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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10 우리애가 말을 안 들어요 (III)
코리안위클리  2009/08/26, 04:11:57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주의력이 떨어지고 부산한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성질이 급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뛰려고 하고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이것 저것을 만져서 항상 어른들이 긴장하고 지켜 봐야 한다.
주의력을 집중하지 못하는지 어른들 주의 ‘끌기’ 위한 행동인지 구별 돼야

앞서 두번에 걸쳐서는 부모가 아동의 정서 행동 양식에 어떻게 접근하고 다독거려주는가가 아동이나 청소년의 반응패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설명했다. 그러면 정말로 아동 자체의 문제 혹은 어려움 때문에 자녀들이 말을 듣지 않는 경우는 없을까?
이것은 임상적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부모들도 사람이다 보니 본능적으로 자신이 노력해도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 타인 즉 자녀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언젠가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형이 애를 데리고 와서 대뜸 ADHD (주의력 결핍 장애)에 관한 내용을 신문에서 읽어 보았는데 거기에 나오는 항목을 체크해 보니까 틀림없는 것 같다고 주장을 한다. 그 남학생을 가만히 보니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풀이 죽어서 앉아 있는데 몸을 뒤척이거나 주의가 산만한 경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너무 조용한 것이 혹시 우울증이 있지 않나 걱정될 정도였다.
그 학생의 아버지에게 어려서 어떻게 자라고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떤지 물어보니 왜 그런 것까지 물어 보냐며 오히려 반문을 한다.
그 학생은 한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했다. 당시 아버지는 어머니가 불륜을 했다며 마구 구타를 하고 쫓아낸 뒤에 이혼은 했다. 학생은 이리 저리 친척 손에 자라나고 옆 동네에 있는 어머니와는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사춘기가 시작된 이 남학생은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해서 아버지가 자주 호출되곤 했다. 마음의 방황이 시작된 이 학생은 학교 공부에는 당연히 관심이 없었다. 수업시간에는 늘 딴 짓으로 일관하고 ‘문제아’로 낙인이 찍혀있다.
이것을 보면 아마도 ‘선생님 말을 안 듣고 딴짓을 한다’ ‘어른들이 말해도 기억을 못하고 되풀이 해서 지시를 내려야 한다’ ‘한곳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가 없다’ ‘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충동조절이 안 된다’ 등의 항목에 모두 해당된다고 보일 것이다.

주의력이 모자라고 화를 잘 내는 아이가
정말로 정서적인 장애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어른들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인지
구별해서 치료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학생이 정말로 주의력을 집중하지 못해서 이런 현상들이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어른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이런 행동들을 하는 것인지는 구별 돼야 한다.
제일 위험한 것은 정서적으로 장애가 있는 이런 아동이나 청소년들을 오진을 해서 ‘약’을 투여 할 경우 그 약의 부작용 뿐만이 아니라 대상 아동들의 자신감에 치명타를 입힘으로써 오히려 상태가 악화된다.
반대로 정말로 ADHD가 있는 아동들을 진단을 못하고 놔두는 경우에도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대개의 경우에 ADHD가 있는 아동들은 체질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의력이 떨어지고 부산한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성질이 급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뛰려고 하고 아니면 조금만 움직일 수 있어도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이것 저것을 만지고 해서 항상 어른들이 긴장하고 지켜 봐야 한다.
그래서 ‘사고 뭉치’로 가족 내에서 알려져 있고 얼굴을 보면 이것 저것 찍히거나 긁힌 상처들이 많다. 유치원 이나 초등학교에서 철봉을 하다가 잘 떨어 지고 또 나무를 올라가다 다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아동들이 대개 또 섬세한 운동 기술이 떨어져서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고 어설퍼서 더 사고가 많이 난다. 그래서 자전거 배우는 시기도 늦고 글씨도 엉망이고 숟가락질, 젓가락질이 어설퍼 많이 흘리고 결과적으로 부모가 키우기에 힘이 든다.
또 워낙 설치다 보니 부모들이 테스코 같은 곳에는 가급적 데려 가지 않고 남편이 집에서 애를 볼 때 혼자서 가거나 학교에 가 있을 때 쇼핑을 간다. 왜냐하면 아동들이 매장 내에서 뛰어 다니고 진열대에 있는 물품을 만지고 떨어뜨리고 부모는 늘 창피하고 또 손에 집은 것을 안 사주면 바닥에 뒹굴기도 하니까 오히려 안 데리고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ADHD가 있는 아동들이 이런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다. 어떤 아동은 행동이 과다한 것이 두드러지고 또 어떤 아동은 주의 집중이 짧은 것이 문제가 심각한 경우도 있다. 대개의 경우 부모가 처음에는 이런 병이 있는 줄을 모르거나 자신의 아동은 절대 이런 병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동의 행동이 조절이 안되면 야단을 친다. 그런데 이 야단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줄이거나 개선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증가 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것은 비단 ADHD 아동 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동들에게 해당 되는 것인데 야단을 치게 되면 어쨌든 부모가 한번이라도 주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동은 이것을 오히려 즐기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동생이 생겨서 질투가 많이 나있는 상황에서 엄마에게 야단을 들을 수 있는 행동을 해서 엄마가 야단을 치더라도 오히려 자기에게는 기분이 좋은 것이다. 만약에 그 아동의 ADHD가 있다고 하면 더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집중력이 짧아서 기억력이 떨어지고 엄마가 무슨 말을 한다 하더라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 버린다. 그러면 오히려 부모는 애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더 목소리를 올리게 되고 심한 경우는 매를 들게 된다.
이 경우는 아주 나쁜 결과를 초래 하는데 아동이 이러한 행동을 배워서 자신이 조금만 좌절스럽거나 화가 나면 배운대로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고 또 폭력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패턴이 굳어져서 청소년기까지 가면 ‘행동장애’까지 더해져서 약물치료에도 별로 효과가 없고 다른 치료 접근도 힘드니 미리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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