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3 -청소년기 문제
코리안위클리  2005/10/27, 03:27:17   
야단친다고 빨리 크는 것 아니다

아동기를 지나서 청소년으로 가게 되면 여러 가지 틀린 점이 생기게 된다. 그 중에서도 먼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신체적 발육이다. 이는 호르몬에 따른 2차 성징의 발달 결과로써남아인 경우는 목소리가 굵어지고 음부에 털이 나고 여아인 경우는 유방이 나오고 생리가 시작된다.
혹자는 다 아는 얘긴데 뭘 다시 적나 하시겠지만 당사자들로서는 일생에서 처음으로 겪는 변화이고 또한 마음속으로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 들여질 수 있다. 성인의 경우 흰머리가 나고 주름살이 생기는 등 신체적인 변화가 생겨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우울해지기도 하고 중년의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하물며 경험이 많은 어른들도 이럴진대 아동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문제를 보다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심리적인 발달이 신체적인 발달보다 늦게 시작된다는 것에도 있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몸은 완전히 어른인데 말이나 행동은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어난 학생들이 많다. 야단을 친다고 빨리 크는 것이 아니고 이것은 그들의 잘못도 아니다.
이러한 차이로서 생기는 혼란은 필연적으로 당사자들을 힘들게 하는데 이러한 시기를 어떻게 잘 넘기도록 도움을 주는가 하는 것이 부모로서 그리고 선생님들로서 많은 관심이 가는 부분일 것이다.



신체발달에 대한 혼란
인간이 ‘성’에 대해서 눈을 뜬다는 것은 어쩌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문제가 생기는 시발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의 장애 혹은 결손 아동들이 사춘기를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정서적인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도 증명이 된다. 즉 인간에게 욕망이 생기게 되면 필연적으로 그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가 되는데 이는 인간의 문명화를 위해서 절대적인 전제 조건으로 이것으로 인해서 문화가 꽃피우게 된다는 게 프로이드가 주장한 바이기도 하다.
프로이드 얘기를 조금 더 하면 이 분은 영아의 경우에도 성욕이 있어서 이러한 성욕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꿈도 생기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긴다고 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하였다. 이것은 남아인 경우에 엄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버지에게서 거세 공포를 느낀다고 설명하는데 왜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느냐 하면 청소년기에 바로 이러한 불안이 가장 심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 남자아이인 경우에는 정자를 생산할 수 있고 여아인 경우에는 임신을 할 수 있다. 한집에 어른 둘과 아이들이 살던 것이 이제는 어른이 셋, 넷으로 불어나는 것이 이런 복잡한 심리적인 문제를 부채질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식능력의 발달로 불안을 느낀 청소년, 소녀들은 자신의 방에 웅크리게 된다. 공연히 자기 방에서 틀어박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게 되며 부모가 궁금해 하는 것을 못 견뎌 한다.
당신의 자녀만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현상은 전세계 공통이다. 부모들과 거리를 두며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닌 자신들의 정체성 불안을 위해서 몰려 다니길 좋아한다. 길거리에서 헐렁한 힙합바지에 후드가 달린 츄리닝을 입고 다니는 영국 청소년들을 보신적이 있는가.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 창조를 위한 노력이다. 당신의 자녀들이 그러한 바지를 사달란다고 너무 나무라지는 말기 바란다. 그 속에 끼고 싶은 게 그들의 욕망이고 친구들이 하는 것을 안 하면 자신이 그 그룹에 속하지 못 할까봐 불안해 하는 게 그들이다.

자해행동과 거식증
필자에게까지 의뢰되는 청소년, 소녀들은 물론 이러한 일반적인 어려움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를 많이 동반한 경우인데 한국문화와는 조금 다른 관계로 양상도 조금씩 틀리는 듯 하다. 눈에 뛰는 것으로는 자해행동으로 이상하게 영국 여학생들에게 몹시 흔하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여기 말로 RAZOR BLADE로 손목이나 팔을 긋는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약을 들이마시는 경우이다. 한국에서는 여학생이 수면제를 먹고 응급실에 왔다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있더라도 성인 여자가 애인과 헤어진 경우 등으로 사실상 정신과로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이곳 영국에서는 파라쎄타몰(paracetamol)을 사 모아서 한꺼번에 먹는다. 모두가 자살기도로 먹는 경우는 아니고 많은 경우가 충동적 음독이다.
문제는 이 진통제는 많이 먹으면 신체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주어서 생명이 위독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파라쎄타몰을 먹고 응급실에 오는 경우에 꼭 몇알을 먹었는지 위 세척을 해야되는지 소아과 의사가 먼저 진찰을 한다. 참고로 물론 이 약은 일반적인 진통제로 먹으면 전혀 지장이 없지만 그렇더라고 복용설명서를 꼭 읽고 일일 최대용량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 영국에서 특징적인 병은 거식증이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현재 증가 추세에 있는 병으로서 환자가 식사를 하질 않거나 하더라고 곧 구토를 하고 심하게 운동을 하여 몸무게가 심각하게 감소하는 병이다. 혹시 자녀 중에 최근에 갑자기 체중이 빠지거나 지나치게 몸무게에 신경을 쓰는 것이 보인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에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고 나중에 병원에 가게 되는 경우에는 아주 치료하기 어려운 병으로 평생 고생을 하거나 심하면 체중감소로 죽기도 한다. 영국의 모든 GP는 이 병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귀동냥으로 잘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지체말고 GP에 가서 상담을 하기 바란다.
필자가 경험한 환자 중에서 사립학교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교는 여학생들이 서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고 필자의 환자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의 학생들이 음식 공포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병적인 culture를 없애는데 앞장을 서야 되겠지만 대개 학교와 학부모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학생들은 식사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초경이 생기지 않고 설혹 초경이 있었더라고 생리가 끊기는 수가 많다. 또한 각종 성장발달의 장애를 초래하여 성인이 되어서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쉽게 생기는 등의 여러 문제가 생기게 된다.

전문가를 끌여들여라
앞선 자해 행동과 거식증에서 공통적일 수 있는 것으로는 어른들이 모르게 한다는 데 있다. 대개의 경우 자식들에게서 이러한 현상을 발견한 그 순간부터 부모들은 당황하고 수치스럽고 화가 나는 복잡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럴수록 자식들을 다그쳐서는 안되고 부끄럽더라고 제 삼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경우 그 사람이 정신과의사나 심리사라면 이상적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식들이 쉬쉬한다고 부모도 따라 해서는 안된다. ‘크면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하지는 말라. 대개의 경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어차피 NHS는 공짜가 아닌가. 일단 GP로 가서 말만 해놓더라고 큰 짐은 덜어 놓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GP가 진단을 잘 못해서 나중에 고소당하고 의사 면허가 박탈당하는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자녀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속된말로 일단 다리 하나는 걸쳐 놓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청소년과 정신건강 2 아동 청소년 보호·교육 국가가 책임진다 2009.05.06
부모가 아동 발달 크게 저해되는 존재되면 부모 권리도 빼앗아
청소년과 정신건강 1 영국 학교와 불량 청소년 2009.04.22
문제학생 처벌시 행동장애 가능성도 고려 … 학생 돌보지 않고 학교 선전 열 올리는 곳도 많아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마지막회 2005.11.10
문화 혼재된 영국,  치료 필요한 학생 많을 수도 정신보건치료 선입견 버리고 영국문화 이해폭 넓혀라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 하는 일이 과연..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3 -청소년기 문제 2005.10.27
야단친다고 빨리 크는 것 아니다 아동기를 지나서 청소년으로 가게 되면 여러 가지 틀린 점이 생기게 된다. 그 중에서도 먼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신체적..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2 - 반항하는 아이 뒤에 문제 부모 있을 수도 2005.10.13
자녀교육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자식을 키우면서 이런 하소연을 안 해본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