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영화계에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게 된다. 이름하며 제임스 본드. 갖가지 위험을 무릅쓰며 악당을 소탕하는 위협적인 모습과 아름다운 여인들을 유혹하는 젠틀맨의 매력을 한 몸에 가진 영국의 비밀 첩보원이다. 46년이 지난 이 시대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끌며 영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제임스 본드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의 시작은 멋진 음성이 담긴 통성명으로 시작한다.
“Bond, James Bond”
대사가 끝나기 무섭게 007의 주제 음악이 흘러나오며 턱시도를 멋지게 입은 제임스 본드는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마티니를 마신다.
“A medium dry martini, lemon peel, shaken not stirred!”
마티니는 칵테일의 황제라고 불리 울 정도로 전통이 깊다. 종류도 200여가지가 넘는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는 봤지만, 대체 뭐가 들어가는지, 왜 제임스 본드는 마티니를 즐겨 마시는 것일까?
마티니는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주로 Vodka 혹은 Gin 과 Dry Vermouth가 섞인 칵테일이라 할 수 있다.
얼음으로 칵테일 잔(역삼각형 모양의 잔)을 냉각시킴과 동시에 기호에 맞는 술과 얼음을 10초 정도 Bar Spoon으로 잘 저은 뒤 올리브나 레몬 껍질로 장식한다.
마티니의 ‘Dry’의 의미는 더 술 맛을 더 진하게 한다는 뜻에 가깝다. 예를 들어 손님이 Extra Dry를 원한다면 10초 미만으로 술을 저어 바로 냉각된 잔에 따르면 된다.
처칠 수상은 Dry Vermouth를 넣지 않을 채, Vermouth병을 지켜보며 마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Dry의 맛을 느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럼 과연 흔들어서 만든 마티니는 대체 무슨 맛을 낼까?
원래 마티니는 깨끗한 투명함에 큰 매력이 있지만 흔들(Shake) 경우에는 마티니가 뿌옇게 된다. 보통 술이 멍(Bruise)들었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흔든 마티니는 저은 것보다는 빠른 시간에 더욱 차갑게 마실 수 있고 술이 얼음과 섞이면서 쓴 맛을 없애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제임스 본드만의 특별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개봉한 ‘Quantum of Solace’에서도 어김없이 제임스 본드의 마티니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헐리우드 영화의 새로운 첩보원 Jason Bounre의 등장으로 007영화의 이미지가 약간은 변했다고 할 수 있지만 생사를 오고 가는 삶 속에서 여유롭게 칵테일과 술을 즐기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여러분도 오늘 간단하게 제임스 본드의 마티니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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