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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9 -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
코리안위클리  2007/07/19, 04:57:32   
부활하고 있는 건축가,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
‘거대한 괴물’ 외면 당했던 두 개의 화력발전소… 현대미술관·복합 문화 상업공간으로 성공적 변신


본 연재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딱 한 차례 사람을 주제로 얘기를 펼친 바 있다. 지난 10회에서 다룬 찰스 왕세자다. 오늘은 두 번째로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영국의 건축가인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Sir Giles Gilbert Scott, 1880-1960)다. 스코트는 그가 활동한 60여년 동안 수백 개의 건축물들을 디자인했고 영국건축가협회 회장까지 역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일반인은 물론 건축인들 조차 그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외국 건축가인 필자가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무척이나 특이하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스코트가 디자인한 작품들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런던 최고의 문화중심지로 탈바꿈한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1947에 건설되어 유가파동으로 묻을 닫은 1981년까지 사용되었던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것이다. 이 화력발전소를 디자인한 건축가가 바로 스코트다. 따지고 보면 테이트모던 갤러리 탄생의 보이지 않는 산파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런던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규모면에서 테이트모던 갤러리를 능가하는 바터시 화력발전소 역시 그의 작품이다. 이 역시 테이트모던 갤러리와 마찬가지로 복합 상업, 문화공간으로의 리노베이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니, 그가 디자인한 두 개의 거대한 화력발전소들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21세기에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런던의 이미지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아마도 붉은색의 2층 버스, 검은색의 미니 캡 그리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색의 공중전화박스(Red Telephone Box)일 듯싶다. 이 중에서 붉은색의 공중전화박스가 또한 스코트의 작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스코트가 건축가가 아닌 ‘붉은색 전화박스 디자이너’로 종종 소개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전화박스는 그가 디자인한 어떤 건축물보다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작품만 더 얘기해 보자. 바로 캠브리지 대학 도서관이다. 주옥같이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가득 찬 캠브리지 대학 캠퍼스 내에서 스코트가 디자인한 다분히 무미건조한 형태의 도서관 건물은 딱히 큰 주목을 받는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서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더해가고 있다. 테이트모던 갤러리와 마찬가지로 도서관 가운데 우뚝 솟은 타워는 주변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하며 캠브리지 대학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붉은색 공중전화박스(사진 왼쪽)와 70여 년에 걸쳐서 완공된 스코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리버풀 대성당 Liverpool Anglican Cathedral  

필자는 런던에서 길을 걷다가 붉은색 혹은 검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거대한 규모의 대칭형 건물을 보면 스코트가 디자인했다고 말해도 십중팔구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농담이지만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스코트는 런던은 물론이고 주요 대도시의 많은 관공서와 교회 건축물들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테이트모던과 바터시 화력발전소, 그리고 캠브리지 대학 도서관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디자인은 매우 단순하고 동일한 개념을 가진다. 심지어는 그가 디자인한 공중전화박스까지도 말이다. 그것은 가장 흔한 건축재료라 할 수 있는 벽돌을 이용하여 장식이 없는 순수한 형태를 만들면서 고전건축의 원형을 따름으로써 나름의 권위와 상징성을 가진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가 전국적으로 수많은 교회를 설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그의 건축적 특징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런던에 지어진 두 개의 화력발전소가 그러했듯 스코트가 디자인한 건물들의 상당수는 오래 지나지 않아서 대중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곤 했다. 경우에 따라서 거대한 괴물들로 비유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버려졌던 그의 작품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하나 둘씩 부활하고 있으니 그에 대한 평가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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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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