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영국 투자는 외교적 결정 [영국대표 한인신문]

영국 개트윅 공항 지분 12% 인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영국 개트윅 공항의 지분 12%를 인수한 것은 한국의 외교정책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일 주장했다.
FT는 3일자 렉스 칼럼에서 “한국은 올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아 국제적 신용을 높이려는 굳은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전건설 계약, 국민연금의 영국 개트윅 공항 지분 획득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이 신문은 국민연금의 개트윅 투자를 위험해 보인다고 평가하고 “투자과정을 보면 국민연금이 한국 외교정책을 이행하는 기관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런던 제2공항인 개트윅의 승객이 지난해 5% 줄었고 단일 활주로를 쓰고 있어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런데도 2천400억 달러 가운데 75%를 채권에 투입하고 불과 10%를 해외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의 개트윅 투자는 위험스러워 보인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그러나 “최근 3개월 간 공항 이용 승객이 늘기 시작했고, 인수가격이 적절해 보이고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GIP사가 이미 런던 시티공항을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FT는 “(정부의 외교정책과) 겹칠 수도 있지만 투자결정은 독립적이었다”는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의 말을 인용한 뒤 “사업과 정치의 경계가 모호한 것은 한국의 일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FT는 국민연금이 1천200억원 가량을 들여 개트윅공항 지분 12%를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관련 투자는 매우 흥미롭고 모멘텀을 가져올 것이며 대형 금융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라는 전 이사장의 발언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3일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놓고 볼 때 그동안 해외투자가 다소 영국에 집중된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는 해외 대체투자의 분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매입한 2조7천억원 가량의 해외 부동산 5건 가운데 3건(1조8천500억원)이 영국 런던에 위치한 건물이고, 올해 첫 해외 투자도 런던의 개트윅공항이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