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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7 거식증의 계절 ‘살들아 살들아 내 살들아…’
코리안위클리  2010/04/28, 04:19:02   
▲ 식이장애 환자는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저체중상태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 자신이 살쪘다고 생각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계속 거부하고 치료에도 극단적으로 공포를 보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시험 스트레스 탓 여학생 식이장애 환자 급증
한국, 입원·치료시설 부족 각종 부작용 많아


필자가 일하고 있는 지역은 영국에서도 제법 잘 사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식이장애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소아 청소년 중에서는 주로 여학생들에게 주로 생기는데 생각외로 많아서 필자가 놀랄 때가 많다. 사실 한국에서 20년전 처음 트레이닝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런 환자가 드물어서 병원에 거식증 환자가 입원했다고 하면 모든 레지던트가 환자를 한 번 만나서 경험을 쌓고 싶어했을 정도로 일년에 한 번 정도 가뭄에 콩나듯 환자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필자가 세미나차 한국을 왕래하면서 들은 얘기는 요즈음은 한국에도 이런 식이장애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입원시설이나 치료 시설이 부족하고 대부분은 홍보 부족으로 본인이나 가족들이 이런 병적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서 집에서는 환자를 심하게 야단치거나 본인도 숨기려고만 해서 우울증이나 자해 행동 등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많이 생긴다는 얘기를 듣는다.
하긴 거식증 환자가 발생하면 그 한사람 앞으로 들어가는 인력이나 시간 그리고 입원 시설 등을 생각한다면 영국에서와 같은 형태의 치료를 기대한다면 비현실적인 기대라고 비난할 터이다.
처음 영국에서 의사생활을 시작할 때 켄트에 있는 사설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카운슬에서 한 입원환자의 입원비를 계산하는 것을 보고 아주 놀란적이 있었다. 그 환자는 정기적인 피 검사를 위해서 바깥에 있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돌아오는 그리 별다르지 않는 하루 생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입원비가 1000파운드가 청구되었다. 놀란 눈을 껌뻑이며 다시 물어보니 역시나 한 달이 아니고 하루 입원비라고 확인해 주었다. 물론 그 하루동안 제공되는 여러가지 치료비나 진료비 약값 모든 것이 포함된 가격이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한국에 있는 교수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니 꿈과 같은 이야기라면서 한달에 200만원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니 이건 참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심히 혼란스러웠다.

청소년들의 식이장애에서는 가족교육과 치료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왕따로 인해 혹은
친구들이 몸무게를 빗대어 놀리는 것을 계기로
심한 식이장애로 발전된 것이 드물지 않다.
지금이라도 자녀들이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는지
한 번 얘기해 보기 바란다.

왜 뜬금 없이 식이장애 이야기라고 물으신다면 최근에 눈에 띄게 클리닉을 찾아오는 식이장애 여학생이 늘어서다. 원래 여름에 환자가 늘어나는데 학생들의 경우에는 시험시즌이 다가 오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
영국나이로 15살이 되는 학생들 모두 GCSE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가 지금이다. 거의 BMI index가 15 이하인 여학생들로 더 이상 학교에 다니는 것이 어렵고 통원치료를 해서 빨리 호전이 되지 않으면 입원치료를 해야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있는 학생들이 찾아온다.
참고로 BMI는 자신의 몸무게(kg)를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서 예를 들어서 체중 47kg에 키가 1.59m인 사람은 47/(1.59)²=18.59로 계산이 된다. 여성의 경우는 20∼24(평균 22)는 정상, 25∼30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판정하는데 한창 신체가 성장하는 사춘기 학생의 경우에는 정확한 체지방의 상태를 제시한다고 볼수는 없고 임상 현장에서는 퍼센타일을 따지는 차트를 이용하지만 여전히 BMI가 사용되기도 한다.
식이장애의 무서운 점은 환자 자신이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저체중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자신이 아직도 살쪘다고 생각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치료상황에서 발생하는 식사계획이나 식이 연습에 극단적으로 공포를 보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옆에서 보면 불면 넘어갈듯 거의 뼈만 남은 소녀들이 자신이 살쪘다고 식사 거부를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것이 정말로 병이구나’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히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음식을 섭취하는 영역에 들어가면 완전히 기능이 마비된 것 같다.
부모들을 보고 있는 것도 항상 마음이 아프다. 죄인처럼 특히 어머니들은 자식들에게 아무것도 못 먹인다는 안타까움에 화를 내기도 하고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식이장애에서는 가족교육과 치료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외에 인지 행동치료로써 자신이 몸 상태에 대한 올바른 인지를 가져다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처음에 병원에 왔을 때는 살찌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효과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얼마전 진료했던 한 소녀는 심장박동이 너무나 미약하고 분당 40회도 되지 않게 심장이 뛰었다. 이는 영양이 극도로 결핍되어 신진대사가 급격히 느려져 심장이 천천히 뛰는 것인데 대개 BMI가 14 이하면 입원 치료를 고려해야 할 만큼 신체상태가 위험할 수 있고 또한 BMI가 17이나 18이라 하더라도 살찌는 것에 대한 불안으로 주기적으로 일부러 구토를 한다거나 설사제를 복용하는 등 몸무게에 심한 집착을 보이는 학생의 경우는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중고등 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학부형들이 당장 학교에 가서 여학생들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병적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실제로 학교에서 왕따로 인해 혹은 친구들이 몸무게를 빗대어 놀리는 것을 계기로 심한 식이장애로 발전된 것이 드물지 않다. 지금이라도 자녀들이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는지 한 번 얘기해 보기 바란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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