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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30 애착이란 무엇인가? (2)
코리안위클리  2010/06/09, 01:29:47   
▲어린아이에게 애착이란 단순히 잘 먹여주고 재워주는 물질적인 면 뿐 아니라 보호와 돌봄을 직접 경험하는 정신적인 면을 의미한다.
3살까지 안정된 부모 역할 필수 … 애착문제 사로잡힌 한인 가정도 많아

애착(attachment)은 정신분석이나 정신의학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애착이론의 창시자인 John Bowlby는 영국 정신분석가로서는 드물게 프로이드의 본능이론에 반기를 들고 인간의 본능은 ‘성욕’이 아니고 대상과 가급적 같이 있으려고 하는 의지를 ‘본능’과 유사한 것으로 보았다.
볼비가 이러한 학설을 제창할 때 많이 인용한 자료는 사실 동물들의 사회발달을 연구한 결과에서 나왔으며 볼비에 따르면 인간이나 다른 포유동물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을 돌보아 주는 대상과 가급적 멀리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즉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영아가 자신의 애착욕구를 채워주는 대상을 만나지 못했을 때는 어떠한 결과가 생길지 궁금해진다.
어떤 사람은 어린 아이는 우유 잘 먹여 주고 때에 맞추어서 기저귀 잘 갈아 주면 저절로 크지 않는냐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애착이란 단순히 물질적인 면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 보호와 돌봄을 받는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고아원에서 자란 유아들은 부모들과 자란 또래의 아동에 비해 키도 작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정서적으로도 자신감이 없고 문제 행동을 많이 일으킨다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되풀이되는 연구 결과이다.
또한 정이 없는 로봇 엄마에게서 키워진 원숭이가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연구결과도 이미 나와 있다.
유아들은 애착에 대한 욕구가 있고 이러한 욕구로 생기는 애착행동에 대해서 부모가 잘 알아차리고 적절한 대응을 해주느냐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맺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론적으로는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가졌을 경우 대개 3살 이후가 되었을 때는 부모가 옆에서 보이지 않더라고 혼자서 나가서 친구들과 잘 놀 수있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얼마만큼의 유아가 안정적인 애착을 가졌는지 아니면 불안정한 애착을 가졌는지는 어디서 조사를 했는냐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70% 정도가 안정적인 애착을 가지고 나머지 30%는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어렸을 때 안정된 애착관계를 가지지 못한 아동들은
청소년기에 우울증이나 행동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문제는 불안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것이 아동의 문제 행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는 많이 발표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렸을 때 이러한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가지고 있는 아동들을 추적 조사해 보면 청소년기에 들어서 우울증이나 행동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안정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아동에 비해 아주 높다는 연구결과는 나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적어도 자녀가 출생하고 3년까지는 안정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애쓰는 것이 미래의 문제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이러한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것과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요즈음 많은 어머니들은 가사일 뿐 아니라 밖에 나가서 일을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유아들이 안정된 애착관계를 가지는 것이 힘들어진다. 밖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파김치가 된 몸으로 어린 아기의 ‘애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기는 힘들 것이며 그나마 밤에 늦게 들어 오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화가 끓어 오르는 상태에서는 한밤중에 자다가 깨어서 울고 있는 아기가 어쩌면 원수처럼 미워 보일 수도 있다.
애착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은 이 지면에서 다루려는 범위를 벗어나지만 영국에서는 여러가지 치료나 도움들이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어린 시기의 애착의 중요성에 대해서 사회가 무관심하다는 사실이다.
1950년대 초반 영국에서는 소아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어린 환자들이 엄마 아빠와 강제로 떨어지고 나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전국에 방영한 적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
녹화 내용은 처음에 엄마와 떨어지고 난 뒤 엄마를 찾고 엄마가 며칠뒤에 오면 안떨어지려고 반항을 하다가 이별이 점차적으로 길어지면 나중에는 엄마가 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때 엄마를 쳐다 보지도 않는 애기는 엄마랑 잘 떨어지는 착한 애기가 아니라 대상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는, 대상에게서 버림받은 애기를 말함이며 이후에 대인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확률이 많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영국에 있는 교포 환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특히 이러한 애착 문제에 사로잡혀 있는 청소년과 부모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족끼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경험이 많았거나 부모나 돌봐주는 다른 대상(주로 할머니)과의 일관된 관계 보다 이리 저리 옮겨다니는 환경에서는 안정된 애착을 경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애가 잘 안떨어진다’, ‘독립심이 떨어진다’ 등의 이유로 청소년들을 억지로 기숙사나 한국에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반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잘 안떨어지는 경우 청소년 본인들이 충분한 경험을 하기 전에는 스스로 독립하기 어렵고 부모가 억지로 멀리 보내면 얼핏보면 잘 분리가 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아예 자포자기해 부모와의 애착관계 자체가 붕괴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리 같이 있고 싶은 욕구를 채워준다 한들 더 같이 있고 싶어하는 아동, 청소년들도 있으니 쉽게 답을 찾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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