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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4 영국에서 청소년기에 주로 생기는 문제
코리안위클리  2009/06/03, 22:00:55   
▲ 자해 행동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으로서 보통 이해가 되는데 스트레스가 일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만큼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해 행동 수용하는 사회 분위기
한국과 달라

필자가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가장 흔히 부딪히는 환자 군으로 자해 환자가 있다. 자해(self harm)라는 것은 자살(suicide)과는 약간 다른 용어로써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시도는 하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음독으로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청소년시기에는 손목을 긋거나 알약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얼굴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룰 수도 있다.
이러한 자해 행동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으로써 보통 이해가 되는데 스트레스가 일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만큼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응급실이나 클리닉에서 자해 행동으로 의뢰된 청소년을 보면 이전에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보통은 이미 여러 번 비슷한 행동을 한 전력이 있고 또한 가족 모르게 은밀하게 자해를 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부모들은 ‘내 자녀는 괜찮겠지’ 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가 실제로 자신의 자녀들에게서 이러한 자해가 발견되면 많은 경우 놀라거나 화를 내는 반응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감정적인 대응은 사태를 진정시키거나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자해행동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는 환자와의 일대일 치료 이외에도 가족 내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가를 논의하는 것을 중요한 치료부분으로 간주한다.
자해행동을 반복하는 청소년을 보면 처음 드는 질문은 ‘왜 자해를 할까?’ 라는 것이다. 과거 한국에서의 부모들의 반응은 ‘부모가 이렇게 입혀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교까지 보내 주는데 뭐가 모자라서 이렇게 하느냐?’ 라는 것이었는데 영국 부모들의 반응은 자못 다른 것이 인상적이다. 즉 영국에서는 이러한 자해 행동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는 받아 들여 지는 분위기로서 한국만큼 비판적으로 대하지는 않는 것이 특징적이다.
어떤 경우에는 자해를 계속하는 청소년에게 학교나 부모가 꼼짝을 못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그 행동을 줄이기 위해서 학교 시간을 조절해 주기도 하고 택시를 태워 주기도 한다.

자해행위의 배경에 가족내의 갈등이 있고
이러한 갈등을 자신이 조절하지 못하는 좌절감으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청소년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너무 괴로운 나머지 자해한 것이 알려지면 학교에서는 즉각 자신들의 잘못이 학생의 안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책임감으로 시간표를 바꾸거나 학교도 옮겨주는 등 자해가 어느 정도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학교나 사회에서 오히려 자해를 한 청소년이 나약하다고 손가락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이렇게 사회나 문화에서 어떤 것을 용인하고 받아 들이는가에 따라서 사회구성원들의 행동 양상이 달라 질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마리화나나 코카인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심한 환자 취급을 하지만 영국에서는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 상습적으로 대마를 핀다 하더라도 그다지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영국에 살고 있는 교포의 입장에서는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어쩔 수 없이 가족 전체가 영국의 문화영향을 지대하게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어느 날 경찰로부터 공원에서 심하게 술이 취해서 자해 행위를 하고 있는 아들이나 딸을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가 오더라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손목을 상습적으로 긋는 자해는 중독성이 있다고 믿어진다. 청소년이 한번 자해를 한 뒤에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면 스스로도 자제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청소년 스스로가 아주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자신의 상처도 의복으로 감추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는 통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흥분물질이 신체에서 나온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고 심리학적으로는 비록 자기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지만 스스로 상처를 가하는 존재가 됨으로써 다른 사람이나 주위 환경에 노출되어서 괴로움을 당하는 상태를 거꾸로 뒤집어서 마음을 덜 불안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고 이해하기도 한다. 이런 설명이 잘 들어맞는 예로는 가정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자해 행위를 이유로 클리닉으로 보내졌으나 그 이면에서는 가정내의 어른들에게 학대를 당해서 항상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되겠다.
이렇듯 많은 청소년의 경우 자해행위의 배경에 가족내의 갈등이 있고 이러한 갈등을 자신이 조절하지 못하는 좌절감으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의 재혼이나 자신의 성장에 대한 갈등, 문화적인 이질감으로 더욱 악화되는 세대갈등 등이 임상 장면에서 많이 보는 원인들이다.
특히 정신과에서 많이 보게 되는 시나리오는 15살 이민가정의 여학생인데 부모는 자기 고국의 관습을 고집하고 딸은 영국 남자친구를 사귀고 집에 늦게 귀가를 해서 아버지와 마찰을 일으키는 구조이다. 이때 자해 행동을 하게 되어 응급실에서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집안에서의 갈등이 바깥으로 알려지고 부모는 그런 사실에 아주 수치심을 느끼는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가 우울증이 있는지 다른 기본적인 정신과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한 의무중의 하나겠지만 가족내의 갈등 구조에 대한 이해와 해결 없이는 계속해서 그 여학생은 자해행동에 의존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왕립정신과 협회에서는 청소년의 자해 행위가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cry for help)로 이해할 것을 강조하고 있고 학교 선생님이나 카운셀러 누구나 이러한 자해 행위를 발견했을 때에는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 들일 것을 권고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어떤 부모들은 알면서도 모른 척 할 때도 있고 많은 경우에 ‘그냥 저러다가 좋아지겠지’라고 편안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러한 청소년들 중에서 많은 수가 충동 조절이 되질 않아서 집안이나 학교에서도 친구나 가족관계가 악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우울증, 주의력 결핍장애, 불안 공황장애 등이 있는 경우에 자신의 불안이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 이러한 자해행위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누구든지 청소년의 자해 활동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GP를 찾아 가 볼 것을 권한다. 이 글을 읽는 분 자기 자신이 자해를 상습적으로 하는 상황이라면 카운슬이나 인터넷상에 있는 Self Help 홈 페이지를 찾고 특히 자해행위 후 상처를 잘 돌봐 더 이상 심각한 감염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권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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