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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5 바우하우스와 마르셀 브로이어
코리안위클리  2010/10/27, 03:54:41   
▲ 1946년에 지은 ‘브로이어 하우스(Breuer House)’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사각형 볼륨, 거실과 테라스에 사용한 캔틸레버 등 바우하우스에서 그가 추구했던 디자인 이념과 실험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철재 파이프를 주요 부재로 이용해 제작된 바실리 의자(사진 가운데)와 체스커 의자
20세기 이전까지 디자인된 가구의 경우 주로 건축의 장식품 혹은 내부 인테리어의 일부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근대건축이 추구한 균질공간의 개념은 각각의 공간이 유사한 성격과 질을 갖게 됨으로써 가구는 개별 공간을 특정 짓는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 즉, 근대건축에 이르러 가구는 건축의 부속품에서 공간 구성요소로 성격이 변화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건축가들은 더욱 가구 디자인에 집중했고, 가구는 자신이 설계한 공간과 동일한 개념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각광 받았다.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는 근대 디자인 교육의 선구적 이정표를 세운 바우하우스의 첫 번째 졸업생으로서 이후 가구공방의 마이스터로서 역할을 했다. 따라서 브로이어는 명실공히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이자 교육자라고 할 수 있으며 그의 디자인은 바우하우스의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가 1925년에 제작한 ‘바실리 의자(Wassily Chair)’는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상징하는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며, 이후 다양하게 변형되어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브로이어는 철재 파이프를 이용해서 가구를 제작했는데, 이는 자전거 파이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다. 금속을 가구 디자인에 사용한 것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는 나무에 장식을 하는 부차적인 요소였을 뿐, 가구를 이루는 주요 부재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철재 파이프를 의자의 주요 부재로 사용한 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사건이나 다름 없었다.
브로이어가 선보인 바실리 의자는 세련된 모습은 물론이고 강관으로 인한 탄력과 강성에 의하여 기존의 의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락했다. 당시의 의자들이 안락함을 위해서 의자와는 별개로 쿠션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의 놀라움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캔틸레버와 접목된 브로이어의 실험정신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의자의 우수함은 캔틸레버(한쪽 끝만 고정하고 다른 쪽은 공중에 떠있는 상태)라는 공학적 기술의 접목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1927년에 디자인한 ‘체스커 의자(Cesca Chair)’는 캔틸레버의 원리를 잘 드러낸다.
체스커 의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강관의자는 의자의 형태를 결정하는 부분이 특별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동일한 모듈의 부재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이와 같은 디자인은 근대건축이 추구한 최소의 재료로 최상의 효율을 얻고자 했던 개념과 일치한다. 당연히 체스커 의자는 강관과 가죽의 간단한 가공에 의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브로이어의 의자를 현재까지도 의미 있게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근대에 접어들면서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수많은 건축물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다분히 보는 의자에서 앉는 의자로의 개념 정립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즉, 근대건축이 고전건축의 비합리적 측면을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개선했듯이, 브로이어의 의자는 새로운 시대의 공간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앉기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면서 미학적으로도 고전적인 가구의 화려함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었다.
브로이어는 히틀러의 영향 하에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었기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1930년대 후반부터 건축가와 가구 디자이너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1946년에 지은 ‘브로이어 하우스(Breuer House)’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사각형 볼륨, 거실과 테라스에 사용한 캔틸레버 등 바우하우스에서 그가 추구했던 디자인 이념과 실험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이처럼 브로이어는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가구디자인 보다는 건축을 통하여 디자인 개념을 실현하는데 주력했고, 그의 실험정신은 미국 근대건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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