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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을 가다
코리안위클리  2008/09/11, 00:22:19   
▲ 대영박물관 내 한국전시관 모습. 25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무료 전시시설 부러워 …  한글안내책자 고마우나 한국과 북한 ‘엄연히’ 구분해야

대영박물관 정문을 들어서면 넓은 앞마당에 이어 19세기에 증축한 웅장한 44개(높이 13.7m. 2008년 8월29일 현재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 14개는 공사용 가리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의 돌로 만들어진 웅장한 이오니아식 원기둥(윗부분이 안경을 낀것처럼 보이는 양식)에 떠 받쳐진 그리스 신전 같은 정면을 마주치게 된다.

이렇게 조그마한 나라에서 세계적 규모의 문화사업을 200여 년이나 계속하고 있는 영국과 영국민에 대해 외경의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박물관의 전면을 압도하고 있는 이 원주들과 기둥과 맞닿은 지붕 바로 밑의 넓은 이등변 삼각형 형태의 조각(pediment) 석조물 등은 도셋주 포틀랜드섬의 돌을 가져다 조각한 것이다.

이 전면 조각은 제일 높은 부분에 있어 그냥 스치고 가는 방문자는 보기도 어렵고 사진찍기도 퍽 고약한 높이다. 1852년 리차드 웨스터머코트경의 작품으로 ‘문명의 진보’를 의미하는 15명의 우의적(寓意的) 인물상을 조각한 것이다.

대영 박물관의 본격적인 증축이 이뤄진 비슷한 시기에 한국은 국정의 최고 중심인 경복궁의 중건을 보게 되는데 이 한 건의 공사비를 얻기 위해 매관매직은 물론 당백전(當百錢) 발행으로 통화증발(通貨增發)의 폐해를 낳아 물가가 급증하면서 대원군 몰락의 원인이 된 것을 볼 때 당시에도 무리 없이 거대한 건설을 이룩한 영국 경제의 힘을 짐작할 수 있겠다.

건평 16,500여 평(54,600 ㎡)의 관람 동선이 4km 이상이라는 대영박물관은 200만년에 걸친 인류역사와 문명 관련 유물들이 약 94개의 전시실에 나뉘어 전시된 곳으로 매년 5백만명의 관람객이 전세계로부터 몰려든다.

대영박물관은 고대문자를 해독하는 열쇠가 된 로제타스톤, 고대 이집트 유물과 미이라, 메소포타미아의 지배자 앗시리아의 유물, 파르테논 신전 겔러리, 엘진 대리석, 오벨리스크, 마그나카르타와 세익스피어의 인쇄초본 등이 간직되어 인류 문명의 구체적 증거물의 보고라 할 수 있다.

1753년 외과의사 한스 슬로안의 사후 유족에 대한 20,000파운드의 댓가와 상환으로 80,000여점의 소장품을 국가에 전시용으로 내놓기로 한 유증조건에 소극적이었던 당시 조지2세의 방침 때문에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하여 이를 수용한 것이 효시가 됐다.

개관이래 2세기 동안 1,300만점 이상의 인류 유산 전시품에 대해 국적차별 없이 최상의 보존 연구 유지 관리와 함께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입장무료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유물반환을 제기하는 국가들에 대한 논리적 대응책으로 혼란과 전화속에서 만일 현지에 있었으면 파괴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역사적 현실에 비추어 거액의 비용을 들여 훌륭한 시설에서 안전하게 보존 연구 및 관리 유지해 전 세계인에게 무료로 관람케 해온 영국에 대해 모두 감사할지언정 지금 와서 당시 상황으로 보아 명백한 불법이 아닌 한 당시의 역사적 현실을 무시한채 약탈 운운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도 등장한다.

영국 역사상 본토에서 총포. 화약류를 사용한 전쟁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유물보존의 안전성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하지 않을까.

임진왜란으로 수많은 사찰과 사적등 국가 유산을 분탕질당하고 6.25전쟁으로 국토가 훼손되고 혼란 중에 도굴된 유물 피해를 고려하면 안전한 유산 보존이란 의견도 명분이 설 듯하다.
그러나 프랑스의 의궤약탈이나 임진왜란, 일제강점 당시 노략질로 가져간 문화재 등은 불법약탈이 분명한 만큼 반드시 반환받아야 한다.
대영박물관 한 켠에는 한국 전시관이 있다.

하지만 396.72㎡(약 120평) 규모의 한국 전시관(67갤러리)에는 250여점의 전시물이 비교적 후미진 곳에서 고요한 정적을 즐기며 세계10위의 경제력과 올림픽 제7위의 거창한(?) 국력에 비해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다.

목판본 인쇄물이나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금속활자에 자료도 부족하고 삼국시대 이전 고대 국가의 역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아쉽다.

반면 일본관은 위치나 전시물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곳에 있어 공평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일본관의 조선조 통신사 행렬은 간단한 설명만 있고 전시는 요란하게 해 놓은 모습이 일본을 왜구로 여긴 조선의 위상을 그린 엄연한 역사적 사실보다 혹시라도 조선이 일본에 조공(?)을 바쳤다는 식의 외견상 얼토당토하지 않은 오해를 유도할 수 있는 역사 왜곡의도가 있다면 과연 쓸데 없는 걱정일까.

한국 대기업들이 세계 곳곳에 신경쓸 일도 많겠지만 대영박물관 한국관에 직접적인 재정지원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박물관 입구에서는 각국의 언어로된 안내책자를 6파운드씩에 팔고 있는데 한국어를 비롯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러시아어판만 있다.

전시된 유물 비중이 대단한 이집트, 중동각국, 인도, 태국, 그리스, 터키 등 과 남미의 브라질(포르트칼어)은 국력에 따른 관람자 수요가 없다는 현실 때문인지 2008년 8월29일 현재 해당언어의 안내책자는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게다가 필자가 보기에는 약은 고양이가 밤눈이 어둡다는 식의 ‘큰 실수’한 것 같은 대목이 있다.
박물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어판 공식 안내 책자 표지에 큰 글씨로 ‘한국어 판’ 대영박물관 안내책자라고 표기 되어있다.

박물관 여러 곳에서 확인한 이 ‘한국어’판 책자를 담은 플라스틱 홀더의 밑부분에 놀랍게도 태극기와 북한의 인공기를 꼭 같은 크기로 나란히 부착 표시해 놓았다.

남한과 북한이 유엔에도 함께 가입돼 있고 영국에도 대사관이 나와있는 북한의 존재 즉 국기에 대한 현실적인 사실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부문에 부러울 정도의 폭 뚜꺼운 전문가층을 가진 영국 사회의 대영박물관 책임자가 북한은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조선어’라고 꼭 해야 하고 ‘한국어’라고 하면 그들의 체제안보차원에서 북한당국의 가차없는 처벌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반동적’ 표현이 되고만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대영박물관측이 꼭 북한을 부각시켜 배려하려면 ‘조선어’판이라는 안내책자와 인공기를 별도의 홀더에 담도록 하고 한국어판 홀더에는 태극기만 부착 해야 하지 않을까.

일부 진보(?)인사들의 남북한 등거리 시각과 남북한의 대화촉진이라는 국제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결코 사용하지 않는 ‘한국어’라는 용어의 책자를 전시한 홀더에 인공기를 함께 결부시켜 놓은 사실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대영박물관에서 곳곳에 편리하게 배치된 화장실과 앉아 쉴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 좋았다. 특히 열람석 마다 PC가 장착된 도서관 기능과 어린이와 학습그룹을 위한 배려 등 관람객 위주의 운영 노력은 매우 돋보였다. (참고 : www.britishmuseum.org)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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