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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혁칼럼 - 마음이 얼굴입니다
코리안위클리  2005/09/22, 03:48:11   

참 좋은 날씨이지요
그래 좋은 날씨야
아내와 내가 무심히
이 아름다운 날을 기뻐하면서도
나는 왜 햇빛이
무엇인가 우리에게 말하기 위해
제 몸을 살라
빛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일까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의 성자와
이야기하듯이
눈과 눈으로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를 하면서
나뭇잎이 기쁨으로
온몸을 적시고 있는 풍경을
나도 황홀히 바라본다

햇빛이 강물처럼 흘러
공원전체를 햇빛의 생각아래
가두는 풍경을
그저 바라만 본다.

<나의 시 ‘황홀한 풍경’>


오늘 오후 오래전에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어느 시점에 찍은 사진의 내 얼굴을 보고 순간 멈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내 얼굴은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과거의 내 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내 얼굴은 순전히 내 착각인지 모르지만 부드럽고 생기 있는 얼굴이었는데, 화면에 보이는 내 얼굴은 지쳐있는 늙은 얼굴이었습니다.
물론 매일 세수하면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무수히 보아왔지만, 오늘은 유독 내 얼굴에 담겨져 있는 표정을 읽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내 얼굴이 늙은 것이야 이해할만 했지만, 내 얼굴이 지쳐 있는 것은 정말 보기에 딱했습니다. 얼굴에 주름이 가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세월의 이끼가 끼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얼굴에 담긴 ‘지쳐있는 표정’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용납되지가 않았습니다. “아!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구나”
내 얼굴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 얼굴에 ‘미움의 마음’이 서려 있었고, ‘분노의 생각’이 담겨 있었고, ‘질투의 정념’이 묻어 있었습니다. 내 얼굴에는 이상은 높으나 꿈은 이뤄지지 않는데서 오는 ‘좌절의 상처’가 담겨 있었고, 또 목회를 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의 아픔이 묻어 있었습니다. 또 내 얼굴에는 갈 곳을 모른 채 무작정 걸어야 하는 ‘방황의 혼돈’이 깃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내 얼굴이 지쳐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으니, 그 얼굴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심에 가득 차 있는 표정을 하고 있는 얼굴들, 세월의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는 얼굴들, 얼굴의 표정이 갈기갈기 찢겨 있는 얼굴들, 그리고 불만과 방황이 가득 차 있는 얼굴들, 모두가 그렇게만 보였습니다. 무서운 얼굴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각기 사람들마다 얼굴 옆에 생각의 주머니를 풍선처럼 걸어 놓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의 주머니에는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 더미만 채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의 주머니에 상큼한 생수가 담겨져 있지 않고, 더러운 쓰레기만 담겨 있으니, 내 얼굴이 밝은 향기가 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생각의 모습으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니 모두 고통의 터널에서 그 영혼이 뒤틀려져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잠깐의 행복감을 느껴보려면 어린아이의 잠자는 미소를 보라” 누군가 그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정말 진리입니다. 세상에 아무런 고민도 없고 ,아무런 고통도 없는, 아무런 슬픔도 없는 표정은 잠자는 어린 아이의 미소에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나는 잠자는 아이의 평화스러운 미소를 여러 차례 보아왔습니다. 특히 뭔가 흥미 진진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괜시리 ‘씩’ 웃으면서 자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웃음이 담겨 있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볼 때, 나도 모르게 ‘씩’ 웃게 됩니다, “자식들”
나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어린 아이 같은 미소’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각자의 얼굴 옆에 달려있는 생각의 주머니에 상큼한 생수가 닮겨져 있기를 소원합니다. 그래서 보이는 모든 얼굴들이 ‘빛나는 얼굴’로 보이기를 소원합니다.
구약성경 잠언의 말씀입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잠언15:13) 우리의 얼굴이 어린 아이의 미소처럼 빛날 수도 있고, 갈기갈기 찢겨진 절망의 죄수처럼 상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얼굴을 가질 것인가? 그에 대한 선택권이 나에게 주어져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어떤 얼굴로 볼 것인가? 그에 대한 선택권도 나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지금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부드럽게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주변의 한사람 한사람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일 수 없습니다.


가을이 사과 속에 숨어 있다
매끈한 광택과 향기는
한 여름의 햇볕이 어떻게
사과나무의 수액을 불로 지져
과일을 만들었는지 말해준다

내 마음도 사과처럼
잘 익은 광택이고 싶다
훗날 내 아들이 무럭무럭 자라
어여쁜 처녀를 배필로 맞을 때
또 손자와 함께 사과를 깎을 때
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잘 익은 사과처럼
세상 속에 있는 것임을
잎을 돋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이 모든 수고로움이
영원히 돌고 도는
생명의 놀이라는 사실을

<나의 시 ‘가을 생각’>

- 김은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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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혁님은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로 있으며, 시인,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인간성으로서의 하나님>, 시집 <작은 꽃 한송이 되고 싶구나>,
<그대가 되고 싶습니다>, <기쁨아 너를 부르면 슬픔이 왜 앞서 오느냐>,
<다시 사랑하고 싶다>와 칼럼집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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