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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2 왜 우리 아이는 이 모양일까?
코리안위클리  2010/02/10, 06:09:21   
▲ 청소년 자녀가 가족내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는 것처럼 지적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비난은 그들의 정서적인 성장을 더욱 힘들게 한다.
소아 청소년 문제 대부분 가족간 사고 경직성이 해결 실마리

위의 제목은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영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필자가 일하는 곳에서 소아 청소년을 주로 상대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그 부모나 가족들이 연관된다. 거의 모든 환자는 당사자를 중심으로 독특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면서도 풀기 힘든 것이 제목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뜻인가 하면 대개의 경우 소아 청소년문제는 부모나 가족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경직성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다시 말하면 환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서 부모들은 아동이나 청소년에 근복적이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들이나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는 생각하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은 유기적이지 못하고 경직된 사고 방식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 아이는 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술을 먹고 난동 부리는 것을 보고 자라서 ‘그 아비에 그 자식’이란 말처럼 말도 안듣고 걸핏하면 사고를 치니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고 한탄을 하는 어머니가 있다고 하자.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갈등문제는 고사하고라도 이 아들이 매일 학교에 가서 사고치고 정학당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 어머니의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왜냐하면 이 어머니의 편협한 사고방식으로는 이 아들의 정서적 발달이나 행동변화를 일으킬만한 여지를 만들어 주기 힘들고 오히려 이러한 가족관계의 패턴만 고착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문제 아동이나 청소년을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처음에 당사자가 잘하는 것, 좋은 점을 세 가지만 이야기 해보라고 부탁을 한다.
대개의 경우에 부모들이 당황을 하고 세 가지는 커녕 한두 가지도 이야기 하기 힘들어 한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마음속에 고착된 아들이 이미지를 버리고 다른 이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주장은 이렇게 부모의 마음속에서 조차 아들이 변화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힘든 현실세계에서 당사자가 변화하는 것을 기대할 수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는 확고한 ‘답’을 가지고 오는 보호자들을 늘 경계한다. 예를 들어 어떤 어머니는 진료에 아동을 데리고 오셔서 아들이 이렇게 정신이 없고 나대는 이유가 4살때 소파에서 떨어진 이후에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이런 어머니에게 아무리 가족관계의 문제나 다른 양육 태도에 대한 조언을 해드려도 귀기울여 듣기는 커녕 그때 애를 맡아준 시어머니가 제대로 봐주었다면 애가 떨어지지도 않았을 거고 자기 아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못한다.

“대개의 경우 소아 청소년문제는 부모나 가족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경직성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환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서
부모들은 아동이나 청소년에 근복적이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들이나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는 생각하는 않는다는 점이다”

치료는 바로 이러한 ‘믿음’에 의문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것은 당연한 부모의 반발이다. 부모가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탐색하는 것이 부모로서는 무척 거북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자신들이 숨기고 싶은 터부를 건드리는 것처럼 느껴 경계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사는 부모들의 이러한 ‘믿음’을 건강하게 의심해보아야 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때론 이런 믿음들이 소아 청소년 당사자들에게 무척이나 해로운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가족내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는 것처럼 지적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비난은 그들의 정서적인 성장을 더욱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비난 속에는 남편, 아내, 시부모 등 여러 다른 가족들에 대한 원망이나 질시 등이 왜곡되고 숨어 있기 마련이다.
영국의 의료 시스템처럼 공공 의료인 경우에는 이런 식의 접근이 한국 보다는 그래도 쉬울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모든 진료의 주체가 아동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부모의 영향력을 어느정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처럼 부모가 아동을 진료에 데리고 오고 의사가 부모에게 진료비를 받는 환경에서는 그러한 ‘믿음’에 도전을 하는 것이 부모입장에서는 무척 위협적이고 기분나쁘게 느껴져서 다른 의사를 찾아갈 가능성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아쉽게 느끼는 부분은 이러한 연유로 적어도 소아 청소년 진료 부분에 있어서의 공적 기능은 어느정도 정책이나 보건 사업분야에 도입되어야 될 부분이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 과정이 더디다는 점이다.
한가지 좋은 소식은 한국에서도 이러한 소아 청소년 부분에 있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 시스템이 마련 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하니 머지않아 아동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스템을 기대해 본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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