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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프라하 구시가 광장은 프라하의 정체성을 반영하듯 특정한 양식을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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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프라하 구시가 광장 유럽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를 꼽는다면 어디일까? 적어도 유럽인들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체크공화국의 프라하가 1, 2등을 다툴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종종 프라하를 로마, 비엔나, 파리 등에 비교한다.
유럽지도를 보면 체크공화국이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체크공화국이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켰음을 의미한다. 수도인 프라하는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전형적인 중세도시로서 중부유럽 교역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12세기에 이르러서는 이미 경제적, 문화적, 예술적 측면에서 유럽 최대 도시 중 하나로 각광 받았다. 이러한 프라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적 공간이 바로 ‘구시가 광장(Old Town Square)’이다.
10세기 경부터 교역장소로 사용되기 시작한 구시가 광장은 12세기부터 주변에 건물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구시가 광장은 프라하의 정체성을 반영하듯 특정한 양식을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건축물로 구성된다. 구시가 광장, 나아가서 프라하의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80미터 높이의 상징탑을 가진 틴 성당은 고딕 양식, 성 니콜라스 성당은 바로크 양식, 골츠킨스키 궁전은 로코코 양식이다.
그런가 하면 구시청사에 설치된 천문시계와 체크의 종교개혁자 얀 후스 동상은 구시가 광장을 빛내는 조형물이다. 천문시계탑 위에 마련된 전망대에 올라가서 마치 미로처럼 이루어진 프라하 시내의 전경을 내려다보면 구시가 광장이 프라하의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임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체크는 1990년에 독립공화국이 되었다. 수도인 프라하는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문화를 지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념의 장벽에 가로 막혀서 한 동안 일반인의 관심속에서 멀어져 있었다. 아이러니지만 오히려 그것이 프라하가 중세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던 비결일 수도 있다. 다양함에 기초한 구시가 광장은 유럽의 중세 모습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프란츠 카프카는 물론이고 프라하는 수많은 문학가의 고향이다. 천년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구시가 광장이 있기에 가능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파리지앵이 사랑한 가장 파리다운 보주 광장
1층 쇼핑 아케이드 … 건물, 자연 그리고 사람 하나된 공간
▲ 1612년에 완공된 보주 광장은 좌우 140미터의 완벽한 정사각형 형대로 구성된 르네상스 스타일의 광장으로 주변에 거주하는 귀족들을 위한 전형적인 사교 및 휴식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과 비교해서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광장이 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보주 광장(Place des Voges)’이다. 17세기 앙리 4세의 통치하에 파리 시는 루브르에서 동쪽으로 전략적인 도시 확장을 진행했다. 현재의 마레 지구다. 따라서 이곳에는 18세기까지 귀족들의 호화로운 대저택이 지어졌고, 그 중심에는 1612년에 완공된 보주 광장이 자리한다.
보주 광장은 앞서 소개한 광장들과는 다르게 주변에 거주하는 귀족들을 위한 전형적인 사교 및 휴식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좌우 140미터의 완벽한 정사각형 형태로 구성된 르네상스 스타일의 광장이고, 사방은 각각 아홉 채씩, 총 서른 여섯 채의 석조 건물이 에워싸고 있다. 그리고 광장 안쪽으로는 대칭을 이루는 프랑스식 정원이 조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네 개의 분수가 사방에 놓여 있고, 광장의 중심에는 앙리 4세의 아들인 루이 13세의 기마상이 설치되었다.
보주광장의 백미 중 하나는 광장을 둘러싼 건물의 1층 아케이드다. 광장을 둘러싼 주택은 형태, 재료, 장식 등에서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지어진 테라스 하우스인데, 1층을 비워서 아케이드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레스토랑, 카페는 물론이고, 귀금속, 의상, 골동품, 서점, 갤러리 등으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보주 광장이 아름다운 광장으로서만이 아니라 쇼핑거리로써 역할을 하면서,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격한 원칙과 건축을 통해서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주 광장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만큼 다양한 모습을 갖기 때문이다. 보주 광장은 건물, 자연 그리고 사람이 하나된 공간이다. 그래서 잠시만 머물러도 아름답고, 평화롭고, 멋스럽고, 활기찬 느낌을 갖는다. 보주 광장 6번지에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살았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보주 광장에 거주했다. 보주 광장이 가장 파리다운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09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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