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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 - Notting Hill
코리안위클리  2008/05/15, 01:44:55   
빅토리안 타운하우스의 보고,  노팅힐(Notting Hill)
19·20세기 전형적인 중산층 주거·상업 지역으로 개발 … 노팅힐 카니발 ‘퍼레이드’ 배경 역할  


런던을 가장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거리다. 런던의 거리가 특별한 매력을 지닌 데는 이유가 있다. 건축적으로 영국에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튜더(1485-1603), 조지안(1714-1830), 빅토리안(1837-1901), 에드워드안(1901-1910) 등의 시기들이 있었다. 런던은 영국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여 이러한 여러 시기의 디자인적 특징을 잘 드러낸다. 따라서 중세시대 건물로 가득 찬 로마, 바르셀로나, 비엔나 등의 거리들처럼 웅장하고 숨막히는 통일감은 없지만, 런던의 거리는 다양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노팅힐’은 이와 같은 런던 거리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노팅힐은 거리 이름은 아니고 런던 남부 켄징톤과 첼시에 위치한 지역을 일컫는다. 이 일대는 19, 20세기 동안에 전형적인 중산층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개발되었고, 이후 특정 구역에 고급 주택가와 상가도 조성되었다. 당시 집중적으로 지어진 도시형 주택을 빅토리안 타운하우스라고 부른다. 이는 도시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거리에 인접해 지은 소규모, 저층의 연립주택이다. 영국에서는 조지안 및 빅토리안 시대에 이와 같은 타운하우스가 전국적으로 지어졌다.
노팅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65년에 시작된 ‘노팅힐 카니발’의 영향이 컸다. 매년 8월에 개최되는 카니발은 거리 축제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다. 현재는 세계인이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시작은 불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카리브 연안 지역의 흑인 이민자들이 대거 런던으로 이주했고, 이중 상당수가 노팅힐 지역에 정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백인들과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했고, 1958년에는 인종차별 문제로 인하여 대규모 폭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듬해부터 타운홀에서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전통행사가 시작되었고, 이를 확대하여 1965년부터 본격적인 카니발이 개최되었다. 따라서 노팅힐 카니발은 카리브 이민자들이 그들의 문화예술을 알리고, 나아가서 인종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라 할 수 있다.



노팅힐 카니발의 핵심인 퍼레이드는 라드브로크 그로브-그레이트 웨스턴-쳅스토우-웨스트본 그로브로 이어지는 노팅힐 주변의 도로에서 진행된다. 화려한 춤과 연주는 물론이고 곳곳에서 파는 전통음식과 장신구 등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에 못지 않게 흥미로운 것이 퍼레이드의 배경 역할을 하는 거리 모습이다. 대부분이 2차선의 좁은 도로인 노팅힐의 거리는 백색과 파스텔 톤으로 단장한 빅토리안 타운하우스들이 촘촘히 줄지어 있다. 기본적인 구성만 동일할 뿐 재료, 색, 모양, 장식 등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또한 지은 시기와 주인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마치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가지런하게 어깨동무를 한 아이들의 모습 같다고 할까. 이와 같은 노팅힐 거리는 있는 그대로 퍼레이드를 위한 환상적인 무대장치다.
사실 빅토리안 타운하우스의 개별적인 집 하나는 특별한 멋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 하나 모여서 이루어진 긴 가로는 독특한 통일감과 아름다움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영국만이 지닌 빅토리안 거리의 매력이다. 이와 같은 빅토리안 타운하우스는 시대에 따라서 기능적으로 다양하게 변하면서 매우 잘 사용되고 있다. 주요 도로변에 인접한 집들의 경우 1, 2층을 상가, 레스토랑, 카페 등의 상업시설로 개조해 사용하고, 몇 채 혹은 몇 십 채를 합쳐서 사무실, 호텔, 학교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보편적이다.
노팅힐은 1999년에 개봉한 휴 그란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사랑이야기인 영화 노팅힐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영화 속에서 휴 그란트가 일하던 조그만 책방이 일약 관광명소로 부각되었지만, 영화의 숨겨진 백미 중 하나는 빅토리안 타운하우스로 이루어진 노팅힐 일대의 아름다운 거리모습이다. 영화 속의 낭만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노팅힐에는 여전히 인종간의 갈등이 존재하지만, 거리와 골목 골목을 채운 빅토리안 타운하우스는 런던 거리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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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정후(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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