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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29 애착(Attachment)이란 무엇인가?
코리안위클리  2010/05/26, 05:45:54   
▲ 집중력 장애아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변화에 아주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사화적 기술과 ‘공감 능력’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학대 받은 경우에도 ‘장애’ 발생
전문가 의견 수렴하고 치료계획 논의해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사로 근무할 때와는 다른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일반인들이 빠질 수 있는 편견이나 오해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요지인데 사실 이러한 기술은 임상장면에서 환자나 보호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불안이 가득한 부모나 사회 사업가를 상대로 진단명을 나열하거나 책에 나오는 치료법을 읊어 대는 것은 대개의 경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서론이 긴가 하면 최근에 진료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부모에게 버려져 입양된 소년은 어렸을 때는 별 문제없이 자라다가 청소년기에 들어서부터 말을 안듣고 같이 입양한 동생을 심하게 괴롭히는 증세로 찾아왔다. 물론 컨설턴트인 필자를 만나기 전에 이미 여러 치료사들과 사회사업가들을 만나고 심리치료나 놀이 치료 등을 몇 년 동안이나 받았다. 지금도 여러 기관에서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최선의 치료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처음 만났을 때 소년은 전혀 말도 하지 않았고 묻는 말에만 대답을 했다. 대답도 지극히 간단히 “예” 나 “아니오” 혹은 “괜찮아요”로만 국한되고 계속 딴 생각을 하는 듯 질문을 놓쳐서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 해야만 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이 소년은 종종 창문 밖을 쳐다보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 등 집중력이 몹시 떨어져 보였고 입양부모에게 물어보니 2살 반 때 입양한 이후부터 계속 이런 행동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은 처음에 이 소년이 집에 왔을 때 너무나 불안해 했고 물건을 같은 위치에 놓으려 하고 변화를 싫어해서 아마도 그 전에 생부모에게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성적·신체적 학대를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들이 아무리 좋은 환경을 꾸준히 제공해도 집중력은 나아지지 않았고 다만 불안해 하는 것은 많이 줄어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애착이란 돌봄을 받고자 하는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줄 수 있는 양육자가 있을 경우에
아이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3살 이후가 되었을 때는
부모가 옆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혼자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잘 놀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일어난 하나의 사건은 집안에서 키우는 개가 있었는데 이 소년이 정원에서 훈련시키다가 이빨을 부러뜨리는 사고가 있었다. 가족들이 나가보니 개는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즉각적으로 이 소년이 해를 입혔다고 생각해서 개에게 접근을 못하게 했는데 이 소년이 극력하게 대항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 소년과 필자가 길게 이야기를 했는데 소년은 집안 식구들이 왜 자기가 개에게 접근을 못하게 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것은 자기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실수로 이빨이 부러진 것 뿐이라며 가족들의 대응에 몹시 부당하다며 화를 냈다.
그 이야기 중에 필자는 개는 놀라지 않았는지 아니면 생 이빨이 부러져서 아프지는 않았는지 또 이빨이 부러져서 앞으로 괜찮은 지 등 이후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소년은 한 번도 이런 면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듯이 “모르겠다” 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공감 능력의 결여’를 바탕으로 더 평가를 해 보니 이 소년은 모든 사건들을 곧이 곧대로만 받아 들이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했다. 또한 변화에 대해서 아주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사회적 기술이 전혀 발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그 아동을 집중력 장애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했다.
참고로 이 소년은 전문가들을 만난지가 10년 가까이 됐지만 이런 진단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소년과 가족들의 반발이 심했다. 가장 당황한 사람은 부모다. 부모의 논리는 이 아동이 어렸을때 아주 극심한 학대를 받았기 때문에 ‘애착’에 장애가 생겼으며 그것 때문에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것이지 다른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집중이 안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학대와 비슷한 경험을 당할까봐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것이지 ADHD가 아니라고 강변을 한다.
이런 순간에 두 가지 기로가 있다. 하나는 전문가인 필자의 말을 믿지 않으면 다른 전문가에게 가서 한 번 더 진료를 받아보라고 하든지(영국에서는 second opinion이라고 부른다) 아니면 그 부모와 좀 더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진단을 내리고 거기에 대해서 환자나 부모가 찬성이나 거부를 하고 그리고 나서 치료계획을 논의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부모가 반대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부모와 좀 더 긴 대화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첫째 주제는 ‘애착’에 관한 것인데 애착과 대인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애착이란 돌봄을 받고자 하는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줄 수 있는 양육자가 있을 경우에 아이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3살 이후가 되었을 때는 부모가 옆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혼자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잘 놀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 계속)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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