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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6 말라파르테 주택, 마이레아 주택
코리안위클리  2009/06/10, 22:41:13   
▲ 말라파르테 주택은 험준한 암벽 위에 놓여있으면서도 결코 자연을 압도하거나, 자연을 배경으로 지나치게 두드러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건축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 말라파르테 주택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의 정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평가


환경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지금, 현대건축의 화두 중 하나는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이다. 이는 건축이 땅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의 정수를 이미 70년 전에 실현한 작품이 있다. 건축가 아달베르토 리베라가 1938년 이탈리아 카프리섬에 디자인한 말라파르테 주택(Casa Malaparte)이다.
이탈리아 작가인 쿠르지오 말라파르테를 위해서 지어진 이 집은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기암 절벽의 한 모퉁이에 살짝 얹혀져 있다. 뭇솔리니 치하에서 활동했던 리베라는 이탈리아 고전건축을 재해석해서 간결하게 적용한 작품을 선보였고, 이 집 역시 이러한 개념이 반영되었다.
말라파르테 주택의 핵심은 건축과 자연의 조화다. 이 집은 험준한 암벽 위에 놓여있으면서도 결코 자연을 압도하거나, 자연을 배경으로 지나치게 두드러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멀리서 바라보면, 붉은색과 자연의 대비로 인하여 그 모습이 드러날 뿐 형태적으로는 마치 땅에서 솟아난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한쪽 면의 경사로를 따라서 놓여진 삼각형 계단은 어떠한가. 다소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 계단을 따라올라가면 원형의 흰벽이 살짝 앞을 가리고 있다. 그 벽을 옆으로 돌면 바다와 하늘이 무한히 눈앞에 펼쳐진다. 건축을 통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처럼 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말라파르테가 죽은 후, 말라파르테 주택은 관리가 되지 않아서 심하게 훼손된 채 방치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건축가 및 학자들에 의하여 그 가치가 재발견됨으로써 다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전 세계의 많은 건축가들이 말라파르테 주택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건축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휴머니즘 건축의 이상을 담은 마이레아 주택
근대건축의 거장 알바 알토, 지역적 정서와 가장 인간적인 건축 실현


▲ 핀란드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토속적 감성을 실현한 마이레아 주택. 내부는 천장, 벽, 계단은 물론이고 가구에서 각종 소품에 이르기까지 직접 실험하고 가공한 등나무를 사용했다(오른쪽).
▲ 핀란드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토속적 감성을 실현한 마이레아 주택. 내부는 천장, 벽, 계단은 물론이고 가구에서 각종 소품에 이르기까지 직접 실험하고 가공한 등나무를 사용했다(오른쪽).

말라파르테 주택이 완공된 지 1년 후인 1939년에 환경의 가치를 일깨우는 또 하나의 작품이 완공되었다. 핀란드 서부 해안지역의 누르마르쿠에 지어진 마이레아 주택(Villa Mairea)이다. 핀란드는 물론이고 근대건축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인정받는 알바 알토가 그의 후원자인 마이레아를 위해서 이 집을 디자인했다.
건축가로서 알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알토가 핀란드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토속적 감성을 건축을 통하여 실현했기 때문이다. 그가 활동한 시기는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토대로 한 근대건축이 대세를 형성했다.
근대건축의 기술 혹은 기능지상주의가 비인간적이라는 인식이 20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폭넓게 증가했다. 이 시기에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알토는 근대건축의 흐름과 무관하게 지역적 정서를 담아냄과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건축을 실현했다.
알토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인 마이레아 주택은 이 같은 알토의 개념을 고스란하 담고 있다.
마이레아 주택은 주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를 위해서 알토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재료를 다루는 방식이다. 마이레아 주택의 경우 나무를 활용하여 건물의 외부와 내부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내부의 경우 천장, 벽, 계단은 물론이고 가구에서 각종 소품에 이르기까지 직접 실험하고 가공한 등나무를 사용했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인테리어를 통해서 느껴지는 수공예적 감성은 원시적인 느낌마저 불러일으킨다. 알토는 집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의도하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집에 거주하는 사람 또한 자연의 일부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국적을 떠나서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수많은 건축가들이 알토에게 직간접적으로 받은 영감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다. 알토는 살아생전에 디자인을 통하여 휴머니즘에 뿌리내린 지상낙원을 건설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자연, 건축, 사람을 하나로 묶는 디자인, 모든 건축가들이 꿈꾸는 이상을 알토가 실현한 것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09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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