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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19 청소년 행동장애 치료
코리안위클리  2009/12/30, 05:43:44   
▲한국 부모님들 중에는 모든 문제가 다 ‘내 잘못’ 아니면 ‘남편 잘못’, ‘마누라 잘못’ 등 마치 얼핏보면 청소년들에게 손가락질을 바로 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결국 엄밀히 살펴보면 그 화살이 자녀들에게로 ‘향해’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 문제행동 원인 조기에 파악하고 도움줘야 … 근본적인 환경 개선 우선

많은 경우에 학부모들은 청소년 시기에 들어서면서 자녀들의 행동이 나빠졌다고 크리닉에 데려온다. 당사자인 자녀들은 대부분 억지로 끌려오는 경우가 많고 하소연은 주로 부모들이 하게 된다.
필자가 오랜기간 청소년을 진료한 경험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이 무엇인가 ‘문제행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전문가를 만나러 온다고 생각하고 부모들이나 가족 내의 ‘문제’가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 부모님들 중에는 모든 문제가 다 ‘내 잘못’ 아니면 ‘남편 잘못’, ‘마누라 잘못’ 등 마치 얼핏보면 청소년들에게 손가락질을 바로 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결국 엄밀히 살펴보면 그 화살이 자녀들에게로 ‘향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어떤 경우는 자식이야기에 앞서 자신의 신세한탄을 하는데 결국에는 ‘자식 복’도 없다면서 어머니로서 자식의 인격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청소년인 자녀가 얼마나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강변하고 있다.
왜 치료를 이야기하면서 청소년 당사자가 아닌 부모나 가족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바로 치료행위자체가 전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심리치료의 하나인 미술치료의 예를 들어보자. 참고로 영국에서는 미술치료가 별로 성행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한때 붐을 타고 성행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의 여학생이 학교에서 별로 말도 없고 친구도 전혀 사귀지 못할뿐만 아니라 심한 왕따까지 당한다고 하자. 이 여학생은 겉으로는 그다지 표시나지 않지만 사회활동 기술이 현저히 떨어지고 눈치가 너무 없어서 친구나 선생님의 말귀를 못알아 차릴 뿐만 아니라 무언가 엉뚱한 행동을 자꾸해서 늘 핀잔을 당하고 자신감이 전혀 없는 소녀였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반항이 심해지고 학교를 무단 결석하여 퇴학을 당했다. 부모는 이 소녀를 ‘집안의 수치’라고 마치 이 학생이 크게 범죄를 저지른 듯한 죄인취급을 하고 도대체 왜 이러는지 ‘치료’를 받기 위해서 미술 치료사를 찾아왔다.
치료사는 이 소녀와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무엇을 만들고 그리는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치료사나 학교, 부모들이 모든 문제를 ‘한 개인’에게 얼마나 몰아 부칠 수 있는 가 하는 것이다.
왜 갑자기 중학생 소녀가 학교를 안가고 싶어하는 지에 대해서, 그 부모는 옛날 부모 세대는 등록금을 못내줘서 학교를 못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먹여주고 재워주고 교과서 까지 사주는데 학교를 왜 안가느냐고 들들 볶는다.
하지만 조금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이 학생은 애초에 친구들에 비해서 사회적 기술이 떨어지는 아이였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리는 지에 대해서는 도통 무지한 소녀였다. 어떻게 보면 잘못은 이 소녀의 어려움을 조기에 파악하고 도와주지 못한 학교나 학부형의 과실이 크다고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 개인 치료가 어느정도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는데는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환경의 개선이 없이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사자는 자신의 마치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감이 완전히 상실되고 부모는 나중에 치료사에게 실망을 하고 이리 저리 ‘유명하다’는 사람을 찾아서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 진정한 이유는 아마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변화가 생기지 않고 시스템 보다는 개인에게 치중해서일 것이다.
영국에서도 한국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부모들은 문제 자녀의 개인 치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에 예를 든 소녀가 영국 소녀였다면 아마 NHS에서 개인 치료를 받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사회성이 떨어진다면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지를 알아볼 것이고 집이나 학교에서 어떻게 이 소녀를 도와 줘야 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와 미팅을 하거나 부모 교육을 시도할 가능성이 많다.
이 경우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를 안가는데 가족들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따질 것이며 심할 경우에는 중앙 기관에 항의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한 청소년의 경우에 학생 본인의 문제보다 엄마의 남자관계가 학교생활이 영향을 미쳤는데 그 보호자가 진단을 안해준다고 고소를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 엄마의 남자관계가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카운슬에서 그 아들을 위탁가정에 맡겨 버렸다.
독자들은 이 장면에서 한국과 영국의 시각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부모들이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지만 영국에서는 구매자가 부모가 아니라 국가라는 큰 차이점이다. 이 차이를 잘 이해하지 않으면 영국에서는 ‘치료를 안해준다’, ‘실력이 없다’ 등의 불만을 가지게 된다.
어떤 시스템이 좀 더 아동 청소년들을 잘 보호하고 도와줄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은 독자의 몫이다. 왜냐하면 그 질문은 국민이 어떤 정부를 원하는 가에 대한 다른 형태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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