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으로 유혹하는 스토어 카드의 함정 [영국대표 한인신문]

신용카드보다 63% 더 비싼 이자… 리볼빙 부분에 복리에 복리로 챙겨

백화점이나 유명 상품 매장이 모여 있는 아울렛 같은 대형 점포에서 쇼핑을 하고 물건 값을 계산할 때 매장 점원으로부터 “우리 점포의 스토어 카드를 신청하시면 바로 이 자리에서 발급해 드리고 앞으로 이 카드를 사용해서 물건을 구입할 경우 10% 디스카운트를 한 번 해 드립니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다른 할인혜택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는 친절한 안내를 받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막스엔드 스펜서, 존 루이스, 벤톨, 해롯, 셀프리지, 데벤함, 올더스, 웨어하우스, 하우스 오브 프리이저 등 거의 모든 점포가 리볼빙이나 현금 서비스 처럼 보통의 신용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점포 자체의 신용 스토어카드의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500파운드 짜리 디지털 TV 같은 가전 제품을 산다고 치자. 10% 할인이면 50파운드가 절약이 되고 2,000파운드의 소파라면 200파운드가 금새 절약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상환에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제도로 대금 상환시 최장 50일간의 무이자 제공을 통한 ‘기한의 이익’은 물론 리볼빙 상환과 필요하다면 현금 서비스까지 가능하다니 누구라도 흥미를 느낄 것이다.
게다가 스토어카드에 가입하면 영국 최일류 백화점의 고정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고급 종이에 화려하게 인쇄된 안내 잡지를 받아 볼 수도 있고 친구들에게도 유명 백화점 스토어카드를 은근히 ‘과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 전문 웹사이트 유스위치닷컴(Uswitch.com)의 조사에 따르면 1천6백만명의 영국인이 스토어 카드로 인해 빚지고 있는 총액은 22억파운드에 달하며 이들은 일반 신용카드 사용자에 비해 리볼빙 부분에 대해 복리에 복리로 쳐서 평균 62%나 더 많은 이자를 물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스토어카드의 평균이자율은 연 26%꼴이며 때로는 30%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높은 이자율은 일반 신용카드의 16%에 비해 두 배 가까이나 된다.
지난 5월부터 스토어카드는 발급시 반드시 더 싼 경우를 공지하도록 강제되고 있다.
유스위치닷컴 관계자 마이크 네일러는 “고객들은 점포에서 체크 아웃할 때마다 사소한 가격 할인의 유혹 때문에 스토어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제품 가격을 매달 전액 상환하지 않고 리볼빙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에게는 스토어카드의 높은 이자율 때문에 오히려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되어 실속 없는 혜택이 되고 만다”며 “더우기 한창 바쁜 점포의 계산대는 고객들이 재정적 결단을 내리거나 깨알같은 글자의 약관을 검토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고객의 급한 결정과 고율의 이자 경쟁 압력을 고려해 경쟁위원회 당국은 스토어 카드 발급시 점포의 다른 저렴한 케이스를 상세하게 같이 공지하도록 의무 시행하고 있다.
영국도 올해의 서브 프라임 압력에 따라 신용사회 전반에 자금의 경색화와 이에 따른 이자의 상향화가 다가오고 있다. 당장 불요불급한 충동 구매의 폐해는 신용카드의 남용과 가장 관계가 크지만 특히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스토어카드의 디스카운드 장단과 리볼빙 상환에 대한 고율의 이자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곤욕을 치르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금리의 태풍이 전세계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객지생활의 재영 한인들에게도 매우 조심스럽기는 일생에 몇 번 없는 자금 운용과 가계 유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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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