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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6 신합리주의와 건축가 알도 로시
코리안위클리  2010/11/10, 05:43:36   
▲ 베니스 성 마르코 광장의 종탑을 상징하는 듯한 모습으로 물 위를 떠 다닐 수 있도록 디자인된 세계의 극장(Teatro del Mondo). 로시의 단순하고 명쾌한 건축 개념이 적용된 각종 주방용품
1997년 8월 31일. 한 건의 자동차 사고가 전 세계의 뉴스를 통해서 급박하게 알려졌다. 만인의 연인으로 불려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이다. 나흘이 지난 후, 다이애나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또 한 건의 교통사고가 전 세계에 전해졌다. 바로 이탈리아 건축가 알도 로시(사진)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이론가로서 20세기 후반 30여 년 동안 전 세계의 건축 및 도시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 로시의 죽음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시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최고의 건축가들이 등장했지만, 그 중에서도 로시의 위상은 무척 독특했다. 로시는 다른 이탈리아 건축가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전통건축이 지닌 형태와 공간을 연구했고, 이를 현대건축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특히, 그는 과거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간소화한 원형을 사용했다. 역사적 의미를 내포한 삼각형, 사각형, 원, 원추, 실린더 등이 대표적인데, 이와 같은 접근방식 때문에 로시는 신합리주의 건축과 유형학적 사고의 대가로 여겨진다.
앞선 연재인 <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17회에서 소개한 산 까딸도 공동묘지는 이와 같은 로시의 접근을 잘 드러낸다.
1979년에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해서 디자인한 ‘세계의 극장(Teatro del Mondo)’은 로시의 건축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마치 베니스 성 마르코 광장의 종탑을 상징하는 듯한 모습의 세계의 극장은 물 위를 떠 다닐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는데, 이는 과거에 베니스 운하를 항해하며 축제나 각종 행사에 이용되었던 배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세계의 극장은 형태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과거 삶의 모습을 새로운 시대 방식에 맞도록 재해석한 것이다.

건축과 주방용품의 만남

이탈리아 북부에서 조그마한 가게에서 출발한 주방용품 제작사인 ‘알레시(Alessi)’는 현재 명실공히 세계 최고로 자리잡았다. 알레시의 성공은 철저한 장인정신과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축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알레시는 1979년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던 건축가 열한 명을 초대하여 차와 커피세트 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했다. 특히,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하여 이목을 집중시킨 로시의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듯싶다.
기존에 기념품 혹은 한정품으로 제작한 것과는 다르게 로시의 디자인을 접목한 주방용품은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로시는 보는 사람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재해석한 고전 건축 어휘를 건물에 적용했다. 이와 같은 로시의 건축 개념은 주전자, 커피포트, 식기세트 등의 디자인에 특별한 변형 없이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의 경우 세계의 극장 디자인과 동일한 개념이 적용되었음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실제 로시의 스케치를 보면 그가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를 디자인하면서 스케일만 다를 뿐, 건물과 동일한 비례와 원칙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를 시작으로 로시는 수십 종에 달하는 주방용품을 디자인했을 뿐만 아니라, 시계와 문구용품도 디자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들을 건물을 설명하기 위해서 종종 사용했다는 것이다.
로시는 디자인 대상으로서 건물과 제품이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전건축에서 유추한 형태적 모티브를 적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과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로시가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지났지만,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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