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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21 자꾸 뒷골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코리안위클리  2010/01/27, 06:59:12   
신체적 문제 호소 정신적 원인 많아 … 정신과 찾아 심리적 갈등 ‘하소연’ 도움

글의 제목 문장은 아마도 의사들이 환자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흔한 하소연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몇가지 더 추가하라면 ‘배가 아프다’, ‘목구멍에 무엇이 걸린 것 같다’ 등 불편함을 느끼는 부위에 따라 여러가지인데 위의 예에서 모두 공통적인 것은 신체상 어떤 불편함이 느껴져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환자들이 느낀다는 점이다.
신경정신과에도 이러한 신체적인 불편함을 가지고 오는 환자들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면 어떤 독자들은 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신경정신과에 ‘정신이 이상해서’, 혹은 ‘미쳐서’ 간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실 많은 환자들이 신경정신과를 회피하고 있는 이유로 생각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영국 사람들도 정신과에 온다는 것이 어떠한 선입견을 가지고 불편하게 혹은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보고가 있다. 물론 한국과 비교했을 때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문턱이 낮지만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직장관계나 운전 등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을 한다.
앞선 신체증상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신경과나 내과, 부인과 등의 개업 현장을 가보면 정신과적인 문제로 반복적인 치료를 받고 거기서 항우울제등을 처방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는 신체적인 문제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 사실은 신체적인 문제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로 온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정신과’에서 약을 타먹는 것보다는 다른 의사들에게서 진료와 처방을 받는 것을 훨씬 더 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가장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의사보다는 자신이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의사를 찾아간다.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환자가 어느 과를 가서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배가 아프면 내과 의사를 찾아가서 내시경을 하고 피검사, 소변·대변 검사 등을 하고 머리가 아프면 신경과나 대학병원에 가서 뇌 사진 촬영하고 혈과 조영술이나 뇌파촬영 등을 한다. 의사가 이런 검사를 안해주면 실력도 없고 제대로 할 일을 안하는 의사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영국에서는 반대로 환자가 어느 과를 갈 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GP 가 정한다. 내가 아무리 이런 저런 검사를 하고 싶어도 GP가 의뢰를 해주지 않으면 사립 진료를 받기 전에도 어림 없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만약 내가 신체적으로 이상이 있다고 의심이 되면 얼마든지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기에 너무나 용이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신경성’으로 신체 증상이 있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아플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근시안적으로 보았을 때는 환자에게 편안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신체증상이 장기화되고 이른바 ‘만성 환자’를 만들기에 딱 안성맞춤인 시스템이다.

한국에서는 만약 신체적으로 이상이 있다고 의심이 되면
얼마든지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경성’으로 신체 증상이 있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아플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근시안적으로 보았을 때는 환자에게 편안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신체증상이 장기화되고
이른바 ‘만성 환자’를 만들기에 딱 안성맞춤인 시스템이다.

한국에서 본 40대의 한 여성은 옆구리 아픈지가 20년도 넘었다. 거의 습관적으로 MRI 촬영을 한다. 물론 남편이 속을 썩이거나 명절 때가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지만 당사자는 너무나 아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신경성 동통’은 ‘꾀병’과는 엄연히 틀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환자 당사자는 옆구리가 너무 아파 거동도 할 수 없고 옆에서 아무리 윽박질러도 걷지 못하고 억지로 일으키면 쓰러진다.
필자가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하던 때 신경정신과 외래에 오던 환자의 반수 이상이 이러한 ‘신경성 동통’을 갖고 있었다. 이것을 정신과 진단으로는 ‘신체화 장애’라고 한다. 한국적인 신체화 장애 중의 하나로서 세계에서 인정된 ‘홧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많은 심장 질환들의 증상들도 심리적 상태와 연관이 많다고 한다. 마음 심(心) 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 속담 중에서도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심리적 갈등이 신체 증상과 연결되는 것을 알려주는 멋진 속담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신경정신과에 와서 자신의 갈등을 이야기하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내과 의사를 만나서 복부 진찰을 하고 주사를 맞거나 무언가 신체치료를 받고자 한다.
사실 신체화 장애를 가지는 주된 이유가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마음으로 느끼고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보면 이들이 누구를 만나서 자신의 마음을 열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이미 엄청난 진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처음의 문턱넘기가 너무나 어려운 것은 당연한 사실인지도 모른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더라도 자신의 갈등에 대해 얘기하기 보다는 약물 치료를 원할 수도 있다. 사실 정신과 약물 중 많은 것들이 신체화 장애에 효과가 있는데 아마도 그것 때문에 환자들이 신경정신과에 오는 것일 수도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필자의 경험에서 볼 때 한번 문턱을 넘어서 정신과에 오게 되면 다음에는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아예 다른 과는 찾아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정신과 의사들이 하소연을 ‘들어주기’ 때문일 것이리라.
우리 모두는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그것이 안될 때는 ‘듣도록’ 하는 수밖에는 없다. 아마 우리 대부분은 어렸을 때 동생만 예뻐하는 어머니에게 배가 아프다고 칭얼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만일 어머니가 그 아이의 질투심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배가 아플수 밖에는 없지 않을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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