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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29 베르시 빌라주 / 레 프리고
코리안위클리  2010/05/05, 04:06:52   
▲와인 창고 건물을 개조한 베르시 빌라주는 다양한 상점과 식당 그리고 흥미로운 이벤트가 어우러져 쇼핑과 즐거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파리지엔의 숨겨진 휴식처, 베르시 빌라주 
 
도시가 발전하면서 파리의 경우 동쪽이 부유한 지역 그리고 서쪽이 가난한 지역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도시재생의 초점은 당연히 서쪽 지역의 활성화에 맞춰졌다. 센 강변의 파리 12구에 해당되는 베르시 지역은 30년 가까이 진행된 재개발에 의하여 서쪽 지역 활성화의 성공작으로 평가 받는데, 그 중에서 ‘베르시 빌라주(Bercy Village)’는 버려진 와인창고 지역이 새로운 쇼핑몰로 탈바꿈했다.
베르시 빌라주는 이름처럼 마을은 아니다. 대략 200미터 가량의 거리를 중심으로 40여 채의 와인 창고를 개조한 상가가 양쪽 편에 자리한다. 삼각형 박공 지붕과 2층에 한 개의 창, 1층에 두 개의 문. 마치 어린 아이가 가지런히 블록 쌓기를 해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름과 간판이 조금씩 다를 뿐, 베르시 빌라주의 상점은 모두가 같은 모습이다. 와인 창고로 쓰였던 건물 대부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문과 창을 용도에 맞게 유리로 적절하게 개조한 것이 전부다.
이곳을 재개발하면서 ‘쇼퍼테인먼트(shopping oriented entertainment)’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다양한 상점과 식당 그리고 흥미로운 이벤트가 어우러져서 시민들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긴다는 것이다.
와인을 운반하던 철길을 따라서 매력적인 쇼핑 및 레스토랑 거리를 조성한 것이 쇼퍼테인먼트의 핵심이다. 레일을 따라서 늘어선 레스토랑들은 건물 앞에 낮은 파라솔을 설치하여 카페테리아로 사용한다. 그런가 하면 레일 위로는 반투명한 텐트를 설치하여, 적절한 그늘을 만들었고 양 옆의 거리에는 30여 그루의 가로수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다.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낭만적인 거리 풍경이다.
혼자 있던 누군가와 함께 있던, 무언가를 하던, 상념에 잠겨 있던 간에 베르시 빌라주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물씬 풍긴다. 바쁜 파리의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이라고 할까.


냉동창고에서 예술가의 아지트로 변신한 레 프리고

▲ 레 프리고는 버려진 냉동창고에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파리를 대표하는 예술·전시공간이다.
▲ 레 프리고는 버려진 냉동창고에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파리를 대표하는 예술·전시공간이다.
 
이번에는 센 강 건너의 13구로 가보자. 예술가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파리 역시 풍족한 환경보다는 어려운 여건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더 많다. 따라서 가난한 작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지속하며,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버려진 냉동창고에서 예술가의 아지트로 변신한 ‘레 프리고(Les Frigos)’는 이러한 파리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건물 이름으로 사용되는 레 프리고는 냉동창고라는 뜻이다. 1919년에 지어진 전형적인 저장고로써 열차로 운반된 냉동물품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1970년대 초반 이후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레 프리고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10여 년이 지나면서 레 프리고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레 프리고는 자연스럽게 파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6층 규모의 박스형으로 지어진 레 프리고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대형 창고다. 건축적으로만 본다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기능적 건물로써 80여 년 전에 지어진 이후로 특별한 개조가 없었으므로 외부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폐허라 할 수 있다.
더불어서 저층부 및 담장 그리고 건물 주변 일대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페인팅이 되어 있다. 빈 공간은 여지없이 캔버스로 사용한다. 이는 내부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현관을 통해서 내부로 들어서면 공간은 미로처럼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벽과 복도를 포함하여 모든 장소가 예술 작업의 소재로 활용된다.
레 프리고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설비물 혹은 시설을 작품의 일부로 그대로 사용한다. 녹슬고, 부러지고, 휘고, 깨진 내부공간의 부재들까지. 또한 레 프리고에서는 유사한 개념을 가진 작가들이 모여서 한 건물 내에서 작업하므로 다양한 교류도 가능하다.
현재 레 프리고 내에는 음악, 조각, 미술, 영상 등을 다루는 작가들이 주로 모여 있는데, 매년 봄에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와 전시를 거행함으로써 레 프리고는 단순한 예술가 작업실의 개념을 넘어서 독창적인 전시공간으로도 발돋움했다. 파리의 예술적 힘을 느낄 수 있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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