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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18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 묘지/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코리안위클리  2009/11/25, 04:45:15   
▲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 묘지는 스코틀랜드만의 독특한 대자연과 어우러져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전한다.
‘자연과의 조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 묘지

지난 17회에 두 개의 공동묘지를 소개했다. 이후 몇 분의 독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공공건물의 일부로 소개한 공동묘지가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가진 묘지에 대한-죽음에 대한 두려움-문화적 차이 때문일 듯싶다. 그래서 오늘은 두 개의 공동묘지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는 어디일까? 이 질문은 좀 어색할 수도 있다. 묘지가 경건하거나 상징성을 가질 수는 있지만, 아름답다는 표현은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우드랜드 공동묘지와 더불어서 자연과의 조화를 통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공동묘지가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 묘지’다.
스코틀랜드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동해안에는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한 명인 성 안드레아의 이름을 사용한 세인트 앤드류로 불리는 해안 지역이 있다. 이곳에 성 안드레아의 유골 일부가 안치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1158년에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이 건립됨으로써 스코틀랜드의 종교적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14세기부터 화재와 폭풍 등으로 수 차례에 걸쳐서 훼손과 복구를 거듭했다. 불행하게도 현재는 성당의 첨탑과 외벽만이 앙상하게 남은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묘지는 허물어진 대성당의 주변 잔디밭에 마련되었다. 특별한 형식이 있다기 보다는 각기 다른 모양의 크고 작은 비석을 잔디밭에 가지런하게 세워 놓았다.
때로는 완벽한 형태의 건물보다 폐허의 유적이 보다 큰 감동을 전한다. 허물어지고 앙상한 뼈대만 남은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은 더 이상 성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성지로서의 권위와 장소성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조성된 묘지는 스코틀랜드만의 독특한 대자연과 어우러져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전한다. 이로 인하여 오히려 과거보다도 더욱 높은 명성을 얻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도시의 녹지공간’ 런던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5만여평 부지에 조성된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길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의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살아생전의 지위나 명예와 상관없이 모두가 1평 남짓한 공간만을 사용한다. 칼 마르크스의 묘(사진 오른쪽)
▲5만여평 부지에 조성된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길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의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살아생전의 지위나 명예와 상관없이 모두가 1평 남짓한 공간만을 사용한다. 칼 마르크스의 묘(사진 오른쪽)
 
우리의 경우 공동묘지는 여전히 혐오시설로 분류된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마을 중심에 자리한 성당이 크고 작은 묘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묘지는 특별한 거부감 없이 삶과 생활의 일부로 여겨진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언제나 세상을 떠난 가족들과 시간을 나눌 수 있다.
한편, 영국은 성당에 소속된 묘지와는 별개로 대규모 공원을 묘지로 조성하여 도시의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럽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묘지가 있다. 바로 런던 북쪽의 주택가에 자리한 ‘하이게이트 공동묘지’다.
1839년에 문을 연 하이게이트 공동묘지는 겉에서 보기에 묘지의 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한 야생의 숲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단순히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실제로 이곳에는 수많은 야생 식물이 자라고 각종 새와 동물들이 서식한다. 이 정도면 거대한 동식물원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가하면 초기부터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의 경우 빅토리안 스타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건축양식을 접목시켜서 묘지 시설을 조성했다. 따라서 이곳은 작은 건축박물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5만여평 부지에 조성된 묘지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길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의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살아생전의 지위나 명예와 상관없이 모두가 1평 남짓한 공간만을 사용한다.
하이게이트 공동묘지가 더욱 큰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칼 마르크스를 포함하여 세계적인 명사들의 묘지가 이곳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길을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묘비의 글귀를 읽으면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갓난아이에서 백 살이 넘도록 장수한 할머니의 무덤까지 다양하다. 단 몇 문장이지만 이들을 떠나보낸 가족들의 애틋한 사랑이 가득 묻어난다.
그런가 하면 숲 한 가운데 놓인 절반쯤은 달아 없어진 묘비도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더 이상 찾아올 가족들이 없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무덤이 초라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흙에서 와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우주의 섭리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하이게이트 공동묘지가 전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09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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