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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12 우리 아이도 인터넷 중독증인가
코리안위클리  2009/09/23, 03:32:35   
인터넷 사용 시간만으로 판단 말아야
가정 문제, 학교·사회 적응 못해 생기는 경우 많아


인터넷 혹은 게임 중독이란 한국에서 종종 들어 볼 수 있는 용어로 정작 영국에서는 학교 선생님이나 병원에서 많이 쓰고 있는 용어는 아니다.
한국은 새로운 병명이나 문물을 아주 빨리 받아 들이는 나라 중 하나이고 영국은 새로운 이론이 들어와서 기존 체계에 소개되고 자리를 잡는 과정이 아주 느린 것과도 관련이 있겠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국은 영국과는 달리 컴퓨터나 인터넷의 보급률이 무척 높고 속도도 빨라 그 사용이 훨씬 일찍 보편화 되어 그로 인한 사회문제도 좀 더 빨리 그리고 많이 부각됐을 수도 있다.
필자가 가끔씩 한국에 가서 진료를 하다 보면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이 컴퓨터 앞에서 과도한 시간을 보내고 다른 활동이 줄어들어 혹시나 말로만 듣던 인터넷 중독증이 아닌가 해서 데리고 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처음 이런 경우를 접했을 때 영국에서는 도무지 겪지 못한 상황이라 어리둥절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을 오래 하는 것도 병인가? 거의 모든 부모들은 청소년이 집에 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게임이나 채팅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몇 시간 동안이나 그리고 어느 정도로 하면 병적인 것인지 과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은 것인지 혼란 스러워 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이렇게 인터넷을 하기만 한다고 중독증이라고 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것이 영국에서의 일반적인 시각인 것 같다.
다른 얘기로는 인터넷 혹은 게임만 하는 것이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문제에 수반하는 이차적인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늘 왕따를 당하고 공부에도 관심이 없는 학생이 집에서 인터넷 게임만 하고 학교를 자주 빠지는 경우가 생길 경우 주된 문제는 학교에서의 왕따나 그것으로 인한 불안이지 그것의 결과로 생긴 과도한 인터넷 사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조건 컴퓨터 사용을 억제하기 보다
부모가 자녀들과 같이 활동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인터넷 사용을 줄이도록 협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좀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진료하다 보면 등교거부를 하고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의 경우에 대부분이 낮과 밤의 패턴이 바뀌어 있고 혼자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모들은 너무 인터넷을 많이 해서 걱정이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중독’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는다. 그 이면에는 학생들이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다른 활동이나 대상을 찾는다면 더 이상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지 않고 점차적으로 다른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선생님이나 치료사들도 다른 조건을 개선함으로써 인터넷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지 그 자체가 문제라서 재활 치료로 유도하지는 않는다. 이때 재활이라 함은 점차적으로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금단(?)’ 증상을 치료해 주는데 있다고 한다. 이것은 비단 병적으로 과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니고 일반 자녀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부모라면 대부분 자녀들에게 “컴퓨터 그만하라”고 야단을 치는 것이 절대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세대 전이라면 아마도 “TV 그만 봐라” 라든가 “라디오 좀 그만 들어라”는 이야기를 자신들도 부모님들에 수시로 듣고 거기에 또 반항을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무엇인가 대체할 매체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컴퓨터 사용을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반항심을 키우게 하고 부모가 더 목소리를 높이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부모가 자녀들과 같이 활동을 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게임시간이나 인터넷 사용을 줄이도록 협상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좀 더 효과가 있다.
만약 학교를 가지 않아서 아니면 부모님이 늦게 와서 혼자 지내야 되는 시간이 많고 교우 관계도 어려워 사회 생활이 안 된다면 인터넷이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도 있고 이때 무리하게 인터넷을 못하게 전기를 끊거나 컴퓨터를 치워 버리는 것은 마치 그 당사자의 유일한 숨구멍을 틀어막는 것과 다름이 없어 격렬한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실제로 이런 식의 대응이 청소년의 막무가내식의 반항을 유발하여 부모와 심각한 대치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 식으로 대치를 하면 백발백중 부모가 지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힘이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기를 쓰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갑자기 이런 상황이 생기지는 않고 가정에 문제가 있거나 아동들 스스로가 학교나 사회에 적응이 되지 않는 상태로 오랫동안 지속 되어 인터넷 사용이 서서히 증가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절대로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그리고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 내어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나빠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어디까지 나빠질지 얼마나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지낼지 알기는 어렵다. 다만 30대 까지 가는 경우도 많이 보고 되고 있고 일본에서는 대개 ‘히끼 꼬모리(Social withdrawl)’로 분류된다.
당신의 자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게임 좀 그만해’ 라고 신경질 적으로 고함을 지른 적이 있다면 한번쯤 자녀 주변을 돌아 보라. 하지만 이미 때가 많이 늦었을 수도 있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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