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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36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코리안위클리  2010/09/08, 03:53:46   
각 학교마다 5~8% 수준 … 지방교육청, 엄격하게 선별해 무상 지원 혜택

영국 학교에서는 문제 학생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너무 도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아니 ‘처리’라니?
사실 ‘처리하고’라는 말보다는 ‘도와주고’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그냥 놔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긴 하지만 이러한 언어 사용은 여러가지 미팅에 참여해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매일 다른 학생을 때리는 문제학생을 퇴학시키거나 전학시키는데도 절대로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줘서 퇴학시킨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가 그 학생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옮기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전학할 학교도 정해지지 않고 학교를 옮기고 싶지 않은데도 이런 식으로 학교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뭐라고 반박하기도 힘들어서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이 많다.
필자가 알고있는 한 아동의 경우도 퇴학당한 후 적절한 학교를 찾지 못해서 몇 달씩이나 집에만 있다보니 어머니가 직장까지 그만 둬야 했지만 교육청에서는 다만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말만 반복해서 어머니는 결국 우울증까지 겪었다.
사실 문제 학생의 퇴학과 전학에 관한 내용은 처리라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지방 교육청이 힘들어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Special Educational Needs’라는 용어는 어떤 이유이든지 학생이 National Curriculum에 정해진 속도대로 공부를 해내지 못하고 있거나 이러한 교육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를 주는 요인이 있어서 해당 학생이 기대한 대로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이유로 학교를 나오지 못한다면 그것도 Educational Needs가 있다고 볼 수 있다.

‘Special Educational Needs’ 는 학생이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교육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 요인이 있어서
기대한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사용한다.


영국에서 자녀들을 위해 여러 학교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각 학교마다 5% 내지 8% 정도(이 수치도 각 구역마다 다르다)의 학생들이 Special Educational Needs(SEN)에 등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어떤 학생에게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학교에서는 그 학생을 자체 리스트에 등록한다.
이 경우 대개의 학생들이 ‘School Action Plus’를 받고 support worker가 학급내에서 수업할 때 그 학생 옆에서 1:1로 앉아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학교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교육 심리학자에게 평가나 치료를 받게 하기도 한다.
만일 School Action Plus 이상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학교에서는 자체 내의 인적 물적 자원으로는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지방 교육청에 특별 지원을 요청한다,
물론 이러한 지원은 그냥 학교에서 요청한다고 제공되는 것이 아니고 해당 아동이 필요한 사항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만 지원해 준다.
바로 이러한 막대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는 지방 교육청이 엄격한 과정을 통해서 평가한 뒤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Educational Statement’를 준다.
이 ‘Statement’에는 아동이 지적·인적 발달을 위해서 어떠한 support가 얼마만큼 필요한지 또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교나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세밀하게 지적해 놓는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는 애들이 말 안듣고 공부 못하면 ‘statement’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것을 받기 위해서는 누가 보더라도 특별한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야 한다. 이것은 또 그 ‘문제’의 종류나 성질에 따라서 때로는 잘 인정되기도 또는 전혀 인정되지 않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력을 잃어 버려 혼자서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수업 진도도 따라 가지 못하는 경우는 누가 봐도 명백한 이유이기 때문에 statement를 쉽게 받게 된다. 하지만 심리적 혹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아동의 경우에는 그 문제가 얼핏 외부에서 본다고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 중에서 예외는 있는데 이런 심리장애 때문에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학교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statement를 받는데 지원을 한다.
필자가 보고 있는 아동 중에 8살 여아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고 이러한 statement를 위해서 평가를 받았다. 이 아동은 얼핏보면 다른 아동이랑 전혀 달라보이지 않는데 특히 낯선 사람이 있으면 전혀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은 누가 보더라도 좀 조용하고 숫기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아동은 집에만 가면 마치 거짓말처럼 변해서 조금이라도 자기 요구대로 들어주지 않으면 물건을 집어 던지고 고함 지르고 동생을 때리는 등 전혀 행동 조절이 되질 않는다.
필자가 이 학생을 학교에서 관찰을 했지만 사실 수업시간에 무엇을 배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교실 구석에 조용히 앉아서 옆의 학생들과 말도 별로 섞지 않고 선생님이 시키면 그냥 따라하는 흉내를 낸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 Special Educational Needs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청의 지원이 절실한 소수인종 아동들이 비율적으로
더 많은데에도 불구하고 정작 부모들이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특수학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이 학생이 특수학교에 다니면서 필요한 행동치료 언어치료 등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심한 장애를 보이지 않으므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 경우에 필자가 컨설턴트라 하더라도 교육청에 이 학생의 statementing에 대해서 뭐라고 한마디하면 당장 교육청에서 항의 전화가 빗발칠 것이다. 왜냐하면 근복적으로 statement란 것은 교육적인 필요 때문에 하는 것이지 의학적인 치료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드물지 않게 영국 엄마들 중에는 필자에게 이러한 편지를 적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필자가 이떤 학생이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Statement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적어놓으면 교육청에 따질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법정에 지방 교육청을 상대로 고소를 하기도 한다.
필자의 동료중에는 이러한 학부모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편지 쓰는 것을 거부했더니 그 지역 국회위원에게 전화를 받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왜 이렇게 학부모들이 열을 올리느냐 하면 Statement를 받으면 부모가 따로 요구를 하거나 사적으로 구하지 않아도 교육청에서 무상으로 많은 도움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언어 치료를 한 번 받기 위해서는 거의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데 statement에 이 학생은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언어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떻게든 언어치료사를 구해서더라도 학교에서 애를 써주고 또한 특수학교에 가게 되면 대개의 경우에는 언제나 언어, 심리 치료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statement없이 사적으로 특수학교에 보내려면 일년에 2만 내지 3만 파운드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학급당 학생 3명에 선생님도 2명내지 3명으로 거의 1:1 비율을 유지하고 아동에 대한 특수치료와 부모에 대해서 교육 상담까지 제공되는 특수학교는 여러 문제가 있는 아동의 어머니들에게는 거의 꿈과 같은 장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수인종 아동중에 이러한 statement가 필요한 아동들이 비율적으로 더 많은데에도 불구하고 정작 부모들이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특수학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에서는 엄청난 비용절감으로 신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해당 아동들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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