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대표 한인신문

명의 조상헌 교수의 <알레르기와 만성기침>을 20주 예정으로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는 조교수가 1996년~1998년 영국 사우스햄턴 병원 근무 중 본지에 투고했던 글을 새롭게 정리한 것입니다.

알레르기와 만성기침

알레르기질환의 원인물질과 환경요법

1)집먼지 진드기
둘째로는 카페트, 천 소파, 커텐, 봉제인형, 융단 등을 없애고 밍크담요, 메밀배게, 침대 등의 사용을 금한다. 부득이 침대를 사용해야 할 경우는 매트리스와 배게에 집먼지 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알레르기 카바를 사용해야 하며 적어도 1주에 한번은 침구를 세탁하여 취침시 집먼지 진드기 및 잔해를 접촉, 흡입하는 것을 막아야한다. 또 카페트는 꼭 사용해야 할 경우는 적어도 1주에 한번 HEPA 필터가 장착된 고성능 진공청소기로 진드기를 제거하고 1달에 한번은 진드기를 죽일 수 있는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자주 털어서 사용함으로써 집먼지진드기의 번식만이라도 억제해야 한다. 그러나 털거나 진공청소기를 사용한 후에는 일시적으로 실내의 진드기 빈도가 높아지므로 반드시 환기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빈도를 낮추어야 한다.
셋째 방법으로는 진드기살충제인 Primiphos methyl, Acarosan, Paragerm, Natamycine 등을 살포하여 진드기를 박멸시킨다. Acarosan의 경우는 1회 살포로 6주 이상 효과가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도 진드기의 완전한 박멸은 어렵고 박멸한다해도 죽은 진드기의 잔해와 배설물 분진 등이 실내에 존재하므로 진공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여 이들을 제거함으로써 실내에서의 진드기 분포 밀도를 낮추어야 한다.

2)꽃가루
꽃가루는 식물의 번식에 있어서 남성생식기관으로 식물에 붙어있는 여성생식기를 수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주요한 꽃가루들은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운반되는 풍매화이지만 곤충에 의해 매개되는 충매화의 경우도 화원주인과 같이 반복적으로 노출시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킨다.
풍매화의 꽃가루는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올 정도로 먼 거리를 이동하므로 비록 주위에 나무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대기중에 분포하는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그 분포를 달리하는데 온대 지방에 속해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는 수목화분이,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목초화분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잡초화분이 많이 날리며, 장마철과 겨울에는 대기중에 꽃가루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에서 측정한 우리나라의 공중화분력(pollen calendar)을 살펴보면 연중 2회의 절정기를 보이고 있다. 즉 3월과 5월에 걸쳐서 나타나는 수목화분들로 오리나무, 포플라, 버드나무, 참나무, 소나무의 순서로 나타나며, 두번째 절정기는 8월중순부터 10월에 걸쳐 나타나는 잡초화분들로 쑥, 두드러기쑥, 환삼덩굴화분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그외 목초화분으로는 큰조아제비, 호미풀, 김의털, 오리새, 우산 잔디 등이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목초 화분과 수목 화분의 중요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가루에 의해 발병되는 알레르기질환중 대표적인 것으로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천식이 있는데, 이 질환의 특징은 원인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며 증상의 경중은 대기중의 꽃가루양과 관계가 있다. 즉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즉시 증상이 시작되며 꽃가루가 소실되면 2~3주에 걸쳐 서서히 증세가 소멸된다. 또한 대기중의 꽃가루양은 기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비가 오면 대기중의 꽃가루가 매우 감소하고, 건조하고 바람부는 날이면 대기중 꽃가루가 증가하므로 증세도 이에 따라 변동을 보인다.
이렇게 대기중의 꽃가루가 호흡을 통해 흡입됨으로써 호흡기 알레르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건강식품으로 꽃가루를 먹고나서 전신적인 알레르기 증세를 보인 경우들을 가끔 접한다. 따라서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다.
꽃가루에 과민한 환자들은 감작된 꽃가루가 대기 중에 많이 분포하는 계절에는 창문을 닫아서 실내로 화분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실내에는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고, 가능하면 외출을 삼가하고 외출시는 마스크 등을 착용하여 되도록이면 꽃가루에 적게 노출되도록해야겠다.

<다음주 알레르기 원인물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