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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마지막회
코리안위클리  2005/11/10, 05:48:24   
문화 혼재된 영국,  치료 필요한 학생 많을 수도
정신보건치료 선입견 버리고 영국문화 이해폭 넓혀라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 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가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에서야 개업을 하면 오는 환자를 보고 약을 처방하거나 필요한 검사를 하면 되겠지만 영국에서는 제도상의 큰 차이점으로 인해 의사의 역할이 한국과는 상당히 틀려 보인다. 가령 한국에서는 의사들이 예방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신과로 예를 들면 환자가 생기면 치료를 하면 되고 치료가 잘 안되면 입원시키면 되고 또 환자가 있음으로써 병원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국가가 책임지고 살림을 꾸려 나가는 NHS에서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 큰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일정한 예산으로 보건의료를 감당해야 하는데 지출이 늘어나게 되면 waiting이 길어지고 그러다 보면 국민들이 국가에 대해서 불만을 가져 다음 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고로 말씀 드리면 모든 것이 비싼 영국에서는 병원 입원비도 엄청나게 비싸 사립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려면 하루에 1000파운드 정도의 병원비를 내야 한다. 만약에 Kingston에 청소년 환자가 거식증으로 입원치료를 해야 되는데 NHS에 입원시설이 없으면 Kingston council에서 환자를 사립병원으로 보내고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가 볼 때는 터무니 없는 일이지만 council에서는 차라리 이렇게 유지하는 게 비용이 싸게 먹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NHS 병원 하나 만드는 돈이 어쩌면 가끔 사립병원을 이용하는 것 이상으로 많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국가에서 예방에 투자를 많이 한다. 최근에 노동당 정부가 흡연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는 이유도 국민건강을 증진한다는 표면적 이유도 있겠지만 심장병이나 뇌경색 같이 흡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병을 줄임으로써 씀씀이를 아끼자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정신건강에 관련되어 생각하면 소아나 청소년들이 제대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서 약물중독이나 정신병이 많이 생긴다면 지금 있는 규모로는 감당하지 못하므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처리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영국의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정신보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데도 부모의 무지나 의식적인 회피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나 가족들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병원으로 오게 도움을 주는지 고민을 많이 한다.

,b>정신보건치료 꺼리는 소수인종
실제로 가족 정신건강 센터에 오기를 꺼려하는 그룹으로는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민족마다 다른 문화가 있고 여러 복합적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인도 거의 정신 보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들려오는 얘기로는 뉴몰든의 몇몇 학교에는 몹시 심각한 상태에 있는 한국인 학생들이 있으나 병원에 가본 적도 없고 선생님들도 그냥 넘어간다고 한다. 앞서 말씀 드린 예방의 측면에서 보자면 심히 안타까운 일이며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 가장 큰 이유로는 소수민족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이 정신보건치료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데 기인한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 머리가 녹는다더라. 입원실에 갇혀서 완전히 바보가 되고 자유를 박탈당한다. 약이 중독성이 있어서 평생 못 끊는다더라” 이런 등등의 이야기가 회자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현실도 과연 그럴까? 필자가 경험한 영국의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는 한국에 비해서 약을 처방하는 비율이 극히 낮다. 물론 그 이유가 여기는 의사만 진료하는 것이 아니고 심리사, 가족치료사, 사회사업가 등등 여러 전문인들이 환자를 보는 것도 있겠지만 의사 조차도 소아에게 약을 처방하는 것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또한 소아나 가족을 도우는 방법으로 심리적인 접근을 많이 시도한다. 심리 치료도 여러가지 갈래가 있어서 한정된 지면으로 모두를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필자가 아동에게 소개할 때는 ‘이야기 치료’라고 알려준다. 필자가 런던에서 다년간 수련한 아동 심리치료는 기본적으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바탕을 둔 치료 방법으로서 한국에서는 놀이치료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놀이치료(Play therapy)는 아동이 놀이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어 발달이 촉진 된다는 이론이고 영국에서 이야기 하는 어린이 심리치료(Child Psychotherapy)는 심층 정신분석에 해당하는 치료로 다만 장난감을 또 다른 대화의 매개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틀리다.
사비를 들여 치료를 받는 것이 비싸기 때문에 NHS waiting list는 상당히 긴 편이며 치료도 장기간 보다는 1년 정도밖에 못 받는 경우도 많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아동들이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극복하는 과정을 밞아 나가는 것이 기특했으며 장난감이나 그림들이 얼마나 효과적인 의사 소통의 도구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치료 어려운  한국문화
그러나 이렇게 좋은 치료도 아동이 집에 가서 가정 폭력을 경험하고 학대를 당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아동이 호전되는 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아동을 더 이상 안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유로 부모면담도 필수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개인 치료보다는 가족치료가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필자도 여러 상황에서 가족치료를 실시하고 있으나 한국 가족들을 볼 때는 영국가족들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한국 분들은 무엇보다도 가족을 다 한방에 모으기가 힘이 든다. 대개의 경우 아빠가 생업에 종사하는 관계로 낮에 오기 힘들고 또 와도 애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분들이 많다. 필자도 한국에 친척도 있고 해서 양육이 엄마에게 전담되어 있는 문화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아니지만 아동들은 벌써 영국 문화권이고 엄마들은 중간이고 아빠들은 아직 한국 문화권에 있는 것을 볼 때는 무척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밖의 치료로는 인지 행동치료나 부모 면담 교육 등이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이 환자분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의사나 치료사가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것을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영국은 한국처럼 종적인 사회가 아니고 횡적인 사회이고 환자가 의사보다 약자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3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한국에서 오래 산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쉽게 익숙해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 또한 뼈아픈 현실이다.

그동안 관심있게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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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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