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지 가격 인상에 파운드화 약세 겹쳐요즘 재영 한인들은 한인수퍼에서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을 한다.
식료품 값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수 차례나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필수품인 ‘쌀’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3월 20LB(9.07kg)에 £8.50~ 9.00하던 이천쌀, 한국미는 £16~18로 거의 두 배나 올랐다. 일본 브랜드인 국보, 니시키는 1포 당 £21~22이다.
영국 거주 4년차 주부 A씨는 최근 가계부를 정리하다 한국 수퍼에서 장 본 가격이 30% 정도 더 지출된 것을 보고 아예 장보는 횟수를 줄였다. 특히 쌀값이 다른 품목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을 확인하고는 평소보다 한 등급 낮은 쌀을 사먹기 시작했다. 한인수퍼에서 판매하는 쌀 90%가 미국 캘리포니아산이다.
쌀 소비가 많은 한·일식 음식점들도 다른 식재료 가격에 비해 쌀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말한다.
뉴몰든에서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B씨는 “요즘 경기도 안 좋아 매상은 계속 줄어가는데 재료비가 너무 올라 걱정이 태산이다. 야채·고기·생선값도 엄청 올랐다. 안 오른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파운드화 약세로 수입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고 업소 경쟁이 치열한 이때 손님들 눈치 보며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고민만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또 “쌀을 바꾸면 손님들이 금방 달라진 밥 맛을 눈치챌까봐 품질 낮은 것으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쌀값 인상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수입업자에게도 큰 시련이다.
C 업체는 “작년에 비해 급등한 생산지 원가에 달러 환율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원가가 두 배 이상 인상됐다. 어쩔 수 없이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며 힘겨운 상황을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쌀가격이 지난해 처럼 폭등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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