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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13 조지오웰
코리안위클리  2009/04/08, 23:35:00   
오웰은 좌우를 막론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모든 행위에 저항했으며,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처했다.
인간의 존엄성 짓밟는 모든 행위에 대한 저항 … 인간 관계와 삶의 경험 관심 깊어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다. 그는 인도제국 아편국 소속 관리인 리처드 블레어의 아들로 1903년에 벵골에서 태어났다. 당시 제국 관리 집안에서 행해지던 관습대로 에릭은 여섯 살 때 부모와 이별하고 본국으로 갔다.
그는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장학금을 획득하여 학교의 명예를 높이겠다는 조건으로 학비가 비싼 예비학교인 세인트 사이프라이언스에 입학했다(1911).
6년 후 그는 약속한 대로 장학금을 받아 이튼에 입학했지만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제국 경찰이 되어 버마로 떠났다(1922). 버마에서 5년을 보낸 후 영국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돌아온 에릭 블레어는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1933)을 출간하면서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지는 영국 남성의 전형적인 이름이고 오웰은 그가 자란 이스트앵글리아를 흐르는 강에서 따온 것이다.
오웰은 1930년대에 <위건 부두로 가는 길The road to Wigan Pier>(1937)과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1938) 등의 정치성 강한 책들을 냈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1945년 이전의 그의 삶은 험난했다. 그의 작품은 자주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는데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 그랬고 <버마의 나날Burmese Days>(1934)은 인도청이 반대하는 바람에 출간이 1년 늦어졌으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막상 그 작품을 의뢰한 출판자로부터 거부되어 편집자 서문을 붙여서야 출간되었다. 그러다가 <동물농장Animal Farm>(1945)과 <1984년>(1949)으로 인해 그의 명성은 극적으로 변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어느 작품이 최고 걸작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물론 <동물농장>이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고 <1984년>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카탈로니아 찬가>를 자기 작품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오웰은 생의 거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라서야 돈과 명성을 얻었지만 얼마 안 있어 폐결핵으로 사망했다(1950.1.21).

모든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더 민족적이다.
그러나 영국 노동계급은 외국의 습관을 혐오한다는 데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몇 년을 어쩔 수 없이 외국에 산다 해도 그곳의 음식이나 언어에
전혀 동화되지 않는다. 지난 전쟁에서 4년 동안 프랑스 땅에 있으면서도
포도주를 좋아하는 습관조차 취득하지 못했다
.
- 조지 오웰의 중에서-  

그의 관심은 우선 대영제국의 지배 하에 있던 버마인들에 대한 동정에서 시작되어 영국 내 약자인 노동자들에 대한 연민으로 발전했으며 좌우를 막론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모든 행위에 대한 저항으로 나아갔다. 진정한 사회주의를 지식인들의 이념이 아니라 대중에서 찾은려 한 오웰은 페이비언 협회와 같은 사회주의 엘리트에 대해 증오를 품게 되었고 그들이 너무 쉽게 스탈린 같은 독재자들에게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1930년대에 그의 정치적 경험은 사회주의에 존재하는 획일성의 위험을 가르쳐 주었고 스페인의 경험은 스탈린주의에 대한 환멸을 뼛속까지 느끼게 해 주었다. 그는 궁극적으로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처하게 되는데 여기서 ‘민주적’이라는 형용사는 ‘개인’에 대한 신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가 영국 출신이라는 사실에서 유래한 유산이었다.
오웰은 인도주의자였고 항상 인간관계와 삶의 경험에 관심을 가졌으며 인간애와 동정심에 의해 움직였다.
그와 동년배인 역사가 애넌은 오웰에 대해 “변덕스럽고 성격이 불같으며 독립적이고 아무에게도 매어 있지 않은 우리 세대의 첫 번째 성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문인 무거리지는 유명한 공식을 만들었는데 오웰이 “과거를 사랑했고 현재를 증오했으며 미래를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오웰은 모순투성이 인간이었다. 이튼 졸업생이면서 무산자였고 식민주의에 반대했지만 오래된 놋 촛대를 갖추는 부르주아적 삶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토리 무정부주의자였고 사회주의를 비판한 사회주의자였으며 호색가면서 청교도적이었다.
오웰은 일관성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평화주의자였지만 약자와 억압받는 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려는 충동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이튼 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사회의 가장 밑바닥 생활을 직접 겪고 그 실상을 고발하는 작업을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제국주의를 혐호했지만 제국의 옹호자 키플링을 존경했으며 노동계급에 대한 감정도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이처럼 오웰은 모든 인간들이 그렇듯 기본적으로 모순된 인간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고결한 인간’으로 기억된다.
제국주의, 두 차례의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대숙청, 스페인 내전 등의 역사적 격변기를 살았던 오웰은 그 경험으로부터 민주적 사회주의만이 해답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사회주의자였지만 ‘개인’의 중요성에 헌신한 사회주의자였다. 그가 소련식 관료제와 허식, 5개년 계획, 선전들을 증오한 것은 그것들이 자유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웰은 또한 행동의 인간이었다. 그는 진정한 사회주의자라면 단순히 사회주의를 바람직하다고 여겨 받아들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동시에 그는 대중이 사회주의 운동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고 좌파 지식인들의 엘리트주의와 위선을 배격했으며 대중의 애국적이고 일견 보수적인 성향을 존중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1930년대에 코민테른과 호민테른으로 대표되는 일탈적이고 궤변적인 사회주의 물결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자 ‘건전하고 잉글랜드적’인 사회주의를 예고한 사회주의자였다. 그는 지식인의 임무란 사회주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간화하는 일이라는 자신의 신념에 철저했던 지식인이었다.


필자 박지향(朴枝香) 교수는
1953년 서울 출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1978),
미국 뉴욕주립대 박사(유럽사학 1985), 영국사학회 연구이사
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저서: ‘영국사’‘제국주의’‘슬픈 아일랜드’‘일그러진 근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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