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도전
매년 1천300만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천혜의 환경을 지닌 제주도에는 매우 아픈 역사가 있다.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양민 2만5천명 ~ 3만여명이 희생됐다. (2003년 발간,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이를 현재 한국인들은 제주4·3사건이라고 부른다.
당시 제주도의 인구는 30만명으로 추산되어, 1/10의 주민들이 희생되었을 정도로 대한민국 현대의 최대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도민들은 4·3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하여 4·3유족회, 시민사회단체와 도의회가 중심이 되어 피해자 구술기록, 피해자신고서 등을 통해 사실을 조사하고,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여 2000년 제주4·3특별법을 제정하게 된다.
2003년에는 제주4·3진상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사과를 받게 된다.
이후 2013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간 모두가 피해자라는 인식을 통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서로를 보듬어나가고 있다.
2014년에는 정부에서 매년 4·3일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하여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76년이 지난 금년에도 제주4·3특별법에 근거하여 제주4·3 당시 억울하게 수형인으로 삶을 마감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들에 대한 직권재심에 의한 무죄선고가 이루어지고, 가족관계에 대한 잘못된 내용도 수정, 새로이 바로잡고 있다.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보상금도 지급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작년 11월 30일 그동안의 수집된 제주4·3기록물을 인류의 보편적 역사로 기록하기 위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4·3평화재단은 4·3기록물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 조성에 나선다.
오는 10월 중 독일(베를린 Palais Populaire/14~20일)과 영국(런던 Brunswick Art Gallery/16~22일)에서 제주4·3 국제 특별전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제주도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제주4·3의 상처는 이제 평화와 인권의 씨앗이 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행사를 통하여 4·3기록물 세계유산 등재의 의미를 알리며, 전 세계인들이 제주4·3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기사 및 사진 제공 : 제주국제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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