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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 항공여행객을 위해 커피에 위스키 타서 제공하던 아이리쉬 커피는 아일랜드 기네스 맥주와 모습이 비슷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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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스, 깔루아, 티아 마리아 등 달콤하고 알코올 진한 맛 느낄 수 있어스타벅스의 등장으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커피 프랜차이즈 덕분에 커피는 하나의 고급 기호 음료가 되어버렸다. 매년 20여 개의 신규 업체가 등장하고 기존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거리에는 커피숍들로 가득하다. 다방 커피라는 한국식 문화는 이제 어느덧 밥값보다 비싼 에스프레소가 되었고, 원두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많이 변한 듯 하다.
하루에 2~3잔은 기본으로 마신다는 커피가 칵테일과도 연관이 있을까?
알코올이 들어간 커피라고 하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보통 칵테일은 주스나 믹스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알코올과 커피의 조합이 왠지 잘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뜨거운 커피 덕분에 알코올의 진한 맛이 살아나면서 커피의 매력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다. 리큐어 커피 (Liqueur coffee)의 종류는 보통 커피맛을 기본으로 한 술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아이리쉬 커피를 소개할까 한다.
아이리쉬 커피는 1940년경 아일랜드의 서남쪽에 위치한 포인즈 (Foynes)에 있는 샤론 국제 공항 (Shannon International Airport)에서 만들어졌다. 공항 레스토랑 주방장 조셉 서리단(Joseph Sheridan)은 추운 겨울 항공 여행에 지친 승객들을 달래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비행기 여행은 요즘처럼 쾌적하지 않았고 한 번에 날 수 있는 거리도 짧아 착륙해서 급유를 해야 했다, 이때 주로 이 포인즈에 있는 공항을 이용했다 한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여행의 피로와 추운 겨울 날씨에 시달려야 했고 공항 레스토랑 주방장이 따뜻한 커피에 위스키를 타서 제공하면서 이 커피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중 한 미국인 승객이 이 커피는 브라질 커피냐고 물었고 이에 서리단은 “아일랜드의 커피입니다 (Irish Coffee)”라 답해서 이 위스키를 탄 커피 이름이 아이리쉬 커피가 됐다는 설이 있다.
아이리쉬 커피는 훗날 미국 공항에도 소개되었고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커피의 모습이 마치 아일랜드 기네스 맥주와도 흡사하다는 것.
리큐어 커피는 뜨거운 커피 덕분에
알코올의 진한 맛이 살아나면서
커피의 매력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다. 리큐어 커피는 우선 잘 만들어진 커피에 알코올을 넣고 설탕과 크림을 얹어서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아이리쉬 위스키는 싱글 몰트 (Single Malt) 위스키가 아닌 블렌디드 위스키 (Blended)의 한 종류여서 맛이 너무 강하지도 않고 마시기 좋다.
위스키 말고도 커피 맛을 기본으로 한 술들이 많다. 베일리스 (Bailey’s Irish Cream)는 위에서 말한 아이리쉬 위스키에 부드러운 크림 맛이 섞여 있는가 하면 커피 맛이 진한 멕시코산 깔루아(Kahlua) 혹은 자메이카산 티아 마리아(Tia Maria)는 커피 맛을 더욱 살려준다. 초콜릿, 카라멜, 바닐라 향 등이 어우러진 커피에 이런 술들을 가미한다면 달콤하면서도 알코올의 진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여러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들은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한 제품들이 많다.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던 인스턴트 커피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커피도 메뉴를 들여다보고 마시게 되었다. 소비자 기호에 맞추다 보니 이런 아이리쉬 커피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칵테일에 쓰이는 술들을 이용하여 만든 커피는 하나의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 본다. 술이 든 커피는 알코올이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고 하니 늦은 저녁에 한 잔 천천히 즐겨주면 하루의 피곤함을 잊기에도 아주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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