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의료체계 바로 알자
한인 GP이용 꺼려 … 한국과의 차이 이해하고 권리 찾아야
우연히 알고 지내던 한국인 한 분이 며칠간 직장을 제대로 못 다닐 정도로 열이 나고 기침을 많이 했다. 그분은 한 3주 정도 열이 나고 감기 증세가 있었는데 낫질 않아 병원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신다. 답답한 마음에 GP(의사:General Practioner)를 한번 찾아 가보라고 조언을 했더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머뭇거리는 것을 느꼈다.
차근히 이유를 물어보니 ‘일단 특별히 해주는 게 없다’, ‘실력이 없는 것 같다’, ‘약을 안 준다’, ‘영어를 잘 못하겠다’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한국인들이 영국 의료시스템을 잘 이용하지 않는 이유인가? 이 간단한 일례로 영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접근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New Malden에 있는 한 GP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 얘기로는 자기 의원Surgery에 한국인들이 한 500명 정도 등록 되어 있었는데 한국 환자들을 거의 볼 수가 없다고 한다. 하도 기가 막혀서 왜 그렇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니 머뭇머뭇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같이 NHS에 근무하는 의사 입장에서 너무 답답한 심정이었다. 왜냐하면 NHS의 의료 정신을 보면 일반 대중에 대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알려주고 또한 그 서비스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시정해야 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어가 문제라면 통역사를 제공해야 되는 의무가 NHS에 있고 또 이용자들이 과연 자신들이 Surgery에서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를 잘 모른다면 그것을 계몽 시켜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가? 필자가 알기로는 대부분 한국인들은 통역사를 대동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자신이 의당 제공 받아야 할 서비스인 줄을 아예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실제로 GP에서 그것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또한 아파서 오늘 내일 의사 만나야 하는데 통역하는 사람 기다린다고 며칠 아니 몇 주 기다릴 수도 없는 형편이고 그냥 옆집 학생 누구 데리고 가서 통역해달라고 하고 김치 한 포기 준다고 꼬셔서(?) 그냥 해결해 버린다. 물론 그 학생이 통역을 잘 해줄 수 있을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로 하고 말이다.
다소 흥분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좀 더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 여성들은 Cervical Smear(자궁 경부 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서 상피 세포 일부를 살짝 긁어내어 현미경으로 세포 검사를 하는 것) 받으러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어느 쪽에서 문제가 있는 것인가? 역시 주위 분들에게 물어 보니 일단 귀찮기도 하고 외국인이 검사한다는 것이 ‘찜찜’하기도 하다는 것이 이유인데 조기 진단만 된다면 아주 완치가 잘되는 암을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연재를 쓰기 위해 평소에 알고 있는 뉴몰든에 있는 한 Surgery의 매니저와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는데 통역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얼마든지 자신들이 제공 할 수 있는 서비스이고, 혹여 내원하여 영어를 잘 못할 시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통역회사에 전화를 하여 환자와 직접 통화하게 해주고 전화 통역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모든 surgery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자신이 사전 지식이 있고 의지가 있으면 자신의 귄리를 찾으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한국 교민들을 위해서 기초적인 영국 의료 체계와 mental health service에 대해서 알려드리는 것이 영국 NHS에서 일하는 한국인 의사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이 연재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