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신비를 간직한 거석 유적 스톤헨지(Stonehenge)
세계 7대 불가사의 영국 렌드스케이프의 정수… 여전히 베일 가려진 건축 목적
스톤헨지는 건축은 물론 사회학, 철학, 종교학, 고고학, 역사학, 지리학, 천문학, 농학 등의 수많은 분야들에서 연구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관련 서적만도 수천 권에 이를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런던에서 남쪽으로 90여 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는 솔즈버리 평원(Salisbury Plain)이 있다. 영국 랜드스케이프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 평원에는 전세계인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스톤헨지이다. 스톤헨지는 건축은 물론 사회학, 철학, 종교학, 고고학, 역사학, 지리학, 천문학, 농학 등의 수많은 분야들에서 연구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관련 서적만도 수천 권에 이를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우선 전제할 것은 고고학의 비약적 발전에 기초하여 1950년대 이후의 스톤헨지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성과물들이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증거들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글을 포함하여 그 어떤 얘기도 100% 확실치는 않다는 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스톤헨지는 30여 개의 커다란 돌들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방향석을 얻어서 크고 작은 몇 개의 공간들을 조성한 것으로 모든 돌들은 가운데 중심을 향하여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그 외곽에는 도랑과 둑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와 같은 모습의 스톤헨지는 크게 세 단계에 걸쳐서 만들어졌다. 이 지역에는 석기시대부터 인류가 정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에 대한 흔적은 현재 남아있는 것이 없다. 따라서 스톤헨지 건립의 가장 초기 단계는 기원전 3,100년경으로 당시에는 직경 100여 미터, 깊이 2미터 내외의 도랑을 파고 여기서 나온 흙으로 주변에 낮은 둑을 설치했다. 또한 이 시기에 북동쪽, 남쪽, 남서쪽에 각각 입구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것은 주변에서 출토된 도랑을 만들기 위한 도구들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 따른 추정이다.
두 번째 단계는 기원전 2,100년경으로 원형의 전반적인 모양과 입구 부분에 기둥들을 세웠다. 이것은 나무기둥을 세우기 위한 많은 구멍들이 주변에서 발견됨으로써 알려진 사실이다. 이 시기에 특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중심부에 사용된 기둥들이다. 무게가 무려 5톤에 달하는 청석(Blue Stone)이 사용되었는데 이 돌은 250여 마일 떨어진 웨일즈의 프레슬리산에서 운반돼 왔다. 또한 청석으로 만들어진 입구는 하지에 해가 뜨는 방향과 일치하도록 세워졌다.
마지막 단계는 기원전 2,000경에 시작되어 1,500년경에 끝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스톤헨지의 모습은 이 시기에 완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중에는 몇 번의 해체와 재건립이 이루어졌는데 최종 배치는 타원형과 말발굽 형태를 기본으로 이루어졌다. 한 쌍의 기둥 위에 얹혀진 방향석의 경우 길이 8미터에 무게가 50톤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표면이 매우 잘 다듬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크레타 미노스 문명의 유적들에서 흔히 보이는 특성으로 그와의 연계를 뒷받침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톤헨지는 과연 무엇을 위한 구조물인가?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는 의문이다. 현재까지 제시된 것들을 종합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는, 일종의 사원으로써 종교적 숭배의 목적으로 건립됐다는 주장이다. 종교의 성격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하늘 혹은 태양을 숭배하고 제사를 위한 흔적 등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농업을 위한 천문관측소로 건립되었다는 주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톤헨지의 전반적인 배치와 방향석이 철저하게 해와 달의 움직임과 연관된다는 측면이 천문학자들에 의하여 밝혀지면서 파종과 수확 시기를 결정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천문관측소라는 주장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이외에도 제례의식을 위한 신전, 권력자의 무덤, 다산을 기원하는 상징물 등등 수많은 의견들이 존재한다.
스톤헨지를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서 건립했는가는 학술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반적 관점에서 보자면 기원전 3,000년경에 인간이 돌을 가지고 지금의 과학과 기술로도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거대한 그러면서 아름다운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로울 따름이다.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위에 하늘과 땅을 마주하며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스톤헨지는 인류가 창조한 최초이자 최고의 신성한 구조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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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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