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7
코리안위클리  2005/07/07, 04:18:42   
‘정신과’ 미친사람과 관계 있는 곳?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진료분야, 정신과 진료는 자연스러운 것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어떻게 NHS를 이용하는가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설명 드렸는데 독자들의 호응에 사뭇 놀랐고 신문의 위력에 대해서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화를 주신 분들이나 메일을 주신 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드리지 못해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개인적인 한계도 느꼈지만 적어도 이러한 걱정거리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더불어 연재가 나가는 가운데 일부 뉴몰든에 있는 GP에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안내원을 찾을 계획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몹시 반가웠다. 성사가 되든 불발에 그치든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많아져야 될 걸로 믿는다.

정신보건이란?

각설하고 이제부터 영국의 보건 정책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많은 분들이 ‘난 괜찮은데…  나하고 상관 없는 부분인데… 그건 미친사람이나 관계 있는 것 아냐?’ 등의 생각을 할 것 같은데 과연 실상이 그럴까?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시거나, 가정 폭력이 있거나, 출산 후 기운이 없고 멍하거나, 밤에 잠이 잘 안 온다거나, 아이가 말을 안 듣고 설친다거나 등 정신건강과 관련되는 부분은 실로 부지기수다. 정신보건이란 바로 이러한 우리 생활주변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을 주고 편안한 삶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분야이다.
한국인은 정신과에 안 간다. 한국 정신과의사협회는 이는 정신과라는 말이 주는 굳은 이미지 때문이라며 개명을 통한 이미지 개선작업을 하고 있고 한국 사회도 점차적으로 정신과에 대한 반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가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중요한 것은 이름을 바꾸거나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닐까. 한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한국의 문화는 다들 알다시피 가족 중심적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가정에 일어나는 대소사는 가족 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문제를 밖으로 가져 가는 것은 무척이나 체면을 깍아내리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울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병원에 가기 보다는 기분을 빨리 추스려지기를 강요 받았고 정신지체가 있거나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은 집에서 두들겨 맞거나 집안 어른들에게 돌아가며 야단을 맞는 현상이 비일비재 했다.

정신과 검진 꺼리는 한국인

영국에 사는 한국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한번은 킹스톤에 있는 소아 정신과 의사를 만났는데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자기가 볼 때는 한국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사는 것 같은데 정작 진료를 의뢰하는 환자는 너무 적다는 것이다. 두 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한국사람들은 정신적 문제가 다른 민족에 비해서 적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한국사람들은 문제가 있어도 도움을 받으러 오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지금까지 영국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즉, 영국에 사는 소수민족들은 정신보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낮고 환자의 경우 병이 아주 심각하게 발전할 때까지 방치했다가 막바지에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요지는 한국사람들의 게으름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지를 알고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보를 NHS가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다. 정신보건 정책에 관련해서는 필자가 킹스톤시와 접촉하여 최소한 한국어로 된 안내서를 마련하거나 직접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전달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으나 어떤 것이라도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이 서로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예를 들어 보겠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국 부모들이 아이를 소아 정신과에 데리고 올 때 대개 부모들끼리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온다. 치료는 어떻게 하고 어떤 치료는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그리고 와서 궁금한 것이 풀릴 때까지 물어본다.

정신건강에도 관심을

NHS에서 진료는 무료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자리가 없을 때는 기다려야 한다. 사립진료는 너무 비싸 대개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그래서 의사를 만났을 때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환자들이 의사하고 일단 한번 만나면 자신의 파일이 종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의사를 다시 만나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기 때문 벌써 다음에 언제 만날 건지 물어 본다.
그리고 약속이 정해지지 않으면 몇 주 후에 appointment 달라고 전화를 한다. 아이가 학습장애나 정신지체 등이 있으면 사립으로라도 지능검사를 받고 학교에 제출하여 학교에서 특별 관리를 하게끔 압박한다.
이러한 부분은 영국사람이라면 보편적으로 다 몸에 익어서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하겠지만 한국의 의료 환경에 젖어 있다가 영국에 온 한인들이 적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해결책을 하나 제시하면 모르면 물어보라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영국사람들은 외국인이든 본토인이든 물어보면 잘 가르쳐 준다.
누구에게 물어 볼지 모르면 GP에 있는 안내책자나 킹스톤 홈페이지를 찾아보길 권한다.
영국의 의료 서비스는 공짜다. 그렇지만 자신이 알아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신보건도 예외가 아니다. 일단 mental health service는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고 어떤 기관들이 있는지 한번 우리 스스로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10 2005.09.01
주의력결핍과 행동과다증후군 “당신 자녀에게 문제가 있습니까?”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언젠가는 한번쯤 해보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9 2005.08.04
비밀이 보장되는 정신검진 … 전문의 진료 겁내지 말라 보통 부모나 아동들은 정신과 보다는 자신들이 친숙한 동네 GP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보다 쉽게 자신들의..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8 2005.07.21
정신보건상담도 GP 통해야… 카운셀링기관 이용권장 세계보건기구(WHO)는 2001년 세계적으로 15세 이하의 아동 5명 중 하나가 경미하거나 아주 심한..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7 2005.07.07
‘정신과’ 미친사람과 관계 있는 곳?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진료분야, 정신과 진료는 자연스러운 것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어떻게 N..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6 2005.06.23
응급실 이용 … 인내심 필요한 기다림 그 자체 한국과 다른 응급서비스·산부인과 시스템 … 편지·전화 자문하는 지혜 필요 어떻게 해서라도 꼭 의사를..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