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7 청소년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III)
코리안위클리  2009/07/15, 22:50:43   
집단활동 통해 불안심리 다루는 방법 배워 … 청소년 문제 ‘내부’ 원인 인정해야

청소년 시리즈에서 마지막 연재이다. 청소년의 발달에서 중요한 부문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자기 다움’ 발산하는 집단 활동
청소년 시기에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집단 활동이다. 가족간의 유대도 느슨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도 정리가 안 되기 때문에 밖으로 친구를 찾아 나선다. 그래서 이 시기에 친구가 중요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시기이다.
흥미로운 점은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이런 그룹 활동이 한국은 서양에 비해서 좀 더 늦게 시작되서 길게 지속된다고 본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보다 대학에서 동문회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게 그 증거이다. 이런 과정은 아주 강렬하게 일어나고 단체들은 거의 부족 같은 결속력을 가지고 기성세대나 어른들에 대해서 적개심과 무관심을 드러낸다.
가끔 한 학생이 한 개 이상의 단체에 들어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속해 있는 단체의 특성에 따라 전혀 틀린 단면의 성격을 보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운동 써클에 들어 있을 때와 교회 청년부에 속해 있을 때 자신이 쓰고 있는‘옷’이 완전히 틀린다.
부모와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단체나 그룹이 뭔가 중요한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불안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단체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표현하기 어려운 ‘자기다움’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점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갈등이 덜 불안한 형태로 나타나고 또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를 이러한 그룹 활동에서 배워 나간다고 볼 수도 있다. 학생들끼리 가십이 난무하고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하고만 이야기하고 어른들이 물어보면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 대다수의 특징이다. 휴대폰에 자신만의 악세사리를 붙여 자신을 나타내려 하고 이메일에 자신의 아바타를 붙여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사려고 한다.
이런 그룹 중에 폭력 써클은 청소년의 측면 중 공격성을 주로 내보이는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겁내서 못하는 일을 다른 구성원에서 강요하여 자신의 갈등을 피하려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써클 전체가 좀 더 잔인한 얼굴을 뒤집어써서 구성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고 그룹이 지시한다고 느낌으로써 자기 자신의 공격성을 부정할 수도 있겠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그룹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면 배신자라고 낙인찍히고 잔인하게 해를 당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영국에서 일어난 10대 살인 사건에서 한 학생을 살해 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친구들이 연루되어 있는데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그룹에서 버림 받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두려운 일이고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고 피하고 싶은 일인 것을 이해해야 한다.

정체성 혼란 시기 잘 넘겨야
청소년들이 정체감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어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린이도 아니다. 부모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부모에 비친 자기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를 고민 한다.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슬픈 현실과 자신과 남들은 어떻게 구별된 것인지에 민감해 지지만 또한 자신이 남들과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엄청나다.
이것은 심리 발달적으로 보면 마치 어렸을 때 어머니와 가까이 하는 것도 두렵지만 또한 멀어지기에도 두려운 상태와 비슷하다.
임상적으로 보면 어린 시절에 이런 과도기(rapprochement period)를 잘 넘긴 청소년들은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이 시기를 잘 넘어 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꼭 ‘미룬 숙제’를 해야 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것은 여러 가지 과학적인 조사에서 잘 밝혀진 사실이다. 즉 어린시절에 부모와 안전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아동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정신과 진단이 필요한 경우가 훨씬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어린 시절의 애착 장애가 청소년기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어른이 되어 자녀를 가지게 되면 자신의 자식들에게 까지 영향을 주는 데 있다. 실제로 어른들의 애착관계를 알아보면 놀랍게도 자기 자식들의 애착 패턴과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대개가 자녀들이 청소년 시기로 넘어가고 나서 오는 경우가 많다. 자녀들이 폭력적이거나 고립되어 있거나 아니면 반항을 하더라도 5살 아동이 했을 때는 어른이 힘으로 제압할 수 있고 행동반경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안 듣네, 버릇이 없네, 숫기가 없네’ 등으로 생각하고 야단을 치거나 ‘좋아지겠지’하고 놓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청소년 시기가 되면 정말로 큰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고 어른들이 ‘힘’으로 밀어 붙이지도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때는 부모들이 내부에서 문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원인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나쁜 친구’를 사귀어서 ‘나쁜 학교, 나쁜 선생님’ 등 자녀들이나 부모가 문제가 아니고 다른 무엇이 자기 자녀를 ‘물들였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에 원인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 내부에 있다. 다만 인정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우리 모두가 평생 동안 씨름하고 고민해야 될 과제이다. 스스로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되며 때론 남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불안 피하려 희생양 삼는 ‘왕따’
청소년들은 성장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을 회피하기 위하여 술이나 마약을 하기도 하고 다른 ‘먹잇감’(victim)을 찾기도 한다. 즉 자신이 겪고 있는 두려움이 있으면 그것과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대상을 자신의 바깥에 만들고 그 대상을 바보 취급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그러한 과정에 있지 않는 것처럼 느끼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소위 ‘왕따’가 잘 생긴다.
비슷한 개념으로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는 현상이다. 이것은 단지 청소년기에만 나타나는 습성은 아니지만 10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희생양은 다른 사람의 죄를 위해 자기가 대신 처벌을 받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 과정은 처벌을 받는 사람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난다. 누구를 ‘희생양(Scapegoat)’을 만드는 것은 아주 적극적인 과정인데, 즉 한 집단이나 ‘갱(gang)’집단에서 자신들이 받아들이기 거북한 측면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다른 집단이나 개인에 투사하여 마치 자기가 싫어하는 자신의 일면이 남의 것인 양 여기게 되는 일종의 심리 작용이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심리적 방어 작용을 시도하는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라는 것이 ‘왕따’의 특색이다. 뒤집어 보면 이러한 ‘왕따’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집단으로 행사하는 심리작용으로 학교에서 완벽하게 막는 것은 불가능 할 수도 있다.

결국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평생 동안 씨름하고 고민해야 될 과제이다. 자신이 누구에게 기대기만 할 수 있는 어린이가 아니라 스스로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되며 그렇지만 때론 남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상황은 어쩌면 경제적으로 보면 과거에 비해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에서 청소년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청소년에서 보이는 ‘왕따’나 ‘집단 최면’현상이 적지 않는 것 같다.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청소년 시절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할 때에는 실제 연령적으로 다가오는 과제에 헉헉대는 청소년들을 모두 ‘문제 청소년’들로 만들 위험성이 아주 높다고 하겠다. 이러한 유혹을 이겨내고 우리 모두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남의 어려움을 그들의 눈높이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청소년들에게로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청소년과 정신건강 10 우리애가 말을 안 들어요 (III) 2009.08.26
주의력을 집중하지 못하는지 어른들 주의 ‘끌기’ 위한 행동인지 구별 돼야
청소년과 정신건강 9 우리 애가 말을 안들어요 (II) 2009.08.12
어릴 때 올바른 행동 방법 제대로 알려줘야
청소년과 정신건강 8 우리애가 말을 안 들어요? 2009.07.29
여러 가정 문제 복합적 작용 가능성 높아 … 아동의 정확한 상태 평가 가장 중요
청소년과 정신건강 7 청소년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III) 2009.07.15
집단활동 통해 불안심리 다루는 방법 배워 … 청소년 문제 ‘내부’ 원인 인정해야
청소년과 정신건강 6 청소년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II) 2009.07.01
사춘기의 문제점 극복할 준비 미리 해야 … 아픔과 고통 견뎌야 도달하는 인생의 ‘과제’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