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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엔드의 ‘복제 연기자’(Takeover Actor)
코리안위클리  2025/01/10, 01:52:39   
195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공연되어 약 70년동안 매일 반복되고 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연극 ‘쥐덧’ @ILOVESTAGE IMAGE LIBRARY

테이크오버(TA)라는 유형의 배우들은 누구를 칭하는 것일까? 오랫동안 반복해서 소개되는 작품에서는 그들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TA는 기존 배우의 연기를 정확하게 복제하는 방식으로 훈련받아, 공연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관객에게 최대한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일부는 테이크오버 배우를 원작 배우들의 무기력한 복제자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테이블에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TA를 ‘복제 연기자’라고 한다면 이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들이 매우 불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테이크오버 배우라는 개념은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롱런하며 성공적인 공연들이 늘어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러한 변화는 공연의 템포나 분위기에서 불필요한 변화를 최소화하고, 관객이 매번 새로운 배우를 보더라도 기존의 공연의 느낌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웨스트 엔드의 대형 공연들에서 두드러지며, 프로듀서들이 배우 교체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나타난다. 가끔 배우들이 교체되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주로 리바이벌 작품이나 해외 레플리카 작품에서 유명 배우들이 떠나면서 교체 배우를 선정할 때 프로듀서들 입장에서 마케팅 스타들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품질이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유효한 결정이 된다.
TA 배우들은 보통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 배우들이며, 일부는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기도 한다. 이들은 뮤지컬과 연극 분야에서 광범위한 훈련을 받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을 맡아왔다. 그들의 연봉은 공연의 규모와 배우의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연간 최대 60,000파운드 정도로 보고된다.
TA의 등장은 공연 산업의 변화와 상업적 요구에 따른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웨스트 엔드 공연들은 매번 배우를 교체할 때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새로운 배우가 기존 배우의 연기를 완벽하게 재현하도록 만드는 여유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TA는 공연의 템포에 불필요한 변화를 주지 않도록 해주며, 프로듀서들이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공연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TA에 대한 평가가 양극화된 것도 사실이다. 일부는 TA가 공연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이들은 창의성과 개성을 제한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TA는 공연의 일관성과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며, 이를 통해 관객들이 새로운 배우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흐름에 큰 변화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TA는 현대 웨스트 엔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등장은 상업적 성공과 공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관객들은 TA들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재현 속에서 새로운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과 창의성이 중요한 공연 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은 배우들에게 불만을 야기할 수 있으며, 관객에게도 그 진정성이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우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억제될 가능성, 배우는 단순히 연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창의적인 해석과 감정을 공연에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단순히 ‘사물화’하는 접근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테이크오버 배우를 기용할 때는 단순한 복제 역할을 넘어서, 그들이 기존 작품에 자신의 색깔을 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균형을 찾는 것이, 테이크오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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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연장들은 왜 자선단체로 등록되나?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마틸다’, ‘플리백’, ‘프랑케인슈타인’ 등 작품들이 모두 자선단체에서 만들어진 공연들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에서는 공연장들이 ‘자선단체(a registered charity)’로도 등록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는 단순히 비영리적 존재로의 전환을 넘어서, 해당 공연장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선언이다.
이 등록 절차는 공연장이 특정 기준을 충족했음을 나타내며, 문화적, 교육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설계되고 운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연장은 수익을 창출하는 상업적 장소를 넘어, 지역사회와 예술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여자로 자리잡게 된다. 물론 의도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그냥 일반 회사로 등록하면 되고 그런 극장들도 많다.
공연장이 자선단체로 등록되면, 그들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요 활동 중 하나는 문화적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료 또는 할인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어린이와 저소득층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공연장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발전에 기여한다.
흥미로운 점은, ‘Registered Charity’로 등록된 공연장이 상업적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선단체에서는 영리적 활동이 배제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공연장들은 티켓 판매나 해외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상업적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공연장의 운영과 예술적, 교육적 프로그램에 재투자할 수 있다. 이는 공연장이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상업적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공연장이 ‘Registered Charity’로서 운영되는 방식이 일반적인 영리 목적의 기업과 다르기 때문이다. 공연장들은 공공의 이익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얻은 수익은 예술과 지역사회 위한 프로젝트에 재투자된다. 이는 공연장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을 이어가게 한다.
또한, ‘Registered Charity’로 등록된 공연장은 법적으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법인세 면제나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예술 활동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다. 기부자들은 자선단체라는 등록 상태를 통해 공연장에 대한 신뢰를 얻고 자발적으로 후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국의 공연장들이 자선단체로 등록하는 이유는 세금 혜택이나 기부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많은 공연장들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 저소득층,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한다. 또한, 공연장들은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결국, ‘Registered Charity’로 등록된 공연장이 상업적 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을 추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공연장들은 얻은 수익을 예술과 지역사회에 재투자함으로써 공익적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공연장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도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아시아 등지에서 그들의 작품이 상연되고 있을 때, 그 출발지는 여전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며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국의 공연장들이 자선단체로 등록하는 이유는 그들이 예술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중요한 기관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동이다. 이러한 구조는 공연장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예술적 활동이 넓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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