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충무공의 ‘죽기로 나서면 산다’ 거울삼아 국민 대하는 자세 바꿔야
유럽에 더욱 관심 갖고 외교비중도 강화해야
서울 특별시장 재직중 서울시를 자신이 장로로 있는 특정 종교의 신에게 바친다는 일화로 물의와 홍역을 치른 이명박 대통령이 또 한번 대통령으로서도 사상 초유의 큰 일을 냈다.
불과 100여일전 우레와 같은 박수속에 49%의 대단한 득표율로 당선, 10년 만에 힘들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찾아온 이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10%대를 보여 앞으로 진심어린 인사문제 등 특단의 자세변경이 없는 한 ‘식물 대통령’수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이다.
6월6일 CBS에 따르면 주간 정례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 주보다 7.6%P 빠진 16.9%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태의 기폭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강행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보이지만 그 바닥에는 취임후 고소영, 강부자, 소금회 등 인사편중 문제에서 대통령 자신이 재산 가진자 클럽의 ‘멘토’로 각인된 결과 대중의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 포천의 한우농가에 가서 축사 비상등 설치 제도를 보고 ‘소가 어떻게 비상등을 아는가’하며 불필요한 행정규제 폐단의 하나로 지적하고 소방청 등 관계관청을 혼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축사의 비상등은 화재 홍수 등 비상사태시 ‘사람이’ 읽어 안전하게 탈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소방법령에 따라 설치가 의무화 돼 있는 제도라는 점을 대통령은 깊은 생각 없이 즉흥적 막말을 뱉은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궁극적인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조금이라도 ‘경박’하게 표현돼 버린다면 대한민국호의 장래는 매우 위태롭게 된다.
이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은 국민의 불신을 산 것이다. 말만 나오면 자랑으로 삼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대건설 CEO출신 신화 타령은 일본말로 하면 ‘야도이’사장(월급사장)으로 고 정주영 사주 1인의 발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평균적 대한민국 주권자의 신임과는 관계 없는 현대건설 주 주 등 정주영 일가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그 댁 ‘머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또한 부동산 개발 부자 100억대 부자클럽 멤버만의 이해를 대변한 것 같은 인사배치로 절대다수 국민을 허망하게 만든 채 말만 했다 하면 계속 자신은 뭐든지 다 알고 다 옳은 사람이라는 내려다 보는 처신이 취임 몇 달에 이 지경의 국민 심판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운하만 해도 그렇다. 중국의 대지진을 보라.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엘리베이터 운하의 경우 만약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몇만분의 일이라도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끔직한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느린 운송속도의 경제성은 차치하고라도 왜 그렇게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고집을 계속하는가. 절대다수 국민 여론과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외경의 자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뿐만 아니다. 4강 외교다 뭐다 하면서 유럽을 제외한 취임식장에서부터 유럽연합 대표의 참석 비중이 엄청나게 비교가 되더니 결국 미국 일본 중국을 대통령이 방문한 현재까지도 유럽연합에 대한 외교 홀대가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 대통령의 3강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21세기 전략동맹’, 일본과는 ‘미래지향적인 성숙한 동반자 관계’, 중국의 경우 지진피해 방문·조문 외교를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요란하게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근대화 세계의 주축인 유럽연합에는 관심이 매우 부족한 듯 보인다.
유럽연합에 부임하는 특정국 신임대사만 해도 그 비중이 과거에 보였던 총리급 장관급 청와대 측근 등에 비해 비교적 못 미치는 경우 마저 보이고 있지 않은가. 대 유럽외교 비중강화로 쇠고기 파동의 원인인 일부 국가 편중의 굴욕외교도 지양한다는 의지 표시도 중요할 것이다. 주한 미국대사의 계속된 무례한 처신도 사실은 이 대통령 스스로 자초한 것이 아닐까.
또 말썽 많은 청와대·장관 등 측근에는 유럽에 대한 깊은 이해나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아 볼 수 없고 특정국가 유학후 시원찮은 일부대학 근무 경력의 무자격자 투성이로 어떻게 내치와 외교에 순항을 기대할수 있을까.
이 대통령의 정부 개편과 공무원 숫자줄이기 정책 등의 일환으로 현재 고위 외교관의 인사정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도 실제로 현지에서 보면 의아심을 갖게 한다.
이 대통령은 우선 주위의 부동산 부자와 고소영 강부자 소금회를 전원 해임하여 겸허한 자신의 자화상을 보여야 한다. 부동산 투기사나 특정 교회출신 및 동창을 배제하고 실무에 밝은 비 교수 출신도 중용하여 특정 계층 치중을 제발 피해야 한다.
내각 총사퇴와 청와대 비서진 전원 교체로 미국에 대한 재협상 요구의 결연함을 보이는 것도 국정쇄신과 더불어 양수겸장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과의 ‘쇠고기’ 문제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재협상 해야 한다”(81.2%)는 응답이 “재협상은 필요 없다”(15.6%)는 의견을 압도했다. 쇠고기 민심은 이제 천심이다. 국내 법률개정, 사정변경의 원칙과 불가항력 등 국력을 다해 주권 재민의 힘을 원용하여 재협상할 수밖에 없다.
또 한나라당 특유의 정당아닌 사색파당 붕당식 웰빙인사들의 안이한 인생관과 공천시 보여준 자기편의 파벌위주로 신뢰를 상실한 꼼수식 자세를 우선적으로 극복하여야 한다. 쇠고기·대운하만 해도 탁 털어 놓고 못한다하면 될 것을 왜 감추고 국민 신뢰를 잃을 모호한 소나기 피하기식 태도만 보이는가.
오늘날 국민이 등을 돌린 처참한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물론 이 대통령에게 있다. 따라서 대통령 자신이 이순신 장군의 ‘죽기로 나서면 살 수 있다’는 정신을 체질화할 정도의 큰 각오 없이는 식물 대통령 처지를 결코 넘기 어렵다. 집권 초기 지지율 악화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 4년9개월을 제발 정운장구하기를 국민을 위해서도 빈다.
차로에서 집회하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24일 밤 서울 종로1가 차로를 막고 집회를 열며 ‘이명박 탄핵’, ‘독재 타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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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