리미엄 최고 가격이 £375(약64만원)이지만 여기에는 저녁 식사, 음료, 공연 전후의 엔터테인먼트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395의 프리미엄 최고가를 자랑하는 <플라자 스위트>의 한정 판매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다행히도 런던의 공연 티켓 가격은 일반적으로 훨씬 저렴하다. <백 투 더 퓨처>의 토요일 밤 최고 프리미엄 가격은 £175다. 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비슷한 좌석이 268달러 즉 £210 선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식스>와 비교하면 아주 작다 하겠다. 런던에서 가장 좋은 토요일 좌석은 £74.50인데 브로드웨이에서는 269.50달러(£212)로, 그 가격 차이는 매우 가파르다 할 수 있다.
도시마다 가격이 다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런던 공연을 브로드웨이로 옮기면 비용이 최대 네 배로 늘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로드웨이 관객들이 일상적으로 막대한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는 사실은 2022/23 시즌 뉴욕 공연 관람 관객의 평균 가구 소득이 $271,277 또는 £213,036라는 놀라운 뉴욕 프로듀서 협회(브로드웨이 리그)의 통계에 기인한다. 물론 뉴욕 관객중에는 저렴하게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서 이런 통계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반면 런던 극장 관람객에 대한 동등한 소득 통계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런던 시민의 가구 소득 중간값은 £36,800 정도이니, 뉴욕과의 차이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브로드웨이 극장 관람객의 상대적 풍요로움이 일부 공연의 재정적 성공을 설명하지만, 다른 요인도 지속성을 결정한다.
마이클 잭슨 쇼 는 처음에는 타이틀 캐릭터의 유명세에 밀려 고전했지만, 영국 안무가 겸 연출가 크리스토퍼 휠던이 선사하는 완벽한 라이브 공연의 매력이 그 명맥을 유지하게 했다. 스릴 넘치고 시선을 사로잡는 그의 작품은 로열 발레단 출신인 그가 만든 브로드웨이 최고의 작품이다. 1992년 잭슨의 전설적인 ‘데인저러스’ 월드 투어 리허설에 집중함으로써 명백한 논란을 교묘히 피해간 린 노티지의 작품과 함께, 휠던의 짜릿한 디자인 지휘와 맥박이 빨라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작품에 가득 담겨 있다.
영국을 찾는 미국인들은 해마다 200만명을 넘어가고 있고 반대로 미국을 찾는 영국 관광객들도 그 수가 상당하다. 뉴욕에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런던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으니 이제부터 가능하면 런던에서 관람을 하는 편이 현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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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ilovestage.com |
공연 : 시간 여행 장르
시간 여행이라는 플롯 장치는 변함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더 나은 과거나 미래라는 대체 현실에서 길을 잃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관객이 있을까?
톰 행크스의 최고의 연기는 <빅>에서 조쉬 역을 맡았던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학설이 있고, 필자는 그 학설을 믿고 있다.
게리 로스와 앤 스필버그(톰 행크스의 여동생)의 능숙하고 유쾌한 각본은 큰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12살 조쉬가 12살의 경험을 그대로 간직한 채 갑자기 30살이 되도록 시간을 가지고 게임을 벌인다. 이는 한 여자가 서른 살로 보이는 남자에게 12살로 보이는 여자가 반한다는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는 줄거리를 간과하게 만드는 매력과 감동적인 진정성이 있었다. 이러한 요소와 더불어 1,800만 달러의 제작비와 그 9배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거둔 대히트작이라는 사실 덕분에 당시에는 비교적 이례적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피할 수 없는 라이브 뮤지컬 각색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도미니언 극장에서 열린 2019년 웨스트엔드 초연은 대단히 시끄러웠으며, 극도로 비호감이 되고 말았다.
놀라운 점은 뮤지컬의 중심축인 시간 여행이 오랫동안 뮤지컬의 발판이 되어왔다는 점이다. 이어 개막한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있었고,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곧 웨스트엔드 오픈을 예고하고 있다.
오스카 해머스타인 이전의 리처드 로저스는 1927년 로렌츠 하트와 함께 만든 뮤지컬 <코네티컷 양키>로 이 장르의 시초를 열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결혼을 앞둔 마틴이 자신이 아서 왕의 궁정에 있다고 상상하며 사악한 모건 르 페이의 계략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1943년 하트가 마지막 곡으로 모건이 끝없이 이어지는 연인을 죽이는 방법을 훌륭하게 묘사한 곡을 추가하여 부활시킬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4년 후,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이 갑자기 시간을 초월한 마법에 걸린 브리가둔의 세계에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시간 여행 판타지로 첫 번째 히트작을 냈고 이 책은 시대적 배경에 비해 결함이 많았으나 평점은 매우 좋았다. 레너의 두 번째 시간 여행 모험인 1965년 작곡가 버튼 레인과 함께 만든 뮤지컬 <맑은 날엔 영원히 볼 수 있다>도 비슷한 이야기였고, 실제로도 그랬다.
시간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향수에 굶주린 1980년대였다. 스티븐 손드하임도 <메릴리 위 롤 어롱>을 통해 시간 여행에 뛰어들었고, <조지와 함께 하는 선데이 인 더 파크>의 2막은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어우러져 있었다.
웨스트엔드에서 세 번째 해를 맞이한 <백 투 더 퓨처>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며 매주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무대 위 시간 여행의 변함없는 매력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과거는 영화 <더 고-비트윈>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이국’이다. 다른 시기는 대조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현재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고, 뮤지컬에서 유용하게는 파토스를 더할 수 있다. 잃어버린 꿈을 찾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이 있을까? 올 가을에 선보이는 <벤자민 버튼>이 장르에 풍성한 재미를 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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