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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37 우리 아이의 얼굴을 봐 주세요
코리안위클리  2010/09/21, 22:45:44   
생후 2년까지 정서발달 가장 중요한 시기… 아이 마음 읽어내고 반영해줘야

한국을 오가면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한국을 갈 때마다 느낌이 틀리다. 필자 내면의 변화에 따른 현상일 수도 있고 한국 내의 상황이 변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 사회가 급속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직장일을 하고 있고 아이들은 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서 크고 있다는 것이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는 사회 현상의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청소년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보고를 아직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사랑을 느끼며 클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어려서는 엄마 아빠가 바빠서 좀 커서는 학원 등 여러가지 과외 활동으로 부모는 부모님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제 각각 생활하고 있다.
이 자체가 무엇이 그리 나쁘겠냐만은 양육하는 부모가 아동의 손짓 발짓 하나 얼굴 표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읽어 주는 것이 그 아동의 정서적 발달을 위해서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때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다.
아동이 성장하는데는 우유 뿐 아니라 정서적인 ‘양분’을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환자의 아버지는 아이가 6개월 때 이혼하고 혼자 살다가 이 아동이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재혼했다. 문제는 그 남자아이가 행동이 거칠고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었는데 필자는 아이가 어떻게 자라 왔을까 몹시 궁금하여 물어 보았다.
“애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셨는데 애는 누가 키웠습니까?” 아버지는 당연한 것을 왜 물어 보냐는 듯이 “쟤가 키웠지요”라고 대답하였다.
필자가 다시 “아버님은 계속 회사를 나가셨다고 하는데 그럼 그 동안에는 누가 애를 봤습니까?” “아, 그거야 건넌 마을 지 고모가 주로 봐줬고 가끔 우리 어머니가 봐주시기도 했지요”
이 대답은 두고 두고 필자의 가슴에 남는다. 인간의 정서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생후 2년까지라고 한다. 물론 그 이후도 중요하지만 생후 2년까지는 부모가 애를 어떻게 돌보느냐에 따라서 뇌세포 발달이 현저한 차이를 드러내게 된다.
이렇게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자꾸 바뀌고 비언어적 교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모두 틀릴 때 아이는 혼란스럽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아동은 이후에도 낯선 사람과 있을 때 쉽게 안정을 못한다거나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많고 이것은 단순한 심리적 외상을 넘어서 뇌의 회로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시켜서 이후에도 다른 아동과는 많이 틀린 정서 발달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자기와 남을 구별하는냐는 최근 발달 심리학의 발전으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아이가 원하는 바를 읽어 주고 반영해 줄 수 있는 다른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는 엄마가 아이가 짜증이 났으면 그 감정을 이해해 주고 마치 아이가 이미 스스로의 마음이 있는 것처럼 그것을 읽어 주고 반응을 해 주기 때문에 아이는 그러한 어머니를 보고 느끼면서 자신만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저절로 배우고 익히게 된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는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엄마가 얼굴 표정을 통해서 아이의 표정을 받아 주고 그 표정을 아이에게 보여줌으로써 아이 자신의 얼굴 표정과 기분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양육하는 부모가 아동의 손짓 발짓 하나 얼굴 표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읽어 주는 것이 그 아동의 정서적 발달을 위해서
너무나도 중요하다. 아동이 커 나가는 데는 우유를 주는 것만이 아니고
정서적인 ‘양분’을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울증이 있는 아이 엄마들은 아이의 기분을 읽어내고 반영해 주는 기능을 해주기 어려워서 자녀들의 애착 관계가 불안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 결과는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서 이제 갓 아이를 낳은 엄마가 남편이 늦게 들어 오거나 친정이나 직장에 일이 생겼다든지 해서 아이에게 마음을 집중하지 못하면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 장애가 온다는 얘기다.
이제 독자들은 왜 필자가 그 중학생의 아버지에게 누가 애를 키웠는지 물었는지를 이해할 것이다. 그 학생은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고 그것을 되돌려 주는 사람이 없었고 그 후유증이 이제는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나타나고 있었다. 또 이러한 상태에서는 자신과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게 된다.
가끔 어떤 학생은 집에서 엄마가 자기 앞에서 문을 ‘쾅’닫았다고 난리를 친다. 이 친구는 엄마가 자신만을 미워하며 그 증거가 문을 세게 닫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엄마가 아무리 바람이 불어서 문이 세게 닫힌 것 뿐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 자기 생각만 맞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다 틀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견해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도 어린 시절 자기 마음을 받아 주는 사람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아이가 생후 3개월이 지나면 자신의 얼굴 표정과 약간은 다른 표정을 짓는 엄마의 표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이전까지는 엄마가 정확하게 아이의 감정을 반영해 주다가 3개월 이후부터는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가미해서 조금씩 다른 변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아이는 생후 3개월 이후부터 알아 차리기 시작해 자신이 지금까지 봐왔던 얼굴과 그것을 이해하고 반영해 주는 마음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이 감정을 ‘상징화’ 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된다.
또한 어머니가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둥기 둥기’ 해 주는 것은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을 달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전적으로 엄마에게 의존하던 아이가 성장하면 자기 스스로 자기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많은 수의 소위 ‘문제아’들은 자신의 기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문제아들은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가 좋지 않고 또 그런 어머니들은 아이의 감정을 읽어서 반영해 주는데 많은 장애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면담을 해보면 이런 어머니들은 아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스스로의 사슬에 묶여서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한다.
필자가 의도하는 것은 이러한 어머니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의 어려움과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족들과 사회의 지극한 관심과 도움을 유발하고자 하는데 있다. 제발 모든 어머니들이 당연히 아이를 잘 키우고 길러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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